시간의 주름
에바 듀버네이 감독, 크리스 파인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시간의 주름> 책을 읽다가, 정확하게 말하면 31페이지까지 숨 돌릴 틈 없이 보다가, 바로 덮었다. 그냥 쉽게 읽을 수가 없어. 정신 바짝 차리고 머릿속을 싹 비우고 하루를 내서 천천히 탐독해야지. 그러다 영화를 보았다.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지만 영상은 글과 달리 한두 시간만 집중하면 되니까.


결론은 아쉽다. 시간여행을 다룬 작품은 차고 넘치지만 <시간의 주름>은 그중에서도 독특하다.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아인슈타인 냄새가 확 풍기지 않는가? 곧 시간에는 주름이 있어 마치 서핑을 하듯 타고 넘을 수 있다. 머레이는 괴짜다. 성적은 엉망이고 선생님에게는 혼나기 일쑤다. 하나뿐인 남동생마저 신경을 거슬린다. 찰스는 누나 놀리기가 취미이자 특기다. 그러나 이 가족의 더 큰 문제는 아버지가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과학자인 아빠는 대체 어디 가 있는 거야?


영화는 아빠를 찾아나서는 모험을 그린다. 결국 만나게 되지만 돌아오는 길은 쉽지 않다. 각종 특수효과가 범벅이 되어 관객의 눈을 현란하게 하지만 살짝 하품이 나온다. 뻔한 전개는 남동생의 반전과 아빠의 배신, 그리고 주인공이 마음속 우주를 발견하게 되면서 극적으로 반전을 맞는데. 쉿, 더 이상은 스포라 생략. 


디즈니답게 심각한 이야기기를 동화스럽게 꾸민 것까지는 이해가 가지만 굳이 흑백혼혈 가정을 내세운 건 억지라는 생각이 든다. 원작의 주인공은 말괄량이이며 천방지축인데, 어쩐 일인지 영화 속에서는 어른스럽게 묘사된다. 흑인 우대의 잘못된 예다. 게다가 백인 남자아이와의 요상하기 그지없는 러브라인까지. 가족드라마를 표방하면서 슬그머니 화젯거리를 내세워 흥행몰이를 하려는 간교함이 보인다. 오프라 윈프리까지 덤으로 쓰면서. 책을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별도로 리뷰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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