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ing Nothing


확증 편향은 자신이 믿고 싶은 마음을 거듭 확신하여 재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테면 박근혜 지지자는 여전히 그를 흠모하고 문재인 옹호자는 아무리 정책을 잘못했어도 우파 때문이라며 매도한다. 거창하게 정치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대다수 사람들은 확증 편향에 빠져 있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 때 무리해서 아파트먼트를 샀더라면 하는 자책을 하기보다는 집 가진 자들의 횡포에 분노의 화살을 던지는 게 속이 덜 쓰리기 때문이다.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일단 객관적인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흔히 경제학에서 말하는 정보 비대칭의 굴레에서 빠져나와야 한다. 자본주의는 정보가 바로 돈과 직결되기 때문에 취득하는 비용을 아까워하지 말아야 한다. 다행히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이라 어지간한 내용은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문제는 다른 사람의 말을 귀동냥하는 거다. 특히 부동산 투자 카페나 유튜브를 보면 자기 확신에 찬 교주들이 많은데, 이들 말은 그냥 거르는 게 옳다. 대신 정부의 정책이나 발표 내용은 토씨 하나까지 꼼꼼히 따져 읽어야 한다. 


굳이 부동산이 아니더라도 이런 자세는 살아가는 데도 매우 도움이 된다. 나 또한 실수를 많이 했는데 그 중 열에 아홉은 하지 않았더라면 더 나을 뻔 한 경우가 많았다. 곧 제대로 된 정보를 확인하고 준비를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행정학에서는 어떤 정책을 펼치기 전에 아예 하지 않는 것(Doing Nothing)도 하나의 선택지로 설정한다.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일을 진행했을 때보다 하지 않는 게 훨씬 더 이득인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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