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셉션 : 슈팅 스크립트
크리스토퍼 놀란 지음, 김동욱 옮김 / 인벤션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영화에 감명 받았다면 시나리오는 읽지 말아야 한다. 화면에서 본 3차원 공간이 1차원으로 쪼그라든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계속 바뀌는 등장인물 이름은 거슬리고 지문은 구질구질한 설명 같다. 그러나 시나리오가 있기에 영화가 만들어진다. 곧 글이 없으면 영상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물론 시놉이라고 해서 간단한 설정이나 대사만 설정한 채 영화를 찍는 경우도 있지만, 홍상수 감독이 대표적이다, 그조차 글이 바탕이 된다.
<인셉션 : 슈팅 스크립트>는 영화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각본만 실었다면 지루했을 텐데 감독과의 인터뷰, 화보, 특수 장치 설명 등이 결들여 볼거리가 많아졌다. 그렇다고 이벤트 상품처럼 이것저것 끼워 넣은 건 아니다. 매우 핵심적인 내용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예를 들어 인셉션의 아이디어는 어느 순간 툭하고 나온 게 아니라 초기작인 <메멘토>에서부터 꾸준히 축적되어 왔음을 보여준다. 또한 도로와 건물이 기울어지는 현란한 장면은 이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인터스텔라>에서도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개인적으로는 배트맨 시리즈 비화를 함께 묶은 또 다른 시나리오집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