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알다시피’ ‘ 내 생각에는’


<영어 한마디>난을 유심히 보는 분이라면 글쓴이가 영어를 마치 위대한 언어인 것처럼 말한다는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내 나름으로는 우리 말 어감과 다른 영어의 특징을 밝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오늘은 작심하고 영어를 비판하겠다.


사실 어느 언어나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다. 영어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함께 쓰면서 변형도 많이 된다. 당연히 거슬리는 표현이 생긴다. 대표적인 예는 You know다. 우리말로 하면 '당신도 알다시피'지만 대부분은 습관적으로 쓴다. 곧 말 사이 비는 공간에 별 생각 없이 끼워놓는거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교육수준이 다소 떨어지거나 영미권이 아닌 3세계, 특히 동남아에서 많이 사용한다. 문제는 이 표현이 매우 거슬린다는 사실이다. 심할 때는 대화 내내 You know만 듣다 끝이 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제발 부탁이니 '그 말 좀 하지 말아줄래'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최근 영어라디오 방송인 티비에스이에프엠을 즐겨 듣는다. 흥미로운 점은 진행자에 따라 현격하게 You know를 사용하는 빈도가 다르다. 구체적으로 아침 9시 프로그램 진행자인 나승연씨는 단 한 번도 이 표현을 쓰는 걸 들은 적이 없다. 반면 동남아 출신 여성 엠씨는 말끝마다 You know를 달고 산다. 다행히(?) 지금은 마이크를 내려놓아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듣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지만. 


우리나라만큼 영어교육 열풍이 거센 나라도 드물다. 문법 따위는 필요 없고 무조건 말만 배우면 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필리핀 등으로 유학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왕 영어를 배울 거면 제대로 익혀야 한다. 어차피 영어권 나라 처지에서 우리는 외국인이다, 자신들처럼 유창하게 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괜히 어설프게 슬랭 비슷한 말을 빨리 하는 것보다는 느리더라도 천천히 정확하게 말하면 된다. 


덧붙이는 말


문맥상 ‘You know’를 써야 할 때도 있다. ‘As you know’라고 정확하게 말하는 방법도 있지만 왠지 상대를 불편하게 만드는 느낌이다. 그럴 때는 ‘(What) I mean’이라고 하는 게 훨씬 부드럽다. ‘너도 알다시피’는 당연히 네가 알아야 하는데 모르니 답답하다는 느낌이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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