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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사전
김소연 지음 / 마음산책 / 2008년 1월
평점 :
공포는 필요한 반응이지만 적개심은 쓸모없는 망상을 낳는다
코로나 바이러스 공포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마스크가 필수이고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집에 오면 손을 꼬박꼬박 씻는 건 물론이고 깨끗하게 샤워를 한다. 그럼에도 쉽게 안심이 되지 못한다. 혹시 나에게도. 문제는 공포가 적개심으로 번지는 거다. 혹시 주변에 진원지인 우한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있나 찾게 되고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함부로 욕을 해댄다.
시인 김소연은 말한다.
"공포의 감정은 '얼른 피해라!'라는 명령을 포괄한다. 이 명령을 즉각적으로 이행하는 한 우리는 위험을 모면할 수 있다. 이렇게 육체가 함께 반응하는 공포는 우리에게 경계심을 갖도록 하고, 경계심을 통해서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우리를 보호해주는 선한 감정이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지나가길 기다리는 거다.
<마음 사전>은 잘 쓴 책이다. 곁에 두고 책에서 말한 감정이 떠오를 때마다 펼쳐보면 스스로를 돌아보면 안정을 취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집단, 지성, 마녀사냥>이 가장 좋았다.
"여러 사람이 함께 내리는 판단이 더 이성적이며 부조리한 감정들을 걸러낸 생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때로 우리는 집단이 이루어내는 감정의 과장을 경험할 때가 있다. 대게의 집단이 이루어내는 최종의 감정 상태는 '광란의 축제'에 해당한다. (중간 생략) 같은 가치를 추구하지 않는 사람에게 우리는 은근히 배타적이다. 존경은 오로지, 같은 판단을 하고 같은 노선을 걸었던 군중 안에서 가장 탁월한 결과를 낳는 자에게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