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바이,웬디
벤 르윈 감독, 토니 콜렛 외 출연 / 인조인간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김영하는 <여행의 이유>에서 영화 <스탠바이, 웬디>를 언급했다. 시나리오를 직접 써서 접수하러 가는 여자의 이야기정도로 소개했다. 직접 보고 나니 얼마나 엉성하게 감상했는지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마치 영화 소개 한줄 평을 읽고 쓴 느낌이라고나 할까? 


모든 걸 자신이 정한 규칙에 맞게 살아야 하는 웬디. 요일별로 입는 옷이 정해져있고, 하루일과를 분초단위로 움직여야 직성이 풀린다. 그는 시설에 수용된 강박증 환자다. 유일한 취미는 알바 후 보는 <스타 트랙>. 어느 날 새로운 시나리오 모집 공고가 나고 자칭 덕후인 웬디는 삽시간에 4백 페이지가 넘는 글을 쓴다. 드디어 자신의 시나리오를 들고 파라마운트 영화사로 길을 떠나는데.


<스탠바이, 웬디>는 강박증을 앓고 있는 이가 실생활에서 얼마나 힘든 상황에 처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남과 눈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사소한 소음에도 신경이 곤두서고, 쉽게 자포자기 한다. 반면 장점도 있는데 한번 잡으면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글쓰기에 가장 필요한 재질이다. 우여곡절 끝에 전달은 되지만 결과는 안타깝게도.


그러나 거절 편지는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는다. Never Stop Writing. 아마도 웬디는 이 문장을 등대 삼아 계속 글을 써나갈 것이다. 논리적으로 생각할 때 커크 선장의 유일한 결론이 전진이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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