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일씨의 팬미팅 포스터. 강추위까지 겹쳤지만 두 차례 행사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양준일, 나는 왜 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2019년 연말을 흐뭇하게 한 인물은 양준일이었다. 일등 공신은 <슈가맨>이라는 프로그램이었다. 본방사수를 하지 못해 어느 정도 반향이 있었는지 모른 체 나중에 유명해진 다음 다시 보았다. 정직하게 말해 별 감응이 없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대부분 나 같지 않았을까? 물론 그렇지 않다고 항변하는 분들도 많겠지만.


중요한건 지금이다. 그가 활동하던 과거 영상도 찾아보고 새로 올라오는 소식도 보고 듣다보니 어느새 나도 팬이 되어버렸다. 이유가 뭘까? 착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어떤 사람이 선한지 대게 감이 온다. 일단 눈빛에 악의가 없고 말투에 짜증이 없다. 또한 상대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배어있다.


양준일씨는 이 조건에 딱 맞다. 누구를 대하든 눈을 맞추고 겸손하게 말한다. 예전에 몇 안 되는 팬들과 버거킹에서 햄버거를 나누어 먹으며 신곡 데모를 같이 들으며 의견을 들었다는 게 빈말이 아닌가 싶다. 현재도 그 때의 감성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1990년대의 가수 복귀가 유행처럼 번지던 때가 있었다. 화려하게 부활하여 새로운 전성기를 누린 이들도 있지만 도리어 이미지가 추락하여 낭패를 본 경우도 있다. 양준일씨가 어떤 경로를 걸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그의 착함이 보상받았으면 좋겠다. 선하게 살아온 사람이 피해보는 시대를 너무도 많이 겪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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