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습관처럼 하는 행사는 다음 해 달력을 구하는 거다. 은행에 가서 달라고 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돈을 사서 구입해 본 적도 없다. 희한하게 어디에선가 달력을 구하고 또 해를 넘긴다. 올해도 그렇다. 잡지 부록과 사은품으로 탁상 달력이 서너개 생겼다.
그럼에도 큰 마음(?) 먹고 만년 캘린더를 구입했다. 이유는 말 그대로 언제까지나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마그넷 판을 옮겨 매달 새로운 달력을 만들 수 있다. 누군가는 요즘같은 전자시대에 누가 아날로그 달력을 원하느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글쎄 ... 내 생각은 다르다. 달력이란 단지 오늘이 몇월 며칠이고 무슨 요일인지만 확인하는게 아니라 잠시 바라보며 잠깐이나마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거울이다. 한달이 지나 새로 자석판을 바꾸며 시간의 흐름을 음미하는건 꽤나 근사한 일이다.
덧붙이는 말
세가지 디자인중 하나는 고르는데 은근히 골치가 아팠다. 스누피는 캐릭터가 독특하지만 금세 질릴 것 같아 우선 아웃. 남은건 원고지와 셜록인데. 두고두고 보기에는 원고지가 옛스럽고 좋았지만 결국 선택은 심플한 블랙과 화이트가 조화를 이루는 셜록이었다. 막상 받고 보니 선택에 후회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