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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그해, 여름 손님》 리마스터판 ㅣ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12월
평점 :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 대게 실망하게 마련이지만 반대로 할 경우 만족도가 대체로 높다. 아무리 영상으로 제대로 구현했다고 해도 글만큼 상상력의 여지가 크고 넓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도 그랬다. 영화로 먼저 접하고 호기심이 생겨 책을 읽었다. 두 인물이 이끌어가는 소품같은 작품이기에 대사나 독백이 돋보였다. 곧 미처 화면으로 담아내지 못하는 여백이 느껴졌다. 단숨에 읽어나가기 보다는 간간이 책을 덮고 먼 산을 봐도 좋다고나 할까? 리마스터 전 버전에 대해 구구한 말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는 <그해, 여름 손님>이라는 독특한 번역 제목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표지가 시선을 끌었다. 반면 개정판은 책커버가 추상화같아 몽롱하다. 더우기 분홍을 주색으로 선책한 건 정체성을 안이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