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관에 비해 이름이 너무 거창하지 않나 싶지만 실제 써보면 배수관 청소기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 게다가 가격은 단돈 천원. 어느 집이나 꼭 구비해 놓고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생활필수품이다. 

 

 

배수관 청소기

 

살다보면 꼭 필요한데 구하기 어려운 물건이 있다. 흔한 말로 개X도 쓰려고 하면 찾기 어렵다고나 할까? 화장실 세면대 물이 빠지지 않고 있다. 무언가 꽉 막혔다는 신호다. 철사를 구부려 휘저어보았지만 헛수고다. 뚜껑 근천에서만 왔다갔가 할 뿐이다. 유자로 구부러진 안쪽은 아예 접근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방법은 수도관을 해체하여 불순물을 꺼내는 것인데 그러려면 기술자를 불러야 한다. 적지 않는 돈이 들게 뻔하다.

 

그 때 떠올랐다. 예전에 지하철 안 행상이 팔던 세면대 청소기를. 단돈 천원이었던 것 같은데 효과 만점이었다. 얼핏보면 그냥 플라스틱으로 만든 허리띠 같은 것인데 희한하게 안쪽 깊숙이까지 들어가 불순물을 빨아 올렸다. 집안 어딘가 있겠지 하고 찾아보니 없다. 아마도 한번 쓰고 버렸나 보다. 어느 가게에선가 팔겠지하고 수소문 해보니 역시 다이소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도 여전히 천원. 게다가 색상도 다양해졌다. 옛날 생각이 나서 과거의 옅은 분홍색으로 결정했다.

 

자, 과연 묵은 채증같이 잔뜩 껴있는 머리카락들을 죄다 없애줄까? 두근두근두근 결과는? 대성공, 세상에나 마상에나 그렇게 많은 찌꺼기들이 엉켜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약 열 번 이상을 넣다 뺐다 했다. 냄새는 고약했지만 마치고 청소를 마치고 난 후의 상쾌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최근 약 6개월 동안 겪은 일중 가장 통쾌하지 않았나 싶다. 생활의 불편을 해소해준 이 발명품에 존경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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