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 수업 - 지적이고 아름다운 삶을 위한
한동일 지음 / 흐름출판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라틴어하면 떠오르는 것은 지적 자만심이다. 왜 서울대학이 진리는 나의 빛 Veritas lux mea 운운하며 굳이 잘 모르는 라틴말을 쓰겠는가? 서양도 마찬가지였다. 기독교 신교는 라틴어 성경을 독일어로 옮기면서 출발했다. 그렇게 라틴어는 극소수만 아는 희귀언어로 변해갔다.

 

<라틴어 수업>은 대학 수업 내용을 엮은 책이다. 구체적으로 서강대학교에 개설된 교양강좌를 중심으로 벌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국내에서는 드문 바티칸 대법원의 변호사 한동일씨다. 그는 처음 제안을 받고 어리둥절했다고 한다. 대체 누가 어떤 이유로 라틴어를 배우고 싶어할까? 외국어라면 영어나 중국어가 대세인 지금 굳이 라틴어라니?

 

그러나 학생들은 몰려들었고 어느새 명강의가 되어 버렸다. 그 이유는 단순히 언어가 아닌 라틴어가 담고 있는 정신, 구체적으로 서양고전역사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라틴어는 일종의 잠언이나 선문답처럼 뒷통수를 탁하고 때리는 가르침을 준다. 이를 테면 "모든 동물은 성교 후에 우울하다."나 "네가 주기 때문에 내가 준다" 그리고 "시간은 가장 훌륭한 재판관이다"같은 문장이다. 이 책은 지적인 허영이나 권력욕이 사라진 라틴어는 얼마나 우아하고 아름다운지를 잘 보여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