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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오디세이 - 어느 세계 여행자가 발견한 여행의 철학
니코스 하드지코스티스 지음, 정수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18년 2월
평점 :
나는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 이유가 뭔가 따져보니 멀리 가는게 싫었다. 구체적으로 차만 타면 멀미를 했다. 나이가 들어 증세가 다소 없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담스럽다. 또 한가지 이유는 낯설고 거슬리는 것을 두려워하는 증세다. 실제로 나는 나뭇가지를 걸개 삼아 건 현수막이 죽도로 싫은데 여행지까지 가서, 오히려 더 많다, 그런 꼴을 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체 우리나라는 왜 여전히 이런 몰상식한 플랭카드 문화를 유지하는가? 아무튼 그래서이지 국내여행에는 영 관심이 없다. 다른 나라는 좀 사정이 다르지만 그렇다고 떠나지 못하면 좀이 쑤시는 스타일은 아니다. 한마디로 여행에 흥미가 없다.
<지구별 오디세이>는 나같은 여행 혐오자(?)의 눈을 번쩍 뜨게 하는 책이다. 아무리 유명 관광지라고 어두운 면이 있고 그 현실에 실망하는 대신 원인과 맥락을 살펴보면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곧 여행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자기만의 철학을 세워 움직이라는 거다. 예를 들어 전혀 알지 못했던 체험을 하거나 아니면 낯선 공간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식이다. 그곳이 어디든 중요한건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