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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스 다웃파이어 패밀리 펀 에디션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 로빈 윌리암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90년대가 추억이 되고 복고가 되다니 어이가 없지만 그래도 그 때 나온 영화들이 좋은건 어쩔 수 없다. 굳이 초고화질과 서라운드 사운드 필요없이 조촐하게 디브이디로 봐도 감동하게 된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도 그렇다. 내 기억으로는 처음 보았을 때 울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주책맞게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게다가 한글자막도 없이 보았는데. 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라 로빈 윌리암스의 따스하면서도 쓸쓸한 눈길과 마주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착하게 살지만 주변머리는 없는 다니엘. 성우로 활동하다 담배피는 장면이 나오자 아이들에게 이런 영상을 보여줄 수 없다며 항의한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하기 싫으면 관둬. 자식들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그는 천진난만하게 잘 어울려 놀지만 아내는 그런 남편이 못마땅하다. 해도 너무 해서다. 그러다 결심한다. 헤어지기로. 일주일에 한번밖에 아이들을 보지 못하게 된 다니엘은 고민끝에 여자로 분장하고 보모로 들어오게 되는데.
보는 내내 감독이 설치는 정교한 장치들이 돋보였다. 동료들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나 여장이 들통나는 결정적인 순간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레 연결된다. 물론 이 모든 설정을 넘어서는 것은 윌리암스의 연기지만. 상대역으로 나온 샐리 필드도 훌륭한 호흡을 과시한다.
아 또한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영화의 장소인 샌프란시스코. 자유와 히피의 상징인 이곳을 배경으로 한 이유는 영화의 지향점과 일치한다. 서로 사랑하지만 공통점이 적어 헤어질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한 가족인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주제를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