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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미래 - 최신 인지과학으로 보는 몸의 감각과 뇌의 인식
카라 플라토니 지음, 박지선 옮김, 이정모 감수 / 흐름출판 / 2017년 8월
평점 :
아직 죽어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아마도 생을 마감한다는 건 모든 감각이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한다. 귀신이나 유령을 보아도 벽이나 사람을 그냥 통과하지 않는가? 물론 상상력의 산물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과학적 통찰의 결과일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가 감각을 갖는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맡는 모든 행위야말로 신(?)이 창조한 조화가 아닐까? 역설적으로 말해 이런 감각이 이그러졌을 때 사람들은 병이 든다.
흥미로운 건 어떻게 감각이 왜곡되는지에 대한 연구가 최근에서야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바위에 다리를 부딪치면 당연히 아프고 심하면 병원에 가는데 결혼을 약속한 약혼자가 돌연 파혼을 선언하고 아무 이유없이 떠났을 때는 아무도 치료를 권하지 않는다. 시간이 약이라느니 잊으라느니 하는 하나마나한 권유들만 넘쳐난다. 그중에는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라고 권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실제로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문제는 외부의 상처와 내면의 아픔은 크게 다르지 않으며 그 고통 또한 비교불가능할 정도로 막상막하다.
"고통이라는 반응은 진화에 의한 것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학습한 것인지도 모른다."
<감각의 미래>는 뇌의 지배와 감각의 관계를 세분하여 살펴보고 가상현실을 포함한 감각의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인터뷰를 중심으로 하고 있어 다소 지루한 면이 있지만 건너뛰고 필요한 내용만 읽어도 재미있다.
개인적으로는 감각이란 사람에 따라 다르며 그 차이는 유전자에 기인한다는 설명이 가장 와닿는다. 결국 실체란 없으며 보는 시각이나 경험 그리고 디엔에이에 따라 다르다. 이 말은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게을리 하지 말고 자신에 대해 잘 안 다음 거슬리는 것들은 잘 피해야 한다는 교훈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