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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11 - 도시의 수도승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6년 3월
평점 :
의사는 말했다.
"입원하셔야 되겠네요."
아버지는 답했다.
"중요한 일이 있는데 좀 늦추면 안될까요?"
이 말은 단칼에 잘렸다.
"지금 치료받는 것보다 더 급한 일은 없습니다."
식객의 여러 에피소드가운데 최고를 꼽으라면 11권에 수록된 <장마>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신문연재에서 볼 때부터 이건 물건이다라고 확신했다. 다시 읽어보니 내 판단은 여전히 옳았다. 죽음을 눈 앞에 둔 사람은 미련이 남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더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는 순간이 다가온다. 이제 남은건 조용히 눈을 감는 것뿐이다. 만화에서 이런 경지를 보여준 허영만 선생께 다시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