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은 음식평론가다. 방송에 나오기 이전부터 꾸준히 자신의 영역을 개척했다. 그 공로는 인정받아 마땅하지만 실제 요리를 하는 사람 처지에서 보면 아쉬울 때가 있다. 음식이란 결국 재료의 신선함이 9할이고 1할이 요리사의 실력이다. 문제는 그 1할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명품요리가 탄생하거나 그저그런 음식이 나오는거다. 따라서 음식에 대해 이런저런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는건 가혹하다. 옛날 어머님들 말씀대로라면 '어디서 음식 타박이야. 그냥 먹어.'
그럼에도 <음식이 있어 서울살이가 견딜 만했다 + 허기진 도시의 밭은 식탐>은 소소하나마 재미를 준다. 예를 들어 서울에 있는 경상도 칼국수 집은 간판이 매우 작은데 그 이유는 특유의 폐쇄성과 자부심이 결합한 결과라는 것이다. 평소 나도 그 부분이 의문스러웠는데 어느 정도 실마리가 풀렸다. 곧 과장되게 선전하지 않도라도 먹을 사람은 오게 마련이고 그 대부분은 경상도 출신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