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사랑하는 대상앞에서는 넋을 놓게 마련이다. 이영자에게는 음식이 그렇다. 처음에는 뭘 저렇게까지라며 반신반의하다 어느새 그녀의 언변에 군침을 흘리고 말았다. 탁월한 공감능력을 가진 이영자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개그 여왕의 화려한 복귀 

 

이영자는 타고난 개그우먼이었다. 탁월한 입담과 대중적 친근감을 내세워 단숨에 대중을 사로잡았다. 호사다마랄까? 지방흡입 스캔들이 터지면서 기세가 꺾였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활동을 중단할만큼의 큰 잘못이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여하튼 중요한건 그 사건이후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주인공에서 조연에서, 더 나아가 게스트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던 그녀가 뜻밖의(?) 먹방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문화방송의 <전지적 참견시점>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매니저와 함께 휴게소 식당 탐방을 한 것이 빅히트를 쳤다. 실제로 이영자가 먹는 장면은 거의 없는데도. 비결은 맛깔나는 음식 소개였다. 특별한 말없이 의성어만으로도 시청자의 시선을 순식간에 빨아들이는 능력은 가히 넘버원이었다.

 

지난 토요일(4월 28일) 방송에서도 어김없이 순발력을 발휘했다. 먹방이 슬슬 지겨워갈 즈음 아이들을 동원하여(?) 화분들을 나르는 대목에서 빵 터졌다. 순간적인 재치로 힘든 일을 쉽게 해치우는 그녀를 보며 일상과 방송간 경계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곧 카메라가 있다고 해서 정색하고 자신을 꾸미는게 아니라 평소에도 남들에게 아낌없이 베풀고 재미있게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이영자의 나이도 어느덧 쉰이다. 경쟁이 치열한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힘든 상황에서도 뒤늦게 만개한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단순히 시류를 타고 반짝하는게 아니라 저력이 있었기에 더욱 반갑다. 이제는 이경규와 더불어 오래오래 사랑받는 예능인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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