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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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의 다시 읽고 있다. 처음 접했을 때의 소감은 거칠고 조잡했다. 어설프게 흉내낸 스티븐 킹 류의 직유나 은유도 오글거렸다. 문장은 엉성했고 이야기는 짜임새가 없었다. 생각보다는 별론데, 가 내 느낌이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처음부터 천천히 그리고 꼼꼼하게 페이지를 넘기다 내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깨달랐다. 물론 단점들은 여전히 눈에 띄었다. 묘사와 설명, 대사가 조화롭지 않고 걷돈다. 그럼에도 이 모든 약점을 뛰어 넘는 강점은 세 인물의 선명성이다. 곧 영제, 승환, 현수 모두 자신들도 어쩔 수 없는 광기의 늪에 빠져 허우적댄다. 우리나라 소설가들중 스토리가 아니라 인물간의 대립만으로 장편을 끌어내는 능력을 가진 이는 극히 드물다. 이 어려운 일을 정유정은 해내고 있다.

 

형식 또한 빼어나다. 평면적인 서술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뿐 아니라 플래시백(강렬한 한 장면) 효과를 간간이 집어넣어 생생한 느낌을 더욱 강력하게 전달해준다. 곧 글을 읽으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이 떠올리게 한다.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과연 원작의 리이브를 영상으로 재현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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