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일까 THE ROMANTIC MOVEMENT / 알랭 드 보통(1994)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보다
좀더 신랄하고,
좀더 잘난 척하고,
좀더 길다.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가
젊은 남자의 심리를 다루었다면
이 책은 젊은 여자의 연애사.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보다
새로 사랑을 발견하는 과정이
더 두근두근.

그런데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와 마찬가지로,
처음 관계를 시작한 사람은 남자,
그리고 관계를 정리하는 사람은 여자다.
왜 그럴까?

한 가지 부러웠던 점,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의 여주인공 클로이도 그랬고, 이 책의 주인공 앨리스도 대학 입학 전 외국에서 1년간 머무른 경험이 있다. 빡빡한 학사 일정에 따라 진학하기에 급급하지 않고, 일하면서 외국 생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여유. 영국 청소년이면 대개 누릴 수 있는 여유인가, 아니면 작가인 보통처럼 유복한 집안 자녀들만 그런가?

그녀는 사랑의 영역에서 관광객임을 깨달았다. 그녀 역시 울타리 밖으로 나가 애인이라는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탐험하며 꿈을 시험해보는 호기심이 부족했다. (237쪽)

그래, 머릿속으로 이상적인 남자는 이러이러해야 해, 하고 정해놓고 거기에 상대를 맞추려고 하지 않았나?

리넨 드레스를 산 일이나 카리브 해에서 휴가를 보내는 일이나, 앨리스는 고전적인 소비의 덫에 걸린 것이었다.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는 행위에 무의식적으로 깔린 목적은 단순히 그것을 가지는 게 아니라, 그것을 소유함으로써 스스로 변하고자 하는 것이다. (292쪽)

음, 내가 당장 읽지도 않을 책을 사는 목적은?
(하, 하지만 안 사고 두었다가는 언제 절판될지 모른단 말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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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18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사서 쌓아둔 책이 백권도 넘는다는 ㅠ.ㅠ;;;

panda78 2005-11-18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헌책방에서 구판 구해두고 뿌듯해하고 있었는데 새로 나와서... ^^;; 흐흐..

숨은아이 2005-11-18 2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 언니/저는 더더더더 심각해요. ㅠ.ㅠ
판다님/구판보다 번역이 더 좋다고 자신할 수 있슴미당. ^^

바람돌이 2005-11-18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쌓아두고 계속 사는건 범죄행위라고 저 혼자 결론지었음다. 근데 알라딘에서는 왜 이리 지름신들이 많단 말입니까? 결국 범죄없는 세상에서 깨끗하게 살기 위해서는 알라딘을 떠야 될 듯..... 근데 이것도 맘대로 안되고.... 햄릿이 따로 없구만... ^^;;

숨은아이 2005-11-19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바깥세상은 더 험해요... 여기가 그나마 안전하다구요. (옷자락 붙들고 늘어진다.)

stella.K 2005-11-19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절판 생각하면 괜찮은 책들은 사 둬야 하는데 그게 또 맘 같이 안돼요. ㅜ.ㅜ

숨은아이 2005-11-19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사고 싶은 책은 늘 백만원어치 있지만 정작 살 수 있는 책은 십만원어치도 안 되죠. ㅠ.ㅠ

릴케 현상 2005-11-19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 라디오(양희은 목소리?)에서 미국 대학생들은 졸업할 때 다들 1년 정도 여행을 떠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하더군요 아 오늘은 책 좀 훔쳐오라고 후배를 책창고에 투입시켰는데 성과가 어떨지...

숨은아이 2005-11-19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아, 그런가요? 아무튼 부러워요. 책창고에서는 반품된 책만 훔치시는 거죠?

릴케 현상 2005-11-19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하는 일이 아니라 결과를 봐야 알듯^^

숨은아이 2005-11-19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