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단무지를 “다꽝”이라고 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적어도 나는 몇 년 동안 주위에서 다꽝이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내가 스무 살 무렵 되었을 때만 해도 반대로 “단무지”라고 하는 사람이 주위에 거의 없었던 걸 돌이켜보면 참 놀라운 일이다. 일본어에서 온 말을 꽤 많이 우리말로 다시 다듬었지만, 그중에서도 “단무지”와 “도시락”만큼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고 본다.
가만 들여다보면 단무지는 참 잘 만든 말이다.
우선, 무를 썰어서 식초와 설탕으로 절였기 때문에 단맛이 난다.
그래서 단맛이 나는 무, 단무. (짠맛이 났으면 짠무라고 했겠지. ㅎㅎ)
그리고 ‘지’는 절인 채소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김치의 치, 장아찌의 찌도 다 ‘지’에서 왔다.
따라서 단무로 만든 지, 단무지.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잘 만들었다.
그런데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을 보니,
다꽝, 제대로 쓰자면 다쿠앙(たくあん)이란 이름의 유래도 꽤 재미있다.
고구려의 택암(澤庵) 스님이 일본에 건너가
무를 소금과 식초와 설탕에 절인 반찬을 처음 만들었고,
일본 사람들은 스님의 이름을 따서 그 반찬에 이름을 붙였는데,
택암의 일본식 발음이 바로 “다쿠앙”이라는 것이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