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단무지를 “다꽝”이라고 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적어도 나는 몇 년 동안 주위에서 다꽝이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내가 스무 살 무렵 되었을 때만 해도 반대로 “단무지”라고 하는 사람이 주위에 거의 없었던 걸 돌이켜보면 참 놀라운 일이다. 일본어에서 온 말을 꽤 많이 우리말로 다시 다듬었지만, 그중에서도 “단무지”와 “도시락”만큼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고 본다.

가만 들여다보면 단무지는 참 잘 만든 말이다.
우선, 무를 썰어서 식초와 설탕으로 절였기 때문에 단맛이 난다.
그래서 맛이 나는 , 단무. (짠맛이 났으면 짠무라고 했겠지. ㅎㅎ)
그리고 ‘지’는 절인 채소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다.
김치의 치, 장아찌의 찌도 다 ‘지’에서 왔다.
따라서 단무로 만든 , 단무지.
누가 만들었는지 참 잘 만들었다.

그런데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을 보니,
다꽝, 제대로 쓰자면 다쿠앙(たくあん)이란 이름의 유래도 꽤 재미있다.
고구려의 택암(澤庵) 스님이 일본에 건너가
무를 소금과 식초와 설탕에 절인 반찬을 처음 만들었고,
일본 사람들은 스님의 이름을 따서 그 반찬에 이름을 붙였는데,
택암의 일본식 발음이 바로 “다쿠앙”이라는 것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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瑚璉 2005-11-08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야모토 무사시와 관계가 있었던 澤庵(보통 다쿠안으로 발음하는 것 같더군요)선사의 창안이라는 설도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물만두 2005-11-0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바람돌이 2005-11-08 1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흠....

숨은아이 2005-11-08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정무진님/다쿠안이란 스님이 미야모토 무사시 시대에도 있었던 모양이군요.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에서는 일본의 "고승대덕전"이란 책에 이렇게 나와 있다고 합니다.
만두 언니, 바람돌이님, 뭡니까? ^^

瑚璉 2005-11-0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의 주장 중에는 조금 검증해보아야 할 것 같은 것들이 있더군요. 혹시 확인되는 것이 있으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숨은아이 2005-11-08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정무진님/네, 그렇습니다. 혹시 다른 정보 알게 되시면 알려주세요~

릴케 현상 2005-11-08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사시 만화에서 봤는데^^

숨은아이 2005-11-09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일본의 민간에서는 무사시 시대의 다쿠안설이 더 유력한가 보군요.

panda78 2005-11-09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사시 만화에서.. ^^;;;
숨은아이님, 방금 택배 아자씨가 박스 가져가셨어요. ^^
내일 들어갈 것 같아요. ^^

숨은아이 2005-11-10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오늘 오겠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