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생쟁 쟁생란(疑生爭 爭生亂), 의심은 다툼을 낳고 다툼은 어지러움을 낳는다.
때로는 반드시 의심하여 꼭 다투어야 할 일도 있는 법이다. 시끄러워지는 것이 싫어 잘못 가도록 내버려 두어선 안 되는 일도 있다.
그런데 이 장을 사진으로 찍은 이유는 사실 글귀 때문이 아니고, 전각에서 爭 자를 두 번 표시한 방법이 재밌어서다.

疑生爭 爭生亂으로 爭 자를 두 번 잇따라 새겨야 하는데, 그냥 한 번만 새기고 글자 아래에 조그맣게 二 자 표시를 해놓았다.

후훗. 영어 섞어서 읽으면 "쟁(爭) 투(two)"다. 중국집에서 자장면 두 그릇 짬뽕 한 그릇 시킬 때 “짜 둘, 짬 하나!”라고 하거나 햄버거 가게에서 치즈버거 두 개랑 콜라 하나 시킬 때 “치즈 둘, 콜 하나요!”라고 하는 게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