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하기 어렵당.. ^^* 2004/11/16 16:32

 

 

각시가 헌혈증이 필요하대서, 헌혈의 집에 다녀오는 길이다.

학생들도 있고, 20대 초반쯤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사람들이 많아 좀 기다려야 했다. 이런 기다림이라면 즐거운 기다림일 게다.

 

문진실로 들어가는데, 포스터 한장이 눈에 들어온다.

(문진실은 헌혈 전 이것 저것 묻기 위해 마련한 공간이다)

(검사실이라고 하면 어떨까 ? 어려운 한자말보다는 낫지 싶다)

 

"신분증이 필요합니다"

 

어라 ~ 

 

마침 주머니에 정액권이 있어서 지하철을 탔지만, 오늘 지갑을 집에 두고 나왔다.

 

사무실이 이 근처인데, 전화로 확인하면 안될까요 ?

안됩니다. 사진이 있는 신분증으로 본인인지를 확인해야만 됩니다.

 

어쩔 수 없었다.

난 사무실로 다시 들어와서, 신분증이 될 만한 것을 찾았다.

참, 자격증에 사진도 붙여 있지. 그걸 찾아 들고 다시 갔다.

 

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 헌혈을 2년 전에 하셨네요.

네, 작년에 수술이 있어서요. 전신마취를 했거든요.

(건강검진부터 해서 대략 1년 6개월 동안 헌혈을 할 수 없었다)

(무슨, 어쩌고 저쩌고, 좋은 일, 별일..그렇게 몇마디가 오갔다) 

 

헌혈대에 누우니, 알림판을 하나 준다.

(그 판에는 헌혈을 한 다음, 받고 싶은 게 적혀 있었다)

 

뭘 원하는지 말씀해 주세요.

 

피를 뽑고 나서, 상품권을 받아 들고 나왔다.

가격이 2500원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 가격의 상품권은 처음이다.

순간, 헌혈을 대여섯번 하면, 내가 보는 책을 한권은 사겠다 싶었다.

한번 해 볼까나 ~~~~~

 

녹차를 마시다가 유리문에 붙은 또 다른 포스터를 보았다.

탤런트 김명국씨가 아기를 안고 있는 사진이 담겨 있었다.

(아들이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고, 그는 조혈모세포기증운동에 열심히 참여한다).

 

그 포스터를 보니 문득 덜이님이 생각난다. 

덜이님이 잠시 칼럼을 접었지만,  내 경험담에 처음으로 답해준 분이다.

(덜이님은 각막부터 모든 장기를 사후에 기증하기로 해 주셨다)

물론, 덜이님의 따뜻한 마음 때문이지, 어찌 나 경험당 때문이겠는가만은.

그러나, 나도 성과 있음을 자랑해야 하니 덜이님도 너그러이 봐 주시리라.

 

어느 곳에 가던 늘 있는 쵸코파이는 그냥 두고 왔다.

하나 먹고 올걸. 지금 배고 고프네. 에고~ 배고파라.

 

신분증은 꼭 가지고 다니자.

헌혈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이 있으면 안되니까.

그리고, 헌혈 하자(헌혈의 집/헌혈차 앞에서 머뭇거리지 말고)

그리고, 상품권 받아서 책도 많이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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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4-11-23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진표에 그런 게 있었나요? 흐미, 늘 무심히 작성했는데, 그랬던가요?

숨은아이 2004-11-23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헌혈한 지 오래돼서 그런가, 몰랐네요. *.*

로드무비 2004-11-23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남편분 멋지네요.

천생연분인 듯.^^

진/우맘 2004-11-23 1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그렇네. 그 대목을 인권침해라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쩝. 씁쓸해라.

그나저나 숨은아이님 옆지기는 너그럽기도 하네요.^^ 저는 2500원짜리 도서생활권을 보고 에게게~ 야박하다며 속으로 투덜댔는데.^^

숨은아이님이 뺏아서 알라딘 적립금으로 전환하세요. 그 편이 더 쉽게 쓸 수 있지 않을까요? ^^

숨은아이 2004-11-23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 그런가요? 맨날 투닥거리는데... 자기가 말할 때 끼어들면 화내고... 흑흑.

진/우맘님 : 아, 전환도 가능한가요? 뺏어야겠군요. ㅎㅎ

chika 2004-11-23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헌혈얘기 나올때마다 뜨금해요... 어릴때부터 어지럼증이 있어서 헌혈에 대한 공포가 있거든요. 게다가 그 어릴때 친구 언니가 헌혈 한번 했다가 더 많은 피를 수혈받으며 병원입원했단 얘기땜에...ㅠ.ㅠ

그래서 며칠 전 헌혈증 구한단 소식 접하고 울 직원에게만 '헌혈해~'했었는데... ^^;;;

참, 글고 그 '빼앗다'란 표현은 제가 싫어해요~ 그냥 달라해서 받아 쓰시는거에 한표~

^^;;;;;

숨은아이 2004-11-23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치카님,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 건강 땜에 못하는 일 가지고 가책 받으실 필요 없어요. 그럼 전 어찌 살란 말입니까~ 그리고 상품권은 제가 달라 해서 받겠습니다. ㅎㅎ 참 치카님, 헌혈의집 가면 손가락을 찔러 보는 검사를 해서, 헌혈해도 건강상 문제가 없는 사람만 채혈한답니다. 그러니 치카님도 한번 가서 검사해보세요. ;-)

숨은아이 2004-11-23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달라 해서 안 주면 뺏아버리죠 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