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복...그냥 만복이라고 불렸었어.
누굴까하는 사람도, 아직 기억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테야.
서태지 이후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댄스그룹 '잉크'의 멤버 중 한 사람.
흑인과 한국인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흑인 사이에서 태어나서 한국사람이 키웠다. 올해 그는 자기를 낳아 준 그리고 버려둔 부모를 찾아 미국으로 갔고 거기서 부모를 만났다고 한다.
그의 나이는 지금 32살....
그가 한참 방송에도 나왔지만 큰 돈을 벌고 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러나, 방송 출연하고 밤업소 나가서 받아 온 10만원짜리 수표 한장을 자기를 길러준 할머니에게 그대로 모두 가져다 준 마음 착한 아이였다(그 때가 그의 나이 20살).
나 죽으면 이 아이는 어떻게 사나 걱정하시던 할머니도 세상을 떠나셨다.
난 그를 직접 봤다. 내가 있던 부대에 속한 옆 부대에서 그를 보았다(군에서 쓰는 온갖 기계나 부품 등을 관리하거나 수리하는 정비부대)
연예인하면 온갖 수를 써서 군대를 안가거나, 가더라도 일선 부대에서 좀 있다가(연예프로에도 몇번 나오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홍보영화에 출연하고 위문공연에도 따라 다니나 보다.
그가 제대할 때까지 쭉 지켜보지 못해지만, 그는 그 부대에서 계속 있다가 제대를 한 모양이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는 나 같은 사람이 어찌 알겠냐만은 위에서 보기에는 그가 써먹을 만한 연예인으로 보이지 않은 모양이다.
댄스그룹이 생기고 한참 여기 저기에 잘 불려다니던 그가 불과 데뷔한지 1년이 지난 때에 군대를 왔는지 모르겠다. 더 이상 쓸모가 없어서 기획사로부터 버려진 것일까 ? 아니면 말 못할 사연이 있어서일까 ?
어쨌든 군인이 된 그는 당시 군에서 장려했던 에어로빅 시범을 직접 해야 했고, 체육대회라던가 그런 데에 자주 불려다닌 모양이다(아마도 그가 연예인이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지나치다 본 그는 참 착하게도 예쁘장하게도 생겼었다.
벌써 10년이나 된 얘긴가.
그런 그가 부모를 찾고, 어렵게 결혼도 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잘나가는 연예인이랍시고, 잘나가는 운동선수랍시고, 돈으로 그것도 이 나라 이 사회를 위해 피땀흘려 일하는 사람들로부터 받아간 돈으로, 군대를 가지 않고도 떳떳하게 살았다기에, 비난이 쏟아지는 지금.
그들보다 잘 못나가서 어느날 기껏 수표 한장 벌어 할머니 손에 쥐어주며 기뻐하던 만복이가 생각난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살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