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 - 개정판
피우진 지음 / 삼인 / 2017년 6월
평점 :
30대가 되면서 여성 롤모델이 없다는 사실에 불만이 많았었다. 하지만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처럼 자기 자리에서 원칙과 소신에 따라 사는 사람들이 바로 롤모델이라는 것을 요즘 깨닫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여혐, 남녀차별, 경단녀 등 여성을 차별하는 사회사 극명화되면서 가장 남성적이고 권위적인 군 이라는 조직에서 중령까지 진급한 피우진 전 중령의 27년동안 군생활은 존경스럽다.
태생적으로 권위주의, 계급, 상명하복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군대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책에서 나오는 소위, 중위, 소령, 중령, 대령 등 계급에 대해서도 일자무식했다.
얼마전 박찬주 대장 갑질에 대한 기사에서도 처음으로 공관병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이렇듯 사병을 노예처럼 부리는 문화안에서 피우진 중령이 맞서야 한 불합리와 차별은 눈에 보듯 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정신에 대해서 초심을 잃지 않은 모습은 참 존경스럽다. 이렇듯 진정한 군인정신을 몸소 받아들이고 실행한다면 군생활도 참 멋질 수 있을것이란 생각이 든다.
암에 걸리고 완치해도 군 인사법상에서는 강제 전역을 당한다는 사실을 처음알게 되었다. 이런 악법은 개정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런거 보면 국회의원들이 할 일이 참 많을것 같다. 유방암 절제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도 받은 후 3년동안 업무를 수행했는데 단지 암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환자 취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어쩌면 우리나라도 북유럽 처럼 민간인이 국방부장관이 되면 이런 말도 안되는 일들이 줄어들까?
"우리는 인류 문명의 다양성을 찬양하지만 사실 가장 놀라운 건 그 유사성이다." 어느 역사책에서 본 말이다. 피우진 중령의 책을 읽으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조직생활이란 군이든 일반회사든 어쩜 똑같은지...그건 사회적 분위기나 인간들이 똑같기 때문이 아닐까?
책 말미에서 저자의 처절한 마음, 절망감, 허탈함 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 글을 쓴것이 아닐까? 자기보다 후배들을 위해...보다 나은 세상이 되기를 희망하마....2006년 모든것을 내려놓고 땅끝마을에서 국토종단을 하는 저자의 뒷모습이 심금을 울렸다. 그렇게 힘든 시기를 거치고 지금은 최초 여성 보훈처장이 되어서 참 반갑다. 사필귀정, 권선징악까지는 아니지만 진정성있게 현재를 살명 반드시 알아주는 날이 올것이다.
앞으로 보훈처장 피우진의 행보를 응원한다.
"따듯한 보훈' 보훈처(중앙일보, 20170918) -> http://news.joins.com/article/21944548
나의 군인 정신은 나라를 위해서 언제라도 죽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나의 적은 북쪽어디에 있는 게 아니라 내 주변의 남군이고 문서 쪼가리들이었다. 계급이 곧 폭력이 돼 버리는 권위적인 질서 같은 건 아무리 많이 경험해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상위 계급이란 게 단지 임무 상의 윗선이 아니라 하급자를 자기 뜻대로 조정하고 부려먹는 도구가 되는 게 군대다. 근본적으로 제도의 문제 이전에 사람들 자신의 출세 욕망과 나약한 비굴성 떄문에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조직이라면 사람들이 나약한 본능으로 움직여 가는 게 아니라 내면의 좋은능력이 살아나도록 제도가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군대란 곳은 일반 사회보다 더 원색적인 경쟁과 폭력적 권위주의가 횡행하는 곳이었다. (81쪽)
진급 하나에만 목숨 걸고 능란하게 처세하는 사람들, 부하를 통제하고 부려먹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 권력욕으로 가득한 사람들, 그런 군인들을 볼 때마다 전쟁이 나면 저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궁금했다. 그런 사람들일수록 군인 정신을 강조하는데 내 생각에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군인정신은‘상명하복‘ 딱 그것 뿐이었다. (99쪽)
1989년 그때까지 독립부대로 운영되던 여군단이 해체되었다. 여군 장교 인사 제도가 개선되면서 육군본부 인사 참모부 여군처로 배속되어 지휘 계통이 아닌 정책적인 참모 부서로 전환된 것이다. (125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