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일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밑줄 그으면서 읽은 책. 

주옥 같은 말들이 가득하다. 


작품과 작가는 동시에 쓰여진다. 작품이 완성되는 순간, 그 작가의 일부도 완성된다. 이 과정은 어떤 경우에도 무효화되지 않는다. 한 번이라도 공들여 작품을 완성해본 작가라면 그 어떤 비수에도 맞설 수 이는 힘의 원천을 안다. 28쪽


글을 쓰려면 초고를 써야만 하는데, 초고를 쓰면 글을 쓰기가 싫어진다. 이게 창작의 딜레마다. 34쪽


문장만은 제일 먼저 쓴 문장이 제일 안 좋다. 그래서 소설가에게 필요한 동사는 세 가지다. 쓴다, 생각한다, 다시 쓴다. 자기가 쓴 것을 조금 더 좋게 고치기가 바로 소설가의 주된 일이다.


모든 이야기가 끝난 뒤에야 비로소 소설은 시작된다. 92쪽


장편 소설을 쓸 때, 플롯과 관련해서 경험하는 가장 신비한 일은 완벽한 플롯을 짜면 짤수록 그 소설을 끝낼 수가 없다는 점이다.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소설을 다 쓰고 난 뒤에 우리는 플롯을 짤 수 있다. 110쪽


전락의 이야기보다 회복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게 더 좋을 것이다. 152쪽


악행 자체의 논리적 완결성에 비하면 그 일을 행한 자의 정신적 수준은 너무나 천박하다는 점이었다. 악행의 이유는 그렇게 짧거나 사실상 거의 없다. 


선(사랑)의 이야기는 모두가 오리지널이다. 159쪽


소설가는 내용을 고치는 사람이 아니다. 문장을 고치는 사람이다. 


소설 쓰기 전에 하는 생각들은 실제 글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 소설은 문장이다. 실제 문자로 써보기 전까지는 어떤 구상이나 생각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러니 생각하지 말자. 구상하지 말자. 플롯을 짜지 말자. 캐릭터를 만들지 말자. 일단 한 문장이라도 쓰자. 쓰고 나서 생각하자. 199쪽


하루에 세 시간이면 충분하다. 그 세 시간동안 최대한 느리게, 거의 쓰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느리게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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