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 슈필라움의 심리학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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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작가는 처음 접한다. 문화심리학자로 인생 상반기를 살고 하반기는 화가로 살고 있다. 50살에 돌연 미술을 배운다며 일본 유학을 갔다고 한다. 2018년에 여수 여자도의 미역창고를 개조해서 작업실로 활용하고 있다. 미역창고란 아름다운 힘으로 창조적 생각을 한다라는 뜻이다. 


저자는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결코 하고 싶지 않은 일이 '군대, 독일 유학, 교수생활, 일본 유학'이라고 한다. 당시에는 힘이 드는 줄 몰랐다가 지나고 나니 어떻게 견뎠는지 신기하다고 한다. 모르니까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우리 어머니도 항암 치료를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고 하셨다. 

어렸을 때 꿈이었던 화가를 50대에 하고 있는 저자를 응원하고 싶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버지니아 울프가 여자는 자신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모든 인간에게 자신만의 방이 필요하다. 저자는 독일의 '슈필라움'이 여유 공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말에는 없는 단어라고 한다. 


저자는 매우 유쾌한 사람인 것 같다. 본인의 외모에 엄청 자신감이 있고, 솔직하게 이성에 대한 관심도 표한다. 그런 면에서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몇 군데 있다. 성별에 따른 불편함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가령 여자들이 화장대가 있다고 하는데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여자들은 화장대보다 책상이 더 중요하다. 


친한 친구의 죽음을 서술할 때 가슴이 아팠다. 나이 들어서 가장 힘들 때가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  친한 친구가 한두명씩 사라질 때일 것 같다. 함께 할 수 있을 때 자주 연락하고 봐야겠다. 


이렇게 자유롭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 더 많으면 좋겠다. 나도 나이들어서 조용한 시골에서 가족과 친구들과 좋은 이웃들과 함께 보내고 싶다.


귀현이는 뒤늦게 캠핑장을 하면서 ‘인생의 직업‘이라고 즐거워하다가 간암이 발견되어 느닷없이 세상을 떠났다. 얼마 전 이야기다. 내가 쓴 모든 책에 빠짐없이 등장하던 친구다. ‘내 친구 귀현이‘가 내 모난 성격을 중간에서 다 걸러주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그가 떠난 후, 형편없는 내 인간관계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다. - P48

문학에서 프루스트를 비롯해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아 울프 등이 유사한 방식으로 인간 의식 작동 구조를 응용해 소설을 썼다. 내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날아다니는 생각‘ 그리고 그 생각의 고리를 의식할 수 있는 ‘자기 성찰‘에 인간 창조성의 본질이 있다. - P52

중요한 결정일수록 서글프다. 혼자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난 유학 초기에 도시락을 까먹으며 내린 그 결정만큼이나 고독한 결정을 했다. 2018년 초, 충동적으로 구입한 여수 남쪽 섬의 미역창고를 내 작업실로 개조하기로 한 것이다.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려야 하는 작업실 이름을 폼 나게 지었다. 미역창고. 아름다움의 힘으로 창조적인 생각을 한다. - P56

사용가치라는 질적 가치와 교환가치라는 양적가치 사이의 모순이다. ...이 나이에도 사용가치가 판단 기준이 되지 못하고, 추상적 교환가치에 여전히 마음이 흔들린다면 인생을 아주 잘못 산 거다. 추구하는 삶의 내용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정말 후회하지 않겠느냐는 걱정에 대해서는 심리학적으로 더욱 간단히 정리했다. 한 일에 대한 후회와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로 구분해야 한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심리학과 닐 로스 교수) 한 일에 대한 후회는 오래 가지 않는다. 이미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그 결과가 잘못되었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얼마든지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는 쉽게 정당화되지 않는다. 한 일에 대한 후회는 내가 한 행동, 그 단 한가지 변인만 생각하면 되지만, 하지 않은 일에 대한 후회는 그 일을 했다면 일어날 수 있는 변인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 P61

사회는 ‘담론적‘이어야 하고, 삶은 ‘단언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불안하지 않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
문학과 예술이 단언적이라면 학문은 담론적이다.
탈맥락화는 본질에 대한 질문이다. 자기 성찰, 메타 인지, 추상.

A유형 - 1950년대 후반 미국 심장 전문의 마이어 프리드먼.
유난히 성격 급하고 아주 사소한 일에도 화를 자주 내며 스트레스를 잘 받는 사람들. 강한 성취욕, 정확성, 동시에 여러 일을 처리하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인간. 관상동맥 질환에 걸릴 확률이 타인들에 비해 일곱 배가 높음.
분노와 심장 질환의 관계
남의 말을 자주 중간에 끊는다.
의사소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서 주고받기. 놀이, 우르르 까꿍.
순서를 빼앗기 ㄴ상대방은 분노할 수밖에 없다. - P105

미니멀리즘이란 무조건 줄이는 게 아니다. 나쁜 것을 줄이는 거다.
나쁜 것이 분명해야 그것을 제거할 용기와 능력도 생기는 것이다. 나쁜 것이 막연하니 그저 참고 견디는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 참고 견딘다고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내 스스로 아주 구체적으로 애쓰지 않으면 좋은 삶은 결코 오지 않는다. 아무도 내 행복이나 기분 따위에는 관심 없기 때문이다. - P115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 - 정점-종점 규칙. 지난 일을 평가할 때 가장 좋았던 일과 가장 마지막 일이 그 경험 내용을 결정한다는 이야기다. - P118

불안과 공포야말로 인간 문화와 예술의 기원.무한한 시간과 공간의 공포도 문화의 힘으로 극복되었다. 시간은 반복되늰 것으로 여김으로써 통제 가능한 것으로 만들었다. 올해 망했다면 내년에 잘하면 되는 것이다.
무한한 공간의 공포도 좌표를 만들어 극복했다. 해 뜨는 오리엔트 즉 동쪽을 기준으로 하면 무한한 공간이 정리되는 오리엔테이션이 일어난다. 정원을 만들고, 사원을 짓고, 탑을 세우는 것과 같은 공간 정리의 건축한다는 행위와 문화적 소양을 갖춘다는 교양의 독일어 어원은 같다. 교양이 있어야 혼란스럽지 않고, 불안하지 않게 되는 거다.
불안한 사회일수록 다양한 문화적 경험과 예술적 체험이 탈출구다. - P144

인생을 바꾸려면 공간을 바꿔야 한다.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 <공간의 생산>
설단 현상 내가 알고 있다는 것을 안다.
프란츠 리스트 콩솔리시옹 바흐 아리오소 생상스 백조

비현실적 낙관주의 - 과도한 자기애 슈만 안단테 칸타빌레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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