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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분노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3
윌리엄 포크너 지음, 공진호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월
평점 :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라 온라인 독서모임을 통해 읽게 되었다.
첫 장부터 난해하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1928년 4월 7일 막내 벤지의 시각, 2장 1910년 6월 2일 퀜틴의 시각, 1928년 4월 6일 제이슨 시각, 4장 1928년 4월 8일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썼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모더니즘이 절정에 달한다. 1922년 제임스 조이스(율리시스), 엘리엇(황무지), 버지니아 울프(제이콥의 방)에 이어 미국에서는 윌리엄 포크너의 소리와 분노가 나왔다.
소리와 분노는 의식의 흐름에 따라 서술되고 시간도 왔다 갔다 교차된다.
목차부터 그렇다. 1928년에 시작했다가 과거인 1910년으로 갔다가 다시 1928년으로 돌아온다. 하루에 일어난 일이다. 생각해 보면 하루에 한 사람이 많은 생각을 한다. 그걸 일일이 들여다보는게 이렇게 괴로운 일인지 몰랐다.
특히 첫번째 주인공 벤지는 지적 장애가 있다. 세 살 수준의 정신연령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문장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 청각, 후각 등으로 묘사된다. 어떻게 보면 CCTV를 통해서 보는 느낌이 든다.
1910년으로 시점이 돌아가는 이유는 퀜틴이 그 해에 자살하기 때문이다. 퀜틴의 고립은 추상적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상으로 보이지면 내면은 고립되어 있고 비이성적이다.
3장의 제이슨이 가장 혐오스럽고 막나가는 인물이다. 그런 인물의 머리속을 들여다보고 싶지 않다.
4장에서는 그나마 객관적으로 콤슨 가족의 상황을 보여준다.
포크너는 소리와 분노를 통해 몰락해가는 미국 남부의 상황을 한 가족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요즘은 다양한 시각과 시점으로 소설들이 나오지만, 100년 전에는 새로운 시도였을 것 같다.
형식면에서도 따라가기 어려웠지만 내용도 기독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두고 있어서, 사전 지식이 없으면 완벽히 이해하긴 어려울 것 같다.
다른 포크너 책도 독서 모임을 통해서 읽어야겠다. 절대 혼자 읽기 쉽지 않다.
기회가 되면 영어로도 읽어야겠다.
포크너는 벤지 섹션에서 세 가지 다른 색의 서체를 쓰길 원했다. 유년기, 청소년기, 현재를 구분하고자 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인쇄술이 발달되어 시간 이동을 나타내는 부분도 다른 색으로 표시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의도적으로 복잡하게 쓰인 작품은 일독이 아니라 재독하라. 순수한 음악으로 표현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나의 재능은 언어에 있기 때문에 엉성한 언어로 표현하려 애써야 한다. - P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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