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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기의 첫 걸음 ㅣ Art@Culture(북하우스) 4
최인석 지음 / 북하우스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지금 가장 필요하고 가장 와닿았던 작법서다. 특히 주제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주변에 아는 작가 중에서는 자신이 쓰고 싶은 것보다 의뢰 들어온 글이 더 잘 써진다는 분들이 있다. 나는 그 대목이 잘 이해가 안 갔다. 작가라면 자신의 주제 의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이 내 생각과 비슷해서 반가웠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최종적인 목표나 창작된 의도가 바로 주제다.
주제가 결정되지 않으면 인물도 구성도 결정지을 수 없다.
주제는 작가의 정체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작가는 뭔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사람들이다. 작가는 자신에 대해 쓰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작품과 작가를 동일시한다. 싸구려 글을 쓰는 작가는 자신이 싸구려인 거다. 그래서 글을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 같다.
작가는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통찰하고 그것을 보편적 이해와 감동의 영역으로 끌어내느냐에 달려 있ㄷ. 그 세계를 이해하고 깊이 통찰하기 위해서는 그 세계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사건이든 그 속을 파고 또 파고 들어가면 처음에는 보이지 않고 감춰진 것들이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다.
소재는 세상에 널려 있다. 그러나 주제는 작가 한 사람 한 사람이 사색과 통찰을 통해 정련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플롯은 주제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인물의 행동에는 필연성이 있어야 한다. 무엇이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기본적인 동기인가? 그 탐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인물이 작가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과감히 인물을 버려도 된다. 영원히 버리는 것도 아니고 언젠가 다른 작품을 쓸 때 나올 수도 있다. 매력적인 인물 자체가 소설로 되지는 않는다. 체험과 인물이 작가의 일관된 생각으로 정리되기까지는 온전한 작품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공간적 배경도 매우 중요하다. 내용이 막혔을 때 배경을 묘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결국 한 작품 한 작품 혼신의 힘을 다 기울여 쌓아 올린 문장의 숲이 그를 작가로 만드는 것입니다. (9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