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한 심리묘사

말의 지옥 ㅣ 들판문고 1
이은재 지음, 신민재 그림 / 온서재 / 2021년 9월

이은재 작가는 반항하는 아이의 심리를 참 잘 표현한다. 

<말의 지옥>을 보면서 입체적인 인물들의 성격에 놀랐고, 결말까지 풀어가는 방식도 놀라웠다. 

욕망: 구호랑은 엄마와 함께 엄마의 고향으로 이사온다. 아빠 사업이 부도나고 아빠는 지방에 내려가 있다. 엄마는 돈할매 국밥집에서 일을 하지만 돈할매는 엄청난 욕쟁이다. 말로 사람의 마음을 후벼판다. 구호랑에게'없었으면 좋을 놈' '미래가 없는 놈'이라 욕한다. 어느날 아빠도 호랑이와 같이 사려고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그때 엄마는 집을 나간다. 호랑이는 할머니의 말 때문에 엄마가 떠났다고 생각해 할머니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운다. 

사건: 돈할매에게는 '오잘'이라는 아들이 있지만 등산 사고로 말을 못하고 기억도 잃었다. 호랑이는 오잘 삼촌을 이용해 복수를 결심한다. 학교에서도 호랑이는 왕따다. 학교 애들이 자신에게 모진 말을 하자 호랑이도 돈할매처럼 더 심한 막말로 응수한다. 특히 반장, 부반장, 은수혁과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간다. 

절정; 호랑이는 드디어 돈할매에게 복수를 결행한다. 오잘 삼촌에게 할매에게 이렇게 말하라고 시킨다. '나쁜 저승사자야. 사람들을 지옥으로 떨어뜨리는 저승사자는 차라리 벙어리나 되어 버려. 그 입을 내 손으로 막아 버리기 전에."

하지만 진짜 반전은 오잘이었다. 사실 기억도 돌아아고 일부러 바보인 척 한 거였다. 오잘은 솔직하게 돈할매에게 자신의 마음을 얘기하고 호랑이를 따뜻하게 감싼다. 

호랑이 담임도 호랑이와 세 명이 싸운걸 알고 화해를 시도한다. 매일 아침 서로에게 착한 말 하기. 의외로 효과가 있어 5학년 1반의 분위기는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