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노란 벤치 - 2021년 제27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34
은영 지음, 메 그림 / 비룡소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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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후는 외롭다. 유일하게 자신을 돌봤던 할머니는 갑자기 작년에 돌아가셨다. 

아빠는 외국에 계시고 엄마는 일 때문에 집에 거의 없다.

할머니와 늘 갔던 공원에 일곱 번째 노란 벤치를 찾아간다. 

우연히 얼굴에 까만 털이 있는 개를 만나게 된다. 해적이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벤치에서 해나라는 여자아이도 만나게 된다. 해나는 중학교 형아들로부터 지후를 도와준다. 

지후는 거의 매일 벤치에서 해나와 해적을 만난다. 그리고 공원을 한 바퀴 도는 치와와 아줌마, 검정 모자 아저씨, 할머니를 알게 된다. 

어느 날 해적이 사실은 봉수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가 봉수를 끌고 온 것이다. 실제로 할아버지도 버려진 봉수를 구하게 된 것이다. 친동생의 이름을 따 봉수라고 이름 지어줬다.

할아버지는 지후에게 봉수를 봐달라고 부탁한다. 그 때 지나가던 남자가 봉수를 뺐어가려 한다. 알고보니 개도둑이다. 지후는 온 몸을 다해 봉수를 지키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그러자 공원에서 지나가던 사람들 - 검정 모자 아저씨, 치와와 아줌마, 유모차 할머니, 18층 아줌마(해나 담임), 해나 -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돕는다. 경찰을 부르고 남자는 끌려간다. 


지후야, 지후야, 라지후.

누군가가 예전부터 할머니와 나를 보고 있었다니....

할머니와 나는 여기 일곱 번째 노란 벤치에 매일같이 앉아 있었다. 학교 갔다 돌아오는 길에도, 시장을 갔다 오는 길에도, 아무 할 일이 없을 때에도 우리는 여기에 앉아 있었다. 우리는 벤치에 앉아 수다를 떨다가 꾸벅잠을 자기도 했다.


근데 넌 참 멋진데.
내 말을 듣자 해나는 펄쩍 뛰어오르듯 소리쳤다.
와아! 우리 선생님도 너처럼 말했어! 내가 멋지다고!

근데, 그 때 형이 내 이름을 불러 줘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요. 지후야, 안녕. 이라고 말해 주는 순간 내 편이 생긴 것 같았거든요. 안 그랬으면 난 무서워서 울고만 있었을 거예요.
내 말에 형은 웃을 듯 말 듯, 한쪽 입꼬리를 피식 올렸다.
너 그때 정말 용감했어.
근데, 제 이름을 어떻게 알았어요? 지후야, 안녕. 할 때 깜짝 놀랐어요.
형은 망설이는 눈치였다. 말할까 말까 하다가 입을 열었다.
예전에...할머니랑 너랑 맨날 여기에 앉아 있었잖아. 그 때 너희 할머니가 ‘지후야, 지후야, 라지후. 하며 노래 부르듯 너를 불러 대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니?
아....
눈물이 핑 돌았다.
‘지후야, 지후야, 라지후.‘
할머니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할머니는 노래 부르듯 내 이름을 불러 주었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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