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작가의 소설은 치밀하고 차갑다. 그래서 그다지 내가 즐겨 읽는 작가가 아니다. 하지만 본받고 싶은 작가다.
정유정 작가의 소설보다 수필을 더 좋아한다.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는 작가의 첫 수상작이라 궁금했다. 그리고 첫 청소년 소설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왜 작가가 청소년 문학을 안 쓰는지 이해가 갔다. 아마 쓰고 싶은 내용을 청소년문학에 다 담을 수 없을 것이다.
욕망 : 주인공 김준호는 15살. 가장 바라는 건 아버지를 보는 것. 1980년 5월 집을 나가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짐작컨대 광주 민주화 운동에 참석했다가 실종된 것 같다. 베프 규환이가 사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준호가 대신 심부름을 가게 된다. 규환이의 형 주환이가 학생운동을 하는데 수배중이다. 준호가 신안 임자도로 가서 주환이 형이 원양어선을 타고 뉴질랜드로 갈 수 있게 여권과 서류를 건내기로 한다.
사건: 준호 혼자 가려고 했는데 불청객 3명과 루스벨트라는 개가 여정을 같이 한다. 같은 반 남학생 차승주, 여학생 박정아, 그리고 은애 정신병원을 탈출한 노인 박양수. 각자 사연을 안고 1986년 8월 14일 광주로 내려간다.
절정: 주환이 형을 만나기 위해 안개섬으로 간다. 안개섬에서 고래 떼를 본 준호, 정아, 승주. 박양수가 이들을 납치했다는 오해도 풀리고, 정아 아버지는 집에 불을 질러 체포되고 정아는 사라진다.
22년 후 준호는 간이역 역무원으로 일하며소설을 쓴다.
내용이 조금 작위적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사춘기 남자의 마음을 어떻게 이렇게 잘 표현할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재밌는 사실: 작가의 고향이 함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