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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공감필법 ㅣ 공부의 시대
유시민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유시민하면 난 작가보다는 정치인으로 먼저 떠오르게 된다. 그래서 이렇게 글쓰기에 대한 책을 읽으면 조금 낯설다.
하지만 대학교 때 경찰 수배를 피해 열편 정도의 연작소설을 구상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원래 작가가 꿈이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난 한번도 작가가 꿈이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어렸을 때 도서관 가는게 제일 좋았고 책 읽는게 취미였지만 내가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못해 본 것 같다. 그래서 지금, 40대에 글 쓰고 싶다고 한 나를 보면 참 신기하다.
처음에는 나의 글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많이 실망했다. 하지만 내가 글쓰기로 마음 먹은 건 고작 일 년도 안 됐다.
누구처럼 연작소설은 꿈도 꾸지 않았다. 연작소설을 꿈 꿀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자기 자신과 세상과 우주에 대해서 무엇인가 새로 알게 되거나, 삶에 대해서 특별한 의미를 발견하거나 어떤 강력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경우, 우리는 그 모든 것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글쓰기는 '생각과 감정을 문자로 표현하는 행위'다. 감정은 쉼없이 생겼다 스러지고, 생각은 잠시도 그대로 머물지 않는다. 글로 적어 붙잡아두지 않으면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된다. 언어는 단순히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 아니다. 무엇인가 생각하고 느끼려면 언어를 알아야 한다. 말과 글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확하게 인지하지도 못하니까. 감정과 생각은 언어로 표현해야 비로소 내 것이 될 수 있다.
역시 나는 이제서야 뭔가 표현하고 싶어졌나 보다. 그 전에는 표현하고 싶을 만큼 느끼지도 깨닫지도 못했구나. 어느 순간부터 언어로 표현하지 않으면 내 생각들이 정리가 안 되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글을 쓰고 싶어졌다. 나를 더 알고 싶어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싶어서.
작가의 행동의 많은 동기는 분노였다고 한다. 나이 들어 다시 읽게 된 '제인 에어'에서 영양실조를 겪던 끝에 병들어 숨을 거둔 헬렌을 껴안고 제인이 잠드는 장면에서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 과연 나를 행동하게 하는 근원적 힘은 무엇일까?
작가는 무조건 하루에 한 문장을 쓰라고 한다. 수첩이든 스마트폰이든 본 것 관찰한 것 느낀 것을 적는 습관이 중요하다. 난 수첩보다 스마트폰을 선호하긴 하지만, 단편적이라 나중에 보기 불편하다. 그래서 요즘은 블로그에 적고는 있지만, 이것도 완벽하지는 않다.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글쓰기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공부는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작업. 책에는 글쓴이가 파악한 인간과 세계의 본질, 그 사람이 찾은 삶의 의미와 살아가면서 느낀 감정이 들어 있다.
사피엔스, 신영복의 담론, 정재승, 김대식 청춘의 독서, 굴원의 어부사 , 맹자, 유한계급론 제인 에어, 헬무트 콜 토지, 자유론, 코스모스, 시민의 불복종,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 통섭 , 거울신경세포, 올로프 팔메, 공감의 시대
어부사. 차량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라. 언어가 없으면 생각 자체를 할 수가 없다. 감정을 느끼느니 데도 언어가 필요하다. 자기의 생각과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해야 글로 그것을 표현할 수 있다. 어휘를 많이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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