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머썸머 베케이션 살림 YA 시리즈
이희영 지음 / 살림Friends / 2017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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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으로 이희영 작가는 내 최애 작가가 되었다.

<페인트>도 좋았지만, <썸머썸머 베케이션>은 따뜻하고, 웃기고, 감동적이다.

작가의 주제의식이 나와도 맞닿아 있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나보다 훨씬 맛깔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아버지가 죽고, 아버지의 고향인 바닷가 마을로 온 하준이 가족. 

아버지 사고 이후, 강한 사람이 되기로 마음 먹은 형 동준. 

그림책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쏟은 어린 동준이 형은 바늘로 찍어도 피 한방울 안날 것 같은 냉혈한?으로 변한다. 

물론 그건 그냥 겉모습일 뿐 아직 그 여린 형은 남아 있다. (잘 들어내진 않지만)

반대로 하준이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오지랖이 넓다. 


미용실을 하는 엄마, 후성 슈퍼 주인 아줌마, 청과 주인 아줌마, 정육점 아저씨.

한 동네를 이루며 서로 힘이 되지만, 

어느날 살던 고향이 개발 바람이 불면서 위기도 닥친다.


와중에 동준이는 첫사랑 때문에 생전 처음 느끼는 감정 때문에 당황하고, 

원하지도 않은 삼각 관계 주인공이 된다.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이야기를 참 자연스럽고 감동적으로 잘 엮고 있다.

공동체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마음에 든다.


동준이네 가족의 앞으로 이야기도 기대해 본다.


아무리 세상이 변하고 시대가 바뀌었어도 이놈의 질긴 정이라는 건 쉽게 안 변하더라. 이 좁은 거리에 슈퍼도 청과도 정육점도 사라지고 덩그러니 나 혼자 남으면 그게 무슨 의미겠니? 엄마 미용실은 또 얼마나 오래갈까? 누가 알아, 당장 다음 달에 바로 옆 3층짜리 헤어숍이 오픈할지? 엄마 미용실을 찾는 단골들? 다들 청과랑 슈퍼 아줌마가 입소문 내 줘서 찾은 손님들이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 같지? 당장에 나한테 아무런 피해가 안 올 것 같지? 반대로 나에게만 손해될 것 같지? 나한테는 아무런 이득도 없을 것 같지? 하준아, 멀리 보면 저랟 아니야. 내 옆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쓰러지면 결국 나도 언젠가는 같이 쓰러지게 되어 있어. 참, 삶이라는 게 도미노 같아서 내 앞에 누군가가 버티고 넘어지지 않으면 그 뒤에 있는 나도 넘어지지 않게 돼. - P118

우리는 섣불리 묻지 못했다. 스스로가 말할 때까지 "왜? 무엇 때문에? 무슨 일로?‘ 같은 질문은 안 하기로 했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지내다 보면 어느 날 문득 털어놓고 싶어지는 날이 올 것이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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