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뒤에서 울고 있는 나에게 아주 보통의 글쓰기 1
김미희 지음 / 글항아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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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진지한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가끔씩 슬픈 책을 읽고 싶게 된다.

저자는 남편을 신장암으로 먼저 보내야했다. 40살에 남편이 떠났으니 딱 지금 내 나이다.

상상이 안 된다, 이 나이에 죽는다는 것을. 그것도 척추로 암이 전이돼서 고통스럽게 죽는다는 것을. 

우리 아버지도 내가 27살에 갑자기 급성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그때는 죽음이 뭔지도 잘 몰랐다.

너무 갑자기 돌아가셔서 솔직히 3년 동안 실감이 안 났다. 

왜 전통적으로 삼 년 상을 치루는지 그때 알았다. 3년까지는 정말 아버지가 어디 여행간 것만 같았다. 곧 다시 돌아올 것처럼.

하지만 3년이 지나니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우리 뇌는 그런 면에서 대단한 것 같다.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생존 전략일까?


아들이 아니었으면 세상과 고립되었을 것 같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사별 후 우울이 오래간다. 억지로라도 세상과 소통해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다행히 저자는 글과 그림으로 세상과 지금까지 소통하고 있다.

그림책도 곧 나온다고 하니, 꼭 사서 봐야겠다.


우리 엄마도 유방암 1기로 수술받고 항암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지금은 10년을 전이 없이 잘 계신다. 하지만 완치라는 것이 없기 때문에 솔직히 여전히 불안하다. 아버지의 죽음 때문에 나도 내가 언제 어떻게 죽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현실에 충실한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니 어머니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 클리볼드 - 아들의 죽음이라는 거대한 고통 대신 머리 모양 같은 사소한 것에 신경을 쏟아 고통을 천천히 받아들인다. 한번에 받아들이기에 너무 큰 고통은 처음에는 다른 사소한 감정으로 대체된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진짜 고통이 된다. 이별의 슬픔도 그렇다. 처음에 실감하지 못했던 이별이 한참 뒤에야 되어 나를 울게한다. - P53

그림책 서점 : 꽃 잠: 죽음과 삶에 대한 그림책 이야기
엄혜숙, 담담 그림책 워크숍
아메바피쉬, 가면소년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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