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는 후기를 남기지 않는다 - 여덟 해 동안 만난 일곱 의사와의 좌충우돌 현재진행형 우울증 치료기
전지현 지음, 순두부 그림 / 팩토리나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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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울증에 걸려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 어떤 느낌인지 잘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흔히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하는데, 실제로 우을증 걸린 당사자는 '뇌의 심근경색'이라고 한다.


무지한 사람들이 내 뱉는 말들, "진맥을 해봐도 나쁜 곳이 없네. 건강하기만 하구먼 왜 아프다고 해요?" "지금 애는 그나마 약 먹으면서 치료를 받고 있는 엄마한테 자라는 게 더 행복할걸요?" "나랑 같이 교회 가자. 가서 목사님 말씀 듣고 봉사도 하고 그러면 우울증 같은 건 바로 싹 낫는다."

차라리 일반인이 하는 말은 그렇다 치자. 하지만 의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가슴에 상처를 주는 말을 하다니? 진짜 한 마디 하고 싶다. 저자는 소심해서 실제로 쏘아 붙이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좋은 의사들을 만나서 다행이다. 


당뇨나 고혈압을 생각해보세요. 평생 약을 먹는다는 게 이상한가요? 약을 먹어도 치료되지 않는다며 병원을 거부하나요? 아니면 병을 숨기나요? 오래 먹어도 괜찮다는게 입증된 약들이에요. 비타민 드신다고 생각하세요. 몸에 좋다는 건 다들 고민 없이 잘 챙겨들 먹잖아요.


저자의 말처럼 정신과 후기가 없는 것은 완치가 어렵기 떄문일 것이다. 당뇨병, 고혈압 등에 대한 후기가 없듯이...

우울즈은 다리가 부러졌을 때와 다르다고 한다. 누구도 선뜻 부축해 주거나 배려하지 않는다. 스스로 서야 한다. 제때 병원에 가고 약을 잘 챙겨 먹으면서 지극 정성을 다해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167쪽)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우울증 가볍게 생각하지 맙시다. 

환자 노릇은 병원에서만 먹힌다는 걸 깨닫기 전까지는 솔직히 좀 섭섭했다. 오만가지 약의 부작용에 시달리는 우울증에 걸렸껀, 자세만 잘못 잡아도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은 디스크에 걸렸건 친구를 만날 땐 친구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상담과 처방은 의사에게, 간호는 간호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부탁하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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