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 분석서
오찬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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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회학자 글 답다. 한국 남성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저자가 시원하게 다 해주니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가 초중고대 필독서로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왜 21세기에 말도 안되는 마초들이 많아졌는지, 뭘 그리 억울해하는지, 분노하는지 작가의 경험과 사회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설명한다.


1. 폭력이 난무한 대한민국

군대식 문화, 권위주의 등 관련해서 많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 뉴스에서 나오는 '갑질'문화만 보더라도 더 심해진 게 아닌 가 싶을 정도다. 하긴 최근 자한당이 야기한 '동물국회'만 보더라도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저 모양이니, 학생들을 어떻게 탓하랴.

무엇보다 이런 폭력을 적절히 처벌하는 것이 급선무다. "폭력이 즉각적으로 제어되지 않는다면, 혹은 발생했더라도 합리적으로 처벌되지 않는다면, 나아가 시간이 지나서 이를 '향수'의 차원에서 긍정해버린다면 처음의 폭력은 '그 이상의 폭력'으로 진화한다. 폭력은 찬반의 성질로 구분되어 토론할 테마가 아니다. 그냥 '있는 것 자체'가 사회적 상식에 어긋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문제의식을 느껴야 하는' 걸 누가 애써 말해도 별 소용이 없다. 오히려 '오래된' 전통 운운한다. 그 전통이 '폭력적'이어서 문제라고 말하면 '전통적'이니 대수롭지 않다고 답한다."(57쪽) 

가정 폭력에 시달린 자녀가 커서 똑같이 가정 폭력을 일삼는 것을 보고, 폭력은 대물린된다고 한다, 군대도 마찬가지다. "용서를 구하는 자가 없는 곳에서의 피해자는 가해자 응징이 불가능한 분노를 본인이 가해자가 되면서 보상받는다."(79쪽)

우리 나라에서 가장 먼저 바꿔야 할 점은 '폭력'을 '폭력'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좋은 게 좋은 거지'라고 두루뭉술하게 말하기 전에 어떤 점이 잘못됐는지를 구체적으로 직시해야 한다....그래서 '좋은' 사회는 나쁜 걸 나쁘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개인을 길러낸다.'(90쪽)


2. 억지 부리기

본인이 잘못했는데도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의 '명백한 가해 행위'를 지적하는 피해자에게 기껏 '반론'이라고 한다는 말이 '내 돈 주고 내가 피우는 담배, 왜 지랄이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성적 논리가 완전히 마비된 상태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증명하는 대사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이 기호품을 '정당하게 구매'했다고 해서 그것이 '남이 피해를 보든 말든 마음껏 사용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은 상식이다. 콘돔을 편의점에서 제 돈 주고 구입해도 아무 곳에서나 섹스할 수 없고 스피커를 '비싸게 샀다고' 동네가 떠들썩할 정도로 볼륨을 키울 수는 없지 않은가?'(121쪽)


3. 과거 만큼 불평등하지 않아서 기분 나쁘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자가 정녕 편했을까? 그만큼 책임과 의무가 있었을텐데, 지금은 그럼 의무와 책임을 여자와 나눌 수 있어 좋지 않을까? 

나라면 혼자 가정을 책임지는 것보다 함께 책임을 지는 게 더 행복할 것 같은데...

'물론 '의무'의 측면에서 지금의 남자들이 겪는 고충이 과거에 비해 상상을 초월할 만큼 커졌다는 것도 명백한 팩트다. 가족 부양의 비용 자체가 아버지 세대의 경우와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분노한다면 그 화살을 여자가 아니라 마땅히 사회에 던져야 한다. 그리고 그 사회를 만든 아버지에게 다짜고짜 캐물어야 한다. 허구한 날 세상 근심 다 짊어진 표정으로 가정 내 권위를 보장받았던 아버지 말이다. 이런 사회를 만들면서 집에서는 황제 노릇을 했단 말인가. 이제는 일과 삶의 균형이 무너진 정도가 아니라 일이 삶을 건사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뼈 빠지게 일하고도 이리저리 눈치 봐야 하는 남자들의 기구한 팔자를 만든 책임을 여자에게서 찾는 건 어불성설이다."(185)

지금 남자들은 세상이 여자들에게 훨씬 유리하다는 착각에 빠져있다. 한국에서는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한 사람일수록 '규격화된 여자 틀(혹은 남자 틀)'에 어쩔 수 없이 갇혀 살아야 하기에, 비혼을 선택하는 건 용감하고도 아름다운 포기다. 특히나 경력단절이 '구조적으로 권장되는' 사회에서 여자들이 모 아니면 도의 길을 택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187)


군대에서는 일상적으로 성인이 된 사람들이 풀어나가는 복잡다단한 인간관계가 생략된다. 이걸 따지지 않는 사소함이 중요하다. 특히 폭력 행위 ‘그다음‘을 처리해나가는 방식이 그러하다. 어떤 식의 폭력이든 ‘똑같이 되돌려주는‘ 시대가 아닌 이상 일상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거리는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꼴이 되기 일쑤다. 공권력을 통한 법 집행이 위안이 될 수 있지만 피해자가 느끼는 심리적 거리를 가해자가 좁히긴 좀처럼 어렵다. ..문제는 용서를 구할 줄 모르는 뻔뻔함이 아니라, 너무나 쉽게 용서를 구하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있다. - P78

없었던 존재를 악의적으로 지어낸 것이 아니라 원래 악랄한 것을 이제야 발견했기 때문이다.
개저씨의 특징 : 반말을 한다, 사생활을 묻는다, 스킨십이나 성적 농담을 일삼는다, 지위를 이용해 아랫사람을 함부로 대한다, 가부장적 생각을 강요한다
- P94

해외 학자들은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한국의 자본주의가 유독 가파르게 성장한 이유로 (군부독재 외에도) ‘남자들의 사고방식‘을 손꼽는다. 한국의 남자들은 ‘자본주의 노동 세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딛기도 전에 학교와 군대에서 이미 자본가가 ‘부려먹기에‘ 최적화된다는 말이다. 즉 한국의 남자는 어떤 사회에서나 있는 남자와는 ‘다른‘ 남자다. 그러니 ‘원래‘ 그런 남자는 없다. - P118

초등학교 교사를 신부감으로 최고로 쳐주는 이유 : 자신을 대신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여교사는 남성들에게 흔들리는 남성 가장의 정체성을 보완해주면서 집안일, 보살핌 노동까지 담당할 거라는 기대 떄문에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것은 "결혼으로 구성하는 가족 안에서 여성들의 노동력을 안팎으로 착취하며 남성 권위를 유지시키고자 하는 의도"라고 지적한다 - P131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 ,
크리스토파노 알로리 CHristofanoa Allori
젠틀레스키, Gentileschi 유디트와 하녀
카라바조 Caravvaggio
세계 여성 속담 사전: 지혜 혹은 잘 포장된 편견
인간의 두 얼굴: EBS

1-3급 고위직 여성 공무원은 전체의 4.5퍼센트
10대 그룹에서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할 확률이 0.07%, 공기업의 경우는 0.002%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 비율을 보면 한국은 2.1%
OECD 국가 중 ‘유리천장 기수‘ 1위

주논개, 경상우도 병마절도사 최경희 장군의 부인, 자결
진주대첩 때 남편이 당당하는 의병 교육을 실질적으로 도움.
기생으로 위장하는 기지 발휘,

정희진 : 인종, 젠더, 계급 간의 위계에서 약자에 대한 강자의 표현의 자유는 혐오 범죄일 뿐이다. 표현의 자유는 보편적인 권리가 아니라 표현성을 향한 권리다.
모든 차별은 통제에서 시작된다. 폴로코스트의 비극도 유대인들의 특징이 이러하니 이들 전체가 특정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자에서 출발했다. 흑인 차별도 이런 식이었다.

여자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주변의 분위기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은 실제 ‘예쁜‘ 여자 때문이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주변‘의 의식 수준 때문이다. 생물학적인 반응이 아니라 ‘그 사회에서‘ 학습된 결과물이라는 거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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