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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사회 - 증오는 어떻게 전염되고 확산되는가
카롤린 엠케 지음, 정지인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7월
평점 :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혐오범죄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여성혐오라는 낯선 표현 때문에 처음에는 거북했지만 왜 '혐오(hate crime)'로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공부할 수록 명확해진다.
다소 강한 단어인 '혐오'를 통해 나의 사소한 행동, 차별이 당사자에게는 얼마나 크게 다가 가는지 알려주기 위해서다.
작가 엠케가 성소수자이기 때문에 특히 책에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만약 한국사람이 썼다면 여성혐오가 더 부각되었을 것이다.
이렇듯 혐오는 그 사회적 맥락과 문화와 매우 밀접하게 닿아 있다.
혐오를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유롭고 열린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217쪽) 현대의 세속적이고 다원적인 유럽은 공격을 받더라도 현대적이고 세속적이며 다원적이기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 사이의 유사성을 더욱 중시하는 연대적 동맹이 필요하다. (217)
실제로 복수로 존재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개인성과 독특함을 서로 존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225)
증오와 폭력은 만들어진다. 특히 IS의 사례를 통해서 얼마나 IS가 모순적인지 알 수 있다. IS는 자기인식으로 스스로 국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 국가는 기존 국민국가들의 국경을 존중하지 않는 잠재적으로 열린 영토로서 구상된 것이다. IS의 증오에서 제일 먼저 평등주의를 주장한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으며 피부색도 사회적 출신도 아무 의미 없고, 고등학교를 중퇴했든 졸업했든, 사담 후세인 치하 이라크 군대에서 장교를 지낸 이든 군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이든 상관없다. 가담하는 자에게 개방성을 주장하지만 동시에 더 높은 지위도 약속한다. 언제나 2등 시민으로 대접받아서 사회로부터 배제되었다고 느끼는 사람, 자유와 평등과 형제애라는 개념이 빈말로밖에 느껴지지 않는 사람, 실직 상태거나 범죄적 환경 속에 있어 직장도 구하지 못하고 하릴없이 나날을 보내는 사람 등에게 그런 약속은 무척 희망적으로 들릴 것이다. 그들은 모두를 환영한다고 주장하는 공동체 흉내에 매혹되지만, 사실 그 공동체는 너무나 반개인적이고 권위적인 질서로 조직되어 있어서 결국 모든 사람에게서 각자의 고유함을 앗아가 버린다. (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