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소설, 맛
뮈리엘 바르베리 지음, 홍서연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원래 나는 '먹기'라는 행위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나날이 세상이 발전하는데 왜 알약만 먹고 사는 시대가 오지 않는가, 그 알약이 나오면 내가 제일 먼저 사먹을텐데, 라고 말하는 쪽이었으니.

그러나 요리라는 것에 대해 내가 품은 경외심은 모자라는 식탐과는 별개로 늘 마음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요리 , 그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닐 뿐더러, 미각 후각 시각 촉각까지도 만족시키는 아름다운 예술, 그 자체라는 것에 토를 달 생각이 없었다는 뜻이다.

먹기 행위에 관심이 없는 편이라고 했지만 기실 내 입맛은 그닥 무난하진 못하다. 어쩌면 요리를 좋아하고 남에게 무언가를 먹이는 걸 즐기는 엄마 탓인지도 모르겠다. 당시에는 아무도 잘 모르던 스끼야끼 같은 음식을 해주거나, 집앞 뜰에 피어 있는 아카시아 나무에서 꽃을 따 튀김을 해주던 엄마. 하도 유난을 떠는 바람에 음식이 맛이 없어도 있다고 한 적도 있지만, 대개는 그 정성 때문에 꽤 맛이 있었던 편이다. 또 어쩌면 항상 '이 집이 000로는 제일 맛있는 집이야'라는 말을 해가면서 맛집을 섭렵해내는 아빠 탓일 수도 있다. 그런 식당에 가서 주방장을 장악하여 최상의 부위로 만든 음식을 단독으로 받기 위해 아빠가 치밀하게 준비하는 지략은 어린 나에게도 인상적이었으니까. 그러니까 항상 각별한 정성이 들어간데다 맛이 꽤 있던 음식을 먹고 자라난 내 위는 넓지는 못해도 예민은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부모 때문에 나는 '먹기'에 관심이 없어져갔다. 유난을 떨어대는 모습에 지레 질려 버린 것이기도 하고, 그런 걸 가지고 우월함을 내세우지만 실상 겨우 밥이나 먹고 사는 층이었던 우리 가족이 우습다고 생각한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제 버릇 개 못준다고, 배가 고프면 아무거나 먹을 수 있다,고 말을 하지만 실제 식당에 가서 맛이 없으면 금세 숟가락을 놓는 편이고 왠만한 식당에서는 김치를 입에 댄 적이 없다. 게다가 지저분하거나 서비스가 나빠도 그 식당에 다시는 가지 않을거라고 속으로 다짐하며 매우 불쾌한 기분이 오래 가곤 한다.

그래서 요즘은 내가 '먹기'행위에 관심이 없는 것이지, 맛 자체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님을 깨닫는다. 때마침 이 책이 걸려들어왔다. 지난번 읽은 '고슴도치의 우아함'을 토대로 이 작가의 처녀작인 이 자그마한 요리 소설이 만만치는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맛'의 철학을 탐유하고 싶었다.

과연, 현란하고 사색적이다. 그럼에도 그러한 현란함과 사색이 진정한 맛스러움의 완결은 아니라고 못 박는다. 책 속 주인공인 요리비평가가 죽음에 다가갈 때 가장 그리워하던 맛은, 시골 노동자들과 함께 했던 소박한 식탁, 요리에 어우러지던 평화로운 잡담, 그 자체였다고 말이다.

그러니 우리는, 결국 맛을 내기 위한 맛에 만족하지 못하는, 끝없는 욕망의 노예일 밖에. 모든 것이 어우러져야만 한다. 그리고 그 짧은 순간의 행복감은 그 어떤 사람과의 교감보다 더 특별하다는 착각을 불러 일으킬지도 모른다. 주의하라, 식도락들이여, 당신들은 가끔 그 맛 하나 때문에 일생을 낭비했다고 생각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누가 당신들을 말리리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겠지. :) 그리고 나는 식도락들 주변에 있는 것이 좋다. 때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안해도 되니까.

사족: 데뷔작이라는 편견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확실히 '고슴도치의 우아함'에 비해 어설프고 짜임새가 없다. 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겠으나 유연하게 표현이 되지 않아 읽는 내가 안타까운 기분이 든다고 할까. 그럼에도 이미 이 책에서 나중에 발현될 매력은 충분히 잠재하고 있다. 앞으로도 건필하시길. 현재는 일본에서 책을 쓰려고 한다는 인터뷰를 읽었다. 부디, 사이비 종교인 같은 냄새가 나진 않기를 (왠지 그런 우려가 드는 건 내가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하기 때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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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i 2008-04-21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메뉴선택기능과 가게위치 네비게이션이 탑재된 식도락들이랑 밥먹는거 좋아요. ^^
나이먹으니까 이걸로 그냥저냥 한끼 때웠다, 이런 식이 잘 안되고, 때되면 뭐든 꼭 맛있는거 먹구 싶구 그래요. 덕분에 늘어만 가는 몸무게는 나잇살이다 하고 포기하구요. ㅋ

치니 2008-04-21 09:02   좋아요 0 | URL
예 , 시켜주는대로 먹고 맛있다 맛있다만 해주면 되니까 좋기는 한데, 어디 멀리까지 맛집 찾아 삼만리 이런건 좀 귀찮구.
전 아직도 (마하연님보다 더한 나이에!) 그냥저냥 한끼 떼우기, 잘해요.
맛있는게 꼭 먹고 싶다고 생각이 드는 날은 좀 한가한 날. ^-^
마하연님을 연상하면 왠지 빼빼일거 같은데, 아닌가, 나잇살 이야기 하시니 살짝 궁금.

rainy 2008-04-21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고슴도치' 짬짬이 읽고 있어^^

마하연님~ 반가워요^^
나잇살이라고 하시는 분들은 꼭 엄청 날씬하시더이다.
그나마 나이가 들면서 표도 안나게 약간 그럴 뿐이더라는.
원래 튼실한 사람들은 나이탓도 안(못) 한다는 ㅠㅠ .




치니 2008-04-21 13:51   좋아요 0 | URL
고슴도치에 대한 언니의 감상이 궁금하오. 으흐.

네꼬 2008-04-21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식당에 가서 주방장을 장악하여 최상의 부위로 만든 음식을 단독으로 받기 위해 아빠가 치밀하게 준비하는 지략"

오오! 존경존경! (쿠궁. 무릎 꿇는 소리예요)

치니 2008-04-22 08:49   좋아요 0 | URL
네꼬님, 존경할만한 지략은 아니랍니다.-_ㅠ 그 방법들을 여기 적기엔 아버지의 프라이버시가...
사실 어렸을 때는 그런 아빠의 지략이 너무 속물스럽다고 생각했어요.

mooni 2008-04-22 0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니님, 저도 반가워요~~ >.< (책은 안 본 주제에, 치니님 잠든 틈새를 타서 댓글란을 자유게시판화...헤헤) 저요, 지난 이년간 이틀에 한번은 맥주두캔 먹고 자기 운동을 실시한 결과 두리뭉실, 후덕한 몸매에 오덕후가 되어버렸다는...OTL 슬픈 사연이 있는 여자랍니다. ㅠ.ㅠ

흠. 근데, 치니님 미인이신거야 사진봐서 알지만, 전에 모블로거한테 레이니님도 미인이시라고 들은 적 있는데요? 튼실하니 뭐니 하시면서 아닌척 하셔도...-_-+

치니 2008-04-22 08:51   좋아요 0 | URL
03:21 분명 제가 쿨쿨 자던 시각이군요. 이런 자유게시판화 , 좋아요!
이거 아무래도 마하연님 몸매 확인을 위해 사진 요청을...
레이니님, 크크 미인이에요.

rainy 2008-04-22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하연님~
그 모블러거좀 소개시켜주세요(덥썩).
저에겐 지금 너이쁘다, 너잘했다, 그런 사람이 무지 필요하거든요^^
마하연님은 맥주먹고 잠들기 운동을 해서라도 살을 찌울 필요가 있을만큼
날씬했던거죠? 그랬던 거에요 ㅠㅠ

(똑떨어지는 리뷰 아래서 노는 맛이 꼭 땡땡이치는 기분이에요 ^^;;)

치니 2008-04-22 08:52   좋아요 0 | URL
07:11 -0-;; 일찍 일어나서 알라딘을 한 것인가, 밤을 꼴딱 샌 것인가.
전자이길 바라오.

rainy 2008-04-22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안 켤수 있는 불은 모조리 다 켜두고, 컴퓨터까지 켜두고
지연이 재우면서 11시부터 잠들어서 세상 모르고 잤다네.
아침에 일어나 컴 끄기 전에 살짝 댓글을 다는 센스. 덕분에 지각 ㅎㅎ

치니 2008-04-23 00:29   좋아요 0 | URL
전기세가 많이 나오는 이유, 이런 거였군! ㅋㅋ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로또를 사거나 주식을 하거나 우연한 운으로 대박 나는 상상을 해 본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항상 '내일 일은 알 수 없다'고 생각하며 살고는 있다. 인생은 그런 면에서 늘 도박이며, 늘 퀴즈쇼이다. 평소 이렇게 생각하고 앉았으니, 이 소설의 전면을 흐르는 긴박감에 덩달아 긴장이 되질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개 사람들의 운명이 정말로 무조건 예측 불가냐 하면 그렇지만도 않다는게 또, 약자에게는 억울한 노릇이다. 누구에게서 태어나 어떤 유년을 보내냐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는 편인 것이 주변에서 보여지는 사실 아닌가. 여기 이 파란만장 운명의 주인공이신 람 모하마드 토머스 씨처럼 말이다.

토머스씨가 갓 태어나자마자 버려져 고아로 자라면서, 가난과 핍박과 위험천만 모진 일들을 견뎌내고 결국은 퀴즈쇼에서 우승하여 사랑과 돈과 명성을 한꺼번에 얻는다는 간단한 스토리이지만, 퀴즈쇼에서 주어지는 단계별 금액에 따라 에피소드를 하나씩 얹어놓는 구성으로 그 스토리의 개연성과 감칠맛을 얻는데에 성공하고 있는데도, 어쩐지 나는 자꾸 가독력 만점인 이 책을 읽으면서 거꾸로 '이래서 위대한 문학작품이 되기란 쉽지가 않은거야, 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가 뭘까 잠시 생각해보니, 토머스씨의 모든 행동들이 그의 유난히 힘들었던 유년 시절 이외에는 어떤 근거로 나왔는지 좀 애매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 캐릭터에 파고들기 보다는 스토리에 인물을 주입 시키는 소설이다.

조만간 영화로도 나올 거라는데, 아 그래 시나리오로는 이런 소설이 참 제 격이다. 게다가 이런 저런 이유로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고 있는 인도의 다양한 문화 - 최고급부터 최하급까지 - 를 전세계에 알릴만한 소스도 많고 액션 씬과 러브 씬도 굳이 고심할 필요 없이 이미 다 포진되어 있으니, 이 소설은 처음부터 영화를 염두에 두고 씌여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마지막 반전 마저도 놀라움을 준다기보다는 헐리웃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데가 있다)

인도 사람들은 모두 사기꾼, 인도 사람들은 모두 명상과 철학에 일가견이 있음, 인도 사람들은 모두 더러워, 인도 사람들은 모두 협잡꾼, 인도는 알고보면 아름다운 나라야, 이런 단정적인 말들에 현혹 되기에는, 나는 좀 늙었다. 그저 인도나 한국이나 사람마다 다 다르지 뭘, 다만 인도의 자연,정치,종교,경제가 우리와 좀 다를 뿐이야, 인도 사람이 아니라. 이 정도로 생각하고 말기 때문에.

인도는 둘째 치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이 더 문제다. 다시 새마을운동도 해야 할 것 같고, 다시 잘살아보세를 해야 할 것 같고, 다시 문화는 다 죽고 돈만 중요한 시대로 퇴행하는 것 같아서 많이 울적하다. 나같은 사람도 이러는데, 어떤 분들은 복장 터져서 죽을 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든다.

휴. 봄날은 왜 봄날이냐, 찬란한 것이 하나도 없구먼.

(책 리뷰의 끝이 어찌하다 이리 빠졌을고. 허허 참, 정치라면 눈,귀,입 다 닫아버리는 나에게도 이런 심상이 가득한 때가 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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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08-04-11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춘래불사춘이라더니, 요즘 울적해 하시는 분들이 유독 많군요.
버뜨, 어차피 한국도 사람 사는 곳 아니겠습니까. 한 사회가 부러질 때까지 마냥 휘어질 수는 없으니, 언젠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는 날이 오겠죠.

치니 2008-04-11 15:53   좋아요 0 | URL
TurnLeft님, 휘어진다고 하니까 갑자기 방향 감각이 떠오르면서 슬며시 왜 닉네임을 왼쪽으로 돌려라(맞나? ㅎㅎ)로 지으셨을까 궁금해집니다.
안그러려고 해도 불안해서 그런가봐요.
이렇게 살다 죽나 싶어서...^-^;;
참 한국에 오셔서 재미나게 보내고 계시는지요. 오랜만에 오신 한국에 대한 감상을 기대해봅니다.

2008-04-11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1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1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2 0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토니 2008-04-16 0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백하건대 예전에 돼지 꿈 한번 거하게 꾸고 복권 몇 장 샀더랬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미친 듯이 긁었지만 꽝!꽝!꽝! 당첨되면 뭘 할까라는 구체적인 생각을 하지는 않았지만 순간 배신감같은 거칠고 딱딱한 것이 가슴을 꽉 채우더라고요. 학창시절 보물찾기 한번 제대로 못해본 니가 무슨... 이러면서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기분은 진짜 별로였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런 거 안 한답니다. 돼지 우리에 빠져 수십 마리 돼지가 달려드는 꿈을 꿔도요. (저에게 돼지꿈은 개꿈입니다용~)

세상살이 팍팍하지만 그래도 세상은 여전히 아름다운 곳이라 믿습니다. ^^ 머리쓰기 싫은 요즘 저에겐 이런 책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시간 내어 한번 읽어 보려 합니다...

치니 2008-04-15 18:00   좋아요 0 | URL
하하, 언제나 잔잔한 웃음 주시는 토니양.
저도 그랬어요, 남들은 잘도 찾는 보물찾기, 한번도 못 찾았고 찾기도 귀찮아서 그냥 어슬렁 대다 말곤 했어요.
로또두 그래요, 그냥 사는 것도 아니고 무슨 숫자를 적어야되고, 게다가 주말에 찾아서 그 번호가 맞나 봐야 하고...결국 분명 실망할테고. 그래서 안하죠. 하지만 돼지꿈을 꾼다면...아마도 흔들릴거에요. ㅋㅋ

2008-04-15 2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6 09: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6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4-16 15: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aire 2008-04-18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역시, 이 책은 그냥 건너뛰어야겠어요.
치니 님은 이렇게 늘, 읽을 책과 읽지 말 책을 잘 골라주신다니까요.^^

치니 2008-04-18 11:05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사실 중고로 구입했어요. 새 돈 주고 사기엔 미심쩍어서.
그냥 저냥 어디서 구해지면 심심할 때 읽기에는 좋습니다. (미안해라 작가에게는...ㅋㅋ)
 
쓸쓸함의 주파수
오츠 이치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솔직히, 네 개의 작품이 참으로 일관성이 없구나 라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마지막 작가 후기를 읽기 전까지의 심정이 그랬었다.

게다가 중간에 나오는 미스터리물은, 정말 화들짝 하게 만드는 데가 있었다. 맨 앞에 나오는 '미래 예보'가 살짝 미신적이긴 하지만 말랑한 멜로물을 표방하는 거 같아서 계속 그런 느낌으로 갈 줄 알았는데 난데없이 귀신 이야기라니. 그것도 살해 사건이 연루된... 자정이 다 되어가는 시각에 그 부분을 읽고 있었던 내게는 정말 쥐약. 순간적으로 책을 내팽개쳐 버리고 싶은 심정인데 뒤가 궁금해 안 읽을 수도 없으니, 주먹이 다 불끈 쥐어지더라.

그러다가 작가 후기를 읽었을 때 , 픽 하고 웃고 말았다.

멜로에서 미스터리까지 한 작품집에 다 들어가 있었던 이유가 귀엽다고 해야 할까. 사실 귀여운 건 너무 좋게 봐주는 거고, 지나치게 솔직하다고 해야 할까 뭐 그런 황당한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어쩌다가 누군가에게 말랑한 멜로물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프리터로써 좋은 알바 감이다 싶어 덥석 수락을 했다가, 막상 마감이 닥쳐오자 옆에 깡통캔이라도 있었다면 손목을 그어버리고 싶을만큼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러자 글이 써지더라는 것이다.

그래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말아야지 하고 있는데, 이번엔 여름밤 등골이 서늘한 무서운 이야기를 써주세요, 하고 청탁을 받고는 또 그 전의 일을 잊고 수락해버리고 같은 과정을 겪었다는...

아닌게 아니라,  그런 목적에서 벗어나 썼다는 '손을 잡은 도둑'이나 '잃어버린 이야기'는 훨씬 짜임새 있고 나름 독특한 내용의 단편이다.

그래도 그렇지, 작가란 모름지기 자신만의 아우라를 발해야 하고 일반인들과는 다른 무엇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나에겐, 에이 시시하다. 다시 이 작가의 책을 읽게 될 지는, 그래서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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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다예요 2008-04-11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ZOO 를 읽었던 사람들에겐 이 작품이 좀 시시한 모양이에요.
깡통 캔으로 손목을 그어 버리고 싶은 압박, 은 조금 이해가 되네요. 거기까지 이르러야 뭔가 할 수 있다는 말도.

치니 2008-04-11 08:41   좋아요 0 | URL
어? 분명 '를'앞의 단어가 짤린거죠? 그 책이 무언지 궁금해요.
작가에게 글이란, 어느날 갑자기 모티브가 떠올라 줄줄 쓰여질 때도 있겠지만 부단한 연습으로 고심해서 쓰게 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 작가, 솔직한게 병적인지, 자긴 돈 벌기 위해 좀 썼을 뿐이다, 라는 조로 심심하게 말해요.
겸손이겠죠, 그게 전부는 아니고. ^-^

치니 2008-04-11 10:32   좋아요 0 | URL
Zoo 였군요, ^-^ 그럼 또 Zoo를 읽어볼까 싶은 마음이 드네요.
 
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독자들도 거의 비슷했겠지만, 나 역시 이 책을 구하게 된 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영화 때문이었다. 영화는 건조한 내 눈에 물기를, 가슴엔 아련함을 아로 새겨 놓았었고, 영화 속 조제가 사강의 어떤 책을 매일이고 읽어대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그 어떤 책이 이 책인 줄은 진즉 알았지만, 잘 구해지지 않더니, 영화의 힘을 빌어 책은 절판이었다가 다시 부활한 모양이다.

아주 어렸을 때로 기억하는데, 가장 먼저 읽은 연애소설이 '슬픔이여 안녕'이었던 것을 보면 아무튼 사강은 무척 대중적으로 이르게 성공을 거둔 작가임엔 틀림이 없다.

책은 1시간 반만에 다 읽혔다.

조제와 조제의 애인, 조제와 글을 쓰는 유부남, 유부남과 연극하는 여자, 연극하는 여자를 사랑하는 유부남, 연극하는 여자를 사랑하는 젊은 청년, 유부남의 부인과 젊은 청년 등의 엇갈리는 연애 이야기다.

섬세하게 내면을 그리고 있다고 표지에서 이야기하는데, 무엇이 섬세한 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연애 이야기를 자기 경험에 비추어 줄줄 쓰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 뿐. 사랑한다, 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오는 책이지만, 사랑 이야기라기보단 연애질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하다.

하기사, 연애라는 것이, 먼지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그것의 소모성과 그것의 추잡함, 그것의 유치함, 그것의 부조리함, 그것의 .., 모든 안 좋은 면들을 차치하고라도 재미있어 하며 또 하고 싶은 것이 연애 이던 시절. 이제는 오지 않을 거 같다. 그래서 사강의 책은 내게 이렇게도 지루한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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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다예요 2008-04-11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어떤 사랑이든 시간의 세례를 견뎌주는 사랑은 드문 거 같아요. 결국 비슷비슷하고 지루하고 시시해져요. 시간이 지나면. 그래서 또하고 또하고 그랬나봐요. 이 사랑은 괜찮을거야, 하면서.

치니 2008-04-11 08:44   좋아요 0 | URL
네 , 결국 연애란 그냥 열정이 아닌가, 생각 들어요.
연애를 잘 하는 사람은 그래서, 열정이 많은 사람인 거 같고.
사랑...은 아직도 모르겠어요, 많은 부분이 헷갈려요. ^-^;;

chaire 2008-04-11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강 책을 읽은 기억이 없어요. 제 사춘기 때 유행하던 작간데, 그래서 싫었거든요.
그러다 저도 조제와 호랑이 때문에, 대체 뭔 책이길래 싶어져서 이 책 읽고 싶다 했는데,
이렇게 다시 나왔군요. 저도 아마 읽고 나면 치니 님과 비슷한 감상일 테지만,
그래도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아, 조제가 보고 싶군요. 사강의 조제 말고, 그 지저분한
단발의 조제가.

치니 2008-04-11 10:30   좋아요 0 | URL
카이레님, 그쵸? 아무래도 영화에 그렇게 나오고나면 안 읽어보곤 못 배기겠는 맘이 들고 말죠?
아, 저도 조제가 보고싶어요. 요즘은 그런 영화가 어째 눈에 안 띄네요.
훗, 그런데 카이레님, 도도한 사춘기 소녀이셨군요, 예상대로.

누에 2008-04-11 17: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사강에 대해선 아리송해한답니다. 난 그냥 담담하던데.. 내가 너무 무덤덤한 인간인가 생각해보기도 하지만요.

치니 2008-04-11 17:49   좋아요 0 | URL
맞아요, '아리송하다'라는 표현이 정말 적절합니다.
(이렇게 제가 표현력이 떨어져서 남이 말하면 신나라 하고 ㅋㅋ 원래 그 말 하려고 저런 리뷰를 쓴거 같네요)
설마하니 누에님이 무덤덤하시려구요. 사강이 우리가 알 수 없이, 사강스러운데가 있는거에요, 분명. ㅎㅎ

mooni 2008-04-11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강이라고 하면 전 소설보다, 언젠가 마약때문에 재판받으면서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는 그 에피소드가 생각나요. 그야말로 프랑스, 그리고 여류작가, 란 느낌으로 등장하는 헐리웃 영화 클리셰같달까요. ㅎㅎ 사강의 작품들 정서도 그런 통속적인 느낌으로 섬세한 내면, 이라는 단어하고 어울리지 싶기도 하고요.
흠, 근데 그러고보니 저도 조제 호랑이 물고기 보구선, 오랜만에 사강책 하고 생각만하고는 정작 읽지 않고 패스했던 기억이.

치니 2008-04-12 09:13   좋아요 0 | URL
마하연님이닷! 그래도 의리 있게 알라딘 꾸준히 찾아주시는군요. 헤헤.
말씀을 듣고 사진을 떠올려 보니 정말 그러네요, 헐리웃 영화 클리셰.
그런데 완전히 '통속'이라고만 하기에는 애매한, 그 무엇이 또 있는 거 같기도 해요, 그래서 누에님 말대로 아리송...
단지, 소설보다 개인적인 스캔들이 더 유명한게 그녀로선 아쉬운 일이겠다 싶네요.
은근 영화 많이 보시는 마하연님도 조제 보셨구나. 요즘은 무슨 영화 보셨어요? 저쪽 동네에서 업데 해주세요 ~
 
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지음, 김관오 옮김 / 아르테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리뷰를 끄적이기 전에 바보 짓을 밥 먹듯이 하고 사는 덜렁이 치니씨에 대한 고백을 먼저 해야겠다. 다음은 2005년 어느날에 다이어리에 적었던 일기.

직장 동료 두 사람이 만났다. 한 사람이 인사했다. "별일 없나?" 그러자 나머지 한 사람이 이렇게 대꾸한다. "꼭 무슨 일이 있기를 바라는 말투로군."
두 친구가 만났다. 한 친구가 말했다.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아." 그러자 다른 친구가 비아냥거린다. "언제는 좋았어?" (중략)
아무런 악의도 없고 지극히 평범한 질문을 했다가 상대방이 질문을 심각하게 오해하는 바람에 황당해질 때가 있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고슴도치"들이다. -본문 14p 중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가시를 잔뜩 세우고 공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고슴도치들은 경계선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다. 더 이상 경계선을 존중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떤 손해를 볼지는 생각도 하지 않고 경계선을 넘어 버리는 것이다. 이럴 때 첫 번째 원칙은 "자기 자신을 위한 안전지대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상대방을 돌보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보살피라는 것이다. - 본문 139p 중에서

 

<고슴도치 길들이기> - 이름트라우트 타르

 

이 책을 사서 읽을 생각은 없다.

다만, 안전지대 확보. 이것을 기억하기로.

고슴도치라는 단어 하나 때문에 2005년부터 얼마전 이 책을 구입할 때 까지 나는 이 책을 실용서 혹은 처세술에 관한 책인 줄 알고 있었던 것이다!(실제 내가 읽은 이 책은 오히려 고슴도치에 대해 정반대의 호감을 갖고 있는데도) -_ㅠ

예의 실용서인 줄로만 알고 중고로 구입한 이 책이, 급기야는 막판에 훌쩍 훌쩍 눈물까지 맺히게 감동의 도가니 , 공감의 파노라마로 읽힐 줄이야. 세상은 이런 식이다, 항상. 또 아는가, 2007년에 우리나라에 소개된 이 책을 그때 당장 읽었더라면, 지금의 내 삶이 쪼금이나마 바뀌어 있을지. 하지만 나에게는 '완소'가 된 이 책이 저런 터무니 없는 오해를 한 독자인 내게도, 결국은 운명처럼 다가온다, 조금 늦었을 뿐.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급은 주로 돈의 유무에 따라 나뉜다. 그런데 자본주의이자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다고 믿는 많은 우리들은 부의 척도로 계급을 나누는 것에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경계하지만, 슬프게도 현실이 이미 그렇다는 것을 찰나의 순간에 느낄 수 밖에 없기도 하다.

이 책은 그런 계급의식에서 출발했음을 서두에 알리고 시작하는 책이다. 즉,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직업, 외모, 학력, 성장배경, 등등을 제외하고 진정한 그 사람의 소위 '급'을 알아주려는 사람들은 없다,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거다.

그러므로 나는 이 책에서 가끔 거슬리기도 하는 부자는 상위 그룹, 가난한 자는 하위 그룹이라는 철저한 이분법을 일단 그냥 덮어주기로 한다. 왜냐하면 내가 최근 몇년 동안에 읽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게 된 거의 유일한 소설이기 때문에.

거슬리는 것은 또 있다. 작가의 <한국 독자에게 쓰는 편지>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는 아시아에 대한 - 소설 자체에서 보면 일본으로 국한되는 것 같지만 - 밑도 끝도 없는 경도에 아시아인으로써 공정하게 고개를 끄덕여 줄 수 만은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 책이 소설이라고, 그러니까 완벽한 픽션이라고 믿는다면 모를까, 작가의 평소 사상이 철학으로 배수진을 깔고 그 위에 소설이라는 형식을 입힌 것이라면, 어설픈데도 확신하고 있는 그 사상에 대해 조금은 반대 의견을 내놓을 수도 있다는 거다.

그래도!

르네와 팔로마는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들이다. 도입부부터 르네는 나를 매혹시켰다. 그녀는 한낱 수위 일을 하면서 사실은 매우 박식한 자신을 두고, "메뉴를 몰두해서 읽은 다음 배가 부르다고 믿는 한 늙은 미친 여자"같다고 자신을 표현하는 겸손한 지성인이되, 그것을 드러냈을 때 가차없이 행해지는 돌팔매를 감당하기엔 너무 여려 차라리 철저한 가면을 만들어내는 인물.

팔로마는 세상의 부조리와 교육의 사기, 사랑, 우정, 예술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천재 소녀로 언제나 자살과 방화를 꿈 꾸지만 자신과 다른 범인들에게 애처로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예리하고도 착한 아가씨.

그리고 이 둘의 최대공통분모인 '아름다움'에 대한 열정적인 추구. 진정한 아름다움이야말로 세상과 등지고 지낼 수 밖에 없는 이들에겐 그나마 산소호흡기의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안다, 자신들 뿐 아니라 그 진정한 아름다움을 못 알아보는 많은 이들에게조차, 그것은 보이지 않는 산소호흡기이며 인간임이 수치스럽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함이란 것을.

아,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와삭 베어물고 단물을 쪽쪽 빨고 싶은 흥미진진한 책인데도, 완전 몰입 죽죽 진도 나가기를 포기해야 하는 문제.

내 철학 지식이 너무나도 짧은 지라, 이 책에서 철학 사상을 빗대어 꾸려가는 이야기는 몇번을 슬로우리딩 해도 어렵기만 하니, 무식이 창피하고 경박함이 창피하긴 한데, 노력해도 안되는 부분은 눈물을 머금고 '공부하고 다시 읽자'라고 생각하고 말아야 했던 것이다.

혹자는 이 책을 두고 고슴도치의 우아함이라기보다는 지식인의 잘난 척, 그러니까 소위 스노비즘이 빚어낸 엉뚱한 소설로 치부할 수도 있겠다만, 여보세요 그건 진실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 당신은 '지식인'과 '지성인'의 차이를 간과한 것일 지 모르니 다시 마음을 열고 이들을 봐야만 한다. 진실은, (심호흡) 세상에는 정말로 이 책에 나오는 우아한 고슴도치가 있다는 거다. 어떻게 아느냐고? 그냥 안다. 어떻게 그냥 알게 되었나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알겠어서, 나 같은 부류는 이 우아한 고슴도치들을 미워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 실은 존경하기도 하고 주제넘은 연민을 갖기도 한다. 그러니 고슴도치들이여, 너무 고독해하지 말기를. 당신들이 있어 세상은 그나마 살 만한 걸지도 모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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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의동화 2008-04-06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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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08-04-07 08:22   좋아요 0 | URL
주관적인 감상이 듬뿍 들어간 리뷰라, 불륜의 동화님도 좋아하시려나 살짝 걱정이 되기도. ^-^;;

웽스북스 2008-04-07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저는 이 책을 칙릿으로 오해하고 있었어요- ;;;
어쩐지 작가와 책에게 미안해지는 순간 ㅜㅜ

치니 2008-04-07 08:23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흑 무식한 치니, 칙릿이 뭔지 몰라요. 알려주세요 ~
(아이고 공부할 건 정말 많고나)

웽스북스 2008-04-07 12:20   좋아요 0 | URL
아, 20대 여성 타겟의 좀 가벼운 소설같은 책들이요
쇼퍼홀릭이나 악마는프라다를 입는다 같은 책들이요
언제부턴가 하나의 트렌드로 칙릿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더라고요~

치니 2008-04-07 14:55   좋아요 0 | URL
아 ~ 그렇군요. 흑 웬디양님과 세대 차이를 느끼는 순간입니다.
솔직히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류는 별루 좋아하지 않는데...
그런 책들을 안 읽어봤으니 이 책이 그런 류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어요.

nada 2008-04-07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르네의 저 한 마디만으로도 매력 만점 인물 같아요.
그나저나 첫 인상만으로 영원히 진가를 알지 못하고 지나가버리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은 비단 책에 대한 것만은 아닌 거 같아요.
시간도, 열정도 점점 부족해져만 가요..

치니 2008-04-07 15:00   좋아요 0 | URL
네 , 르네와 팔로마 양쪽의 일기가 교차되어 있는 소위 철학 꽁트입니다.
꽃양배추님은 저보다 훨씬 높은 이해력으로 읽으실텐데...
저는 철학 지식 기반이 없어서 좀 애를 먹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시간도 더 만들어야겠다 (문화 활동에 할애할), 열정은 당연히 불끈 솟아오르는걸 느꼈답니다. :)

누에 2008-04-11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치니님은 보드라운 가시를 가진 고슴도치 같군요. ㅎㅎ

치니 2008-04-11 17:45   좋아요 0 | URL
보드랍다기보다는 우유부단한 편인 거죠.
뭘 알아야 제 주장을 펼 거 아니겠습니까. 흑.

누에 2008-04-11 18:47   좋아요 0 | URL
겸손하신거죠^^;

chaire 2008-04-18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너무 늦게 읽은 너무 강력한 리뷰군요! 저도 보관함에..
사실 이 소설, 좋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지만, 어딘가 미심쩍은 데가 있었거든요.
더군다나 지난번에 티비에서 보니 작가가 무척 미인이어서 ... ㅋㅋ
하지만 늘 그렇듯 치니 님의 진짜 감동 버무린 리뷰를 읽자니 땡기는군요.
제가 좋아하는 줌파 라히리의 첫 소설집에도 수위 할머니 얘기가 나오는데
왠지 그 생각도 나고 재밌을 거 같아요. 하여간 일단은 보관함에..

치니 2008-04-18 11:03   좋아요 0 | URL
카이레님이 좋아하실 지, 흥 너무 잘난척이잖아, 이러실 지 못내 궁금해요.
지금 이 작가의 또 다른 책 <맛>을 곁에 두고 있는데, 이걸 읽어봐야 그녀의 진짜 능력을 좀 더 알 수 있을 거 같군요.
리뷰 꼭 써주셔야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