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다른 독자들도 거의 비슷했겠지만, 나 역시 이 책을 구하게 된 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영화 때문이었다. 영화는 건조한 내 눈에 물기를, 가슴엔 아련함을 아로 새겨 놓았었고, 영화 속 조제가 사강의 어떤 책을 매일이고 읽어대는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그 어떤 책이 이 책인 줄은 진즉 알았지만, 잘 구해지지 않더니, 영화의 힘을 빌어 책은 절판이었다가 다시 부활한 모양이다.
아주 어렸을 때로 기억하는데, 가장 먼저 읽은 연애소설이 '슬픔이여 안녕'이었던 것을 보면 아무튼 사강은 무척 대중적으로 이르게 성공을 거둔 작가임엔 틀림이 없다.
책은 1시간 반만에 다 읽혔다.
조제와 조제의 애인, 조제와 글을 쓰는 유부남, 유부남과 연극하는 여자, 연극하는 여자를 사랑하는 유부남, 연극하는 여자를 사랑하는 젊은 청년, 유부남의 부인과 젊은 청년 등의 엇갈리는 연애 이야기다.
섬세하게 내면을 그리고 있다고 표지에서 이야기하는데, 무엇이 섬세한 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연애 이야기를 자기 경험에 비추어 줄줄 쓰고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들 뿐. 사랑한다, 라는 말이 끊임없이 나오는 책이지만, 사랑 이야기라기보단 연애질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하다.
하기사, 연애라는 것이, 먼지처럼 가볍게 느껴지는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그것의 소모성과 그것의 추잡함, 그것의 유치함, 그것의 부조리함, 그것의 .., 모든 안 좋은 면들을 차치하고라도 재미있어 하며 또 하고 싶은 것이 연애 이던 시절. 이제는 오지 않을 거 같다. 그래서 사강의 책은 내게 이렇게도 지루한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