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책을 읽으면 이 책에 대해서 좀더 생각해본 다음 독후감을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책이 좋으니까 글도 잘 쓰고 싶다. 그러면 시작이 안 된다. 조금만 묵히기로 하고 다른 책을 읽는다. 그런데 이 책도 좋다. 좋은 책을 읽으면 이 책에 대해서....

 

어머 그러다 보니 그런 책이 여섯 권이나 되었네! 이러다 나는 망하는 걸까? 그럴 수는 없어서 일단 여기에 적어둔다. 모조리 독후감을 쓰겠다! 꼭 쓰겠다!

 

*

 

 

나의 특별한 동물 친구들

 

영국 날씨가 지겨워 그리스의 작은 섬으로 떠난 엄마와 네 남매. 동물에 푹 빠진 막내 제리가 그곳에서 보고 겪은 동물 일화와, 날마다 소동을 벌이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얼마나 재밌는지, 네꼬남이 TV를 보는 동안 나는 옆에서 이걸 읽었다. 폭풍 검색도 했다. 원서 표지도 다 찾아봤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결국 샀다.

 

 

책으로 가는 문

 

"아이들이 책에 몰두할 때는 어처구니 없는 자세를 취합니다. 한 가지 자세로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책을 읽고 있는 아이 모습을 그려 이 책 앞부분에 실어 놓았는데, 사실은 훨씬 더 굉장한 자세를 취하고 있을 겁니다."

 

 

 

 

 

 

 

문제아 보고서

 

일 때문에 읽었는데 깜짝 놀랐다. 남자 아이 둘의 밀당이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서 (멀미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캄캄한 버스 안 희미한 조명에 의지해서 읽어야만 했다. 다만 결말이 너무 가파른 느낌이었고(그러나 이건 좀더 생각해볼 일), 이런 말 하고 싶지 않지만 맞춤법 틀린 부분이 너무 많다. 그러나 재밌다 진짜! 아이들도 분명 좋아할 것이다.

 

 

세계와 만나는 그림책

 

이 책은 '관심 신간' 페이퍼에도 적었고, 이 페이퍼에 적고, 신간평가단 리뷰도 쓸 거니까 내 서재에 3번이나 올라온다. (두 번 올라온 책도 거의 없다) 그런데 요즘 본 신간 그림책 중 단연 눈에 띄는 데다 실제로 읽어 보니 정말이지 좋아서 이렇게 써두지 않을 수 없다.

 

 

*

 

 

요렇게 구분을 하는 건, 역시 또 너무나 좋은 책들에 대해서 숨고르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술사의 코끼리

생쥐 기사 데스페로

 

 

 

 

 

둘 다 케이트 디카밀로의 작품이다. 오래 전 읽은 <<내 친구 윈딕시>>는 따뜻한 동화다, 정도로 기억하고 있는데, 이번에 <<마술사의 코끼리>>를 읽고 깜짝 놀라서 <<생쥐 기사 데스페로>>도 읽어 보니 한 대 맞은 기분이다. 두 작품 모두, 아름답고 강렬하고 흥미로운 작품이다. 특히 <<마술사의 코끼리>>를 읽으면서는 그만 징징 엉엉 울고 말았다. 이 얘긴 다른 페이퍼로 꼭 쓰겠다. (그냥 쓰면 되지 뭘 다짐씩이나 하냐 -_-)

 

 

*

 

좋은 책들 얘기를 하다 보니 기분도 좋다. 게다가 아침엔 알라딘님이 이달의 리뷰 뽑아주셔서 알사탕도 받았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이런 사진도 올려 본다. (물론 연관성은 없어요.)

 

 

 

아침 일찍 도서관에 책 반납하고 또 빌려서 오는 길, 집 앞 가게에서 얼갈이를 한 단에 1950원으로 세일한다는 걸 보고는 냉큼 샀다. 집에 들어와 현관 거울을 보니, 마침 가방도 뭔가 있어 보이고 내가 어딘가 친환경적인 것 같고 왠지 좀 그런 것처럼 보이고 해서 찍어 두었다. (원래는 다리도 찍혔지만 편집.)

 

 

그래서 이런 걸 담갔다.

 

 

 

 

 

- 어머니께 들은 대로 절인 물을 잘 뺐는데도 왜 자꾸 모든 김치가 물김치가 되는지 알 수가 없네.

 

- 이 페이퍼는 뒤죽박죽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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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10-11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어어어엇 초흥분. 처음엔 네꼬님이 꽃다발 들고 있나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배추네!! 얼갈이 얼갈이 갈이갈이 얼갈이. 게다가 에코백이고 말야. 완전 짱멋져! 아 완전 사랑합니다 네꼬님. 네꼬님은 어쩜 사람이 이래요? 사랑을 막 불러일으켜요! ♡.♡

네꼬 2013-10-11 11:03   좋아요 0 | URL
나는 다락님의 하트를 받고 역시 흥분해서 그만 '댓글달기'를 누른다는 게 '삭제'를 누를 뻔했다오. ㅎㅎㅎ 갈이갈이 얼갈이 깔깔깔. 배추김치보다 얼갈이배추김치가 어쩐지 더 쉬워요. 너무 많다 싶으면 바로 무쳐서 먹어도 되니까... 아니아니 내가 김치 얘길 하려던 게 아니지. 헤헤. 사랑과 하트 감사합니다. 정중히 받고 뒤돌아 날뜀.

Mephistopheles 2013-10-11 13:22   좋아요 0 | URL
전 여기서...왠지 배추를 버터에 절이면??? 이란 생각이 문뜩 들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락방 2013-10-11 13:51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님, 정말 이러시기에욧!!!!!!!!!!!!!!!!!!!!! ㅡㅡ^

네꼬 2013-10-12 14:11   좋아요 0 | URL
메피님, 이상하게 또 삭제 누를 뻔했네요? ㅋㅋㅋ
일단 저는 느끼한 걸 좋아하고, 그러니 (다락님이 하신 거라면) 버터 냄새 나는 된장찌개도 (한 번은) 먹을 수 있다, 이렇게 말씀 드리는 바입니다요. ㅋㅋ

... 다락님 화이팅!

2013-10-11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0-11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3-10-11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굴도 궁금하고 다리도 궁금하고(ㅎㅎㅎㅎ) 막 궁금합니다. 네꼬님!!
저 얼갈이 김치에 밥넣고 슥슥 비벼 먹고 싶어요. 아고 침나와..ㅎ

네꼬 2013-10-11 11:06   좋아요 0 | URL
레와님이 궁금해하는 건 모두 공개하고 싶지 않아요.... 레와님을 잃고 싶지 않아요.... 진짜예요.... ㅠㅠ 얼갈이김치 + 고추장 + 매실액 + 참기름 + 깨 + 밥을 썩썩 비벼서 먹는 날들입니다요. 으하하.

잘잘라 2013-10-11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얼갈이 배추를 강원도 고랭지에서 얼었다 녹았다 하며 자란 배추를 일컫는 말로 알고 있는, 낼모레 쉬흔인 남자에게 얼갈이 배추란, ......(막상 설명하려니 저도 잘 모르겠기에) 차라리 어린 배추 정도로 이해하는게 좋겠다는 말을 하며 얼갈이배추된장국을 먹었습니다. 얼었다 녹았다 하며 자라다니 무슨 황태 말리기도 아니고 말이지요. ㅎㅎㅎ

네꼬 2013-10-12 14:14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 메리포핀스님, 얼었다 녹았다 황태라니 너무 웃겨요. 그렇지만 얼갈이배추김치를 어떻게 잘 해서 북엇국에 넣어도 맛있을 것 같군요. (이건 또 무슨 결론...) 저 메리포핀스님 100자 평 덕분에 갈등하던 "다시, 그림이다" 샀는데. 물론 땡스투도 하고요. (^^) 아직 못 읽었지만, 읽고 또 말씀 드릴게요. 미리 감사해요!

웽스북스 2013-10-11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코백에 얼갈이라니.....!!!!
뭔가 채식하는 여자같아요. ㅎㅎㅎㅎ

에코백 넘 귀엽당. 네꼬님 패션도 좋아. 힝힝.

네꼬 2013-10-12 14:16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 채식이란 말보다 웬디님의 ㅎㅎㅎㅎ가 왜 더 크게 보이는 걸까요? 왜죠? 채식이라... 하하하하하... 채식... 하하하하... (고기 반찬이 없으면 소시지라도 볶아 먹어야 한끼가 완성된다고 생각하는 여자의 웃음입니다.)

저 가방은 대림미술관 슈타이들 전시에서 산 거예요. 사실은 어깨 거는 부분이 너무 길고 천도 얇아서 좀 불편한데 예뻐서 참고 있어요. 나란 여자. -_-

BRINY 2013-10-11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주의' 그런 잡지에 실린 사진 같네요!

네꼬 2013-10-12 14:17   좋아요 0 | URL
그런 잡지에는 배추만 또는 가방만 실리는 건가요! 크하하. 사진의 편집된 부분은 저만 고이 간직하겠어요. 브라이니님. (^^)

마노아 2013-10-11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이 사진은 레옹에서 화분 들고 있는 마틸다를 연상시켜요. 막 안아주고 싶은 네꼬님! 맛보기로 보여준 책들도 눈 번쩍!하면서 봤어요. 이 페이퍼 조으다, 조으다~

네꼬 2013-10-12 14:18   좋아요 0 | URL
마틸다 화분..에 비해서 얼갈이 배추는 어딘가 좀 속 없는 느낌이지만, 대신 실속이 있으니까. 헤헤. 마노아님, "문제아 보고서" 읽어봐요. 엄청 재밌어요! 마노아님도 좋아할 것 같아요!

서니데이 2013-10-1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에서 따뜻한 느낌이 들어요, 저도 윗분처럼, 편집되지 않은 네꼬님이 궁금합니다. ^^ (다시 봐도 사진찍는 손이 예뻐요.)

네꼬 2013-10-12 14:20   좋아요 0 | URL
사진은 저희집 현관의 노란 센서 등과 아이폰의 "따뜻함" 필터의 합작입니다 :) 으음, 그리고 위에 썼다시피, 편집된 부분은 저만 간직.... (이상하게 눈물이 나네요?) 서니데이님, 저희 거대한 손을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책읽는여름 2013-10-11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배추를 든 아름다운 모습과... 언급된 모든 책을 따라 읽게 만들고 싶은 페이퍼 되겠습니당^^

네꼬 2013-10-12 14:21   좋아요 0 | URL
달콤한책2님 안녕하세요? 사진은 사실 좀 폼 잡는 거고 책도 겉핥기 소개이지만 덕분에 인사 나누게 되었으니 좋습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3-10-12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뜨거운 밥에 저 김치를 먹고 싶군요.냠냠냠...

네꼬 2013-10-15 17:22   좋아요 0 | URL
노이에자이트님 오래간만에 뵈어요! (저는 그렇게 먹고 있답니다. 크하하하핳)

moonnight 2013-10-13 0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너무 예뻐요!!! (근데 왜 다리를 편집하는 겁니까. 음흉한 목소리로;;) 책이 가득 든 예쁜 에코백과 얼갈이배추. 깜찍한 새댁 네꼬님>.< 말씀해주신 책들 다 읽고 싶어요! 네꼬님은 지름여신^^

네꼬 2013-10-15 17:24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안녕? 다리를 왜 편집했겠습니까? 네? 몰라서 물으십니까? (화난 목소리로) 쑥..쑥스러우니까 지름여신 말고 지름신으로 해주세요. (긁적긁적) 자자 우리 같이 지릅시다! 같이 망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