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직업이 그렇듯, 내가 하는 책 편집일에도 장단점이 있다. 대차대조표를 쓴다면 그래도 장점 쪽 점수가 더 높으니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하나의 어떤 강력한 단점 때문에 한번씩 직업적 위기를 겪는다. 그것은 바로
보도자료 쓰기.
* 보도자료 쓰기의 난관:
사기를 치면 안 된다._직업적 양심
좋은 말만 써야 된다._ 상품 홍보
말이 잘 되게 써야 된다. _끝까지 읽도록!
혹하게 써야 된다. _ 소개하고 싶도록!
틀린 문장이 없어야 된다. _신뢰를 위해
정해진 시간 안에 써야 된다. _ 책이 인쇄 제본되는 며칠 사이에
후회 없이 써야 된다. _책과 함께 오래도록 남으니까
그러면서도
글쓴이 이름을 감추어야 하고
따라서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울적한 오후. 심지어 토요일이구나!

맥주나 마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