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직업이 그렇듯, 내가 하는 책 편집일에도 장단점이 있다. 대차대조표를 쓴다면 그래도 장점 쪽 점수가 더 높으니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하나의 어떤 강력한 단점 때문에 한번씩 직업적 위기를 겪는다. 그것은 바로

 

 

 

보도자료 쓰기.

 

 

* 보도자료 쓰기의 난관:

 

사기를 치면 안 된다._직업적 양심

좋은 말만 써야 된다._ 상품 홍보  

말이 잘 되게 써야 된다. _끝까지 읽도록!

혹하게 써야 된다. _ 소개하고 싶도록!

틀린 문장이 없어야 된다. _신뢰를 위해

정해진 시간 안에 써야 된다. _ 책이 인쇄 제본되는 며칠 사이에

후회 없이 써야 된다. _책과 함께 오래도록 남으니까

 

그러면서도

글쓴이 이름을 감추어야 하고

따라서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울적한 오후. 심지어 토요일이구나!

 

 

 

맥주나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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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2-03-17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념하는 네꼬 님에게 위로를 드릴 말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데...궁금한 건 또 못참아서, ^-^;; 저 맥주잔 위에 덮은 왕관 같이 생긴 덮개의 정확한 용도는? 김 빠지지 말라고 씌우는 거에요? 디게 귀엽네요.

네꼬 2012-03-17 23:44   좋아요 0 | URL
이민자 치니님 안녕? 저 잔들은 선물 받았어요. 알라딘 *** 님께 (헤헤, 자랑자랑). 왕관은 일단은 장식용인데, 저기 마른 안주를 담으면 한 잔 마시는 동안 딱 먹기 좋아요. (저렇게 해 놓으면 김도 좀 덜 빠지겠죠? ^^) 제주도 갈 때 갖고 갈까요? (읭)

무스탕 2012-03-17 2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만큼 울적해요? 토요일이건만 아침 6시에 일어나서 6시 35분에 집을 나와서 하루종일 일하다 집에 들어오니 저녁 6시 10분이네요. 오자마자 세탁기 돌리고 밥 해 먹고.. ㅠㅠ
근데 더 울적한건 내일도 오늘이랑 출장 스케줄이 같다는거에요 ;ㅁ;
저런 맥주는 나눠 마십시다 :)

네꼬 2012-03-17 21:59   좋아요 0 | URL
으왕.... ㅠㅠ 저도 6시에 퇴근해 집에 와서 저녁 해 먹었어요. 이것저것 치우고 나니까 지금.. (보도자료 다 못 썼...ㅠㅠ) 으왕 내일도요 무스탕님? 제가 택배로 부칠게요 맥주. ㅠㅠ

moonnight 2012-03-17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잉어떡해 토닥토닥 ㅠㅠ
글쓴이 이름을 감추어야 한단게 젤슬퍼요ㅠㅠ 쪼그맣게 네꼬씨라고 써놓으심 안되나요? 아님 고양이발자국이라도-_-;

그나저나;;;
맥주잔 너무 귀여워요 저런 선물을 하시는 분이라니! 네꼬님께 딱 어울리는 깜찍한 선물을 할 줄 안다는건, 네꼬님에 대한 애정이 지극하시단 거겠죠. 부러워요>.<

저는 아사히 캔맥주 마시고 있어요 하이네켄 다떨어졌어요 흐엉-_ㅠ

네꼬 2012-03-18 00:01   좋아요 0 | URL
어휴 이제 한 단락 남았어요. (일요일엔 놀고 싶어서 지금 막 급하게 쓰는 중... 근데 급하게 안 돼요. ㅠㅠ 써져야 쓰지.) 문나잇님 말씀에 힘입어 가로로 '네꼬'란 글자 숨겨둘까요? ㅎㅎ (근데 '꼬'자 어려워요.)

전 맥스 깠어요. 방금.

LAYLA 2012-03-18 0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이 책 하나 내세요.
편집자의 일기!!!

네꼬 2012-03-18 00:49   좋아요 0 | URL
가짜로 쓰면 재미가 없고, 솔직히 쓰면 사표 내야 됩니다. -_-
(아아, 이제 네 문장 정도만 더 쓰면 될 것 같아요. ㅠㅠ)

하늘바람 2012-03-18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일할때 보도 자료를 디자인까지 해서 아주 심혈을 기울인적인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그런 것은 소용없고 기자를 직접 찾아가 내가 이책을 편집할때 이러이러한 면이 참 좋더라 이런 면을 강조했다라고 하니 그게 바로 기사화 되더라고요. 그래서 보도 자료 적는 것도 즐거웠던 때가 있었죠
하지만 정말 맘에 안드는 책이 있잖아요 말도 안되는
그럴때 님이 느끼시는 거 다 느끼고 마구 욕했죠 물론 속으로.
모든 게 다 이런 맘이 들거예요 아마 광고같은거나 홈쇼칭도.
언제나 멀리서 네꼬님 응원합니다.

네꼬 2012-03-19 13:25   좋아요 0 | URL
ㅎㅎ 보도자료 쓰기가 즐겁다니 ㅎㅎ

응원 고맙습니다. 오후 즐겁게 보내세요! (다 썼다!)

2012-03-19 1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3-19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12-03-19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짜로 쓰면 재미 없고 솔찍히 쓰면 사표 내야 한다니. 나도나도 동감이에요.

근데 보도 자료 정말 공들이기만 하고, 티는 안 나는 작업인듯. 인터넷 서점에 영원히 게시되는 글이기도 해서 또 공은 들여야 하고.

네꼬 2012-03-19 13:45   좋아요 0 | URL
응 맞아요. 인터넷 서점도 그렇고 홈페이지 그렇고 어쨌든 책 따라 다니는 거니까요. (어린이책은 이래저래 쓸모가 좀 더 있어요.) 공은 들고 읽는 사람은 정해져 있고. 그래도 다 썼다!

하늘바람 2012-03-20 01:14   좋아요 0 | URL
그래도 공들인건 표 안나는 것 같아도 공안들인건 정말 금방 표나요. 대강 형식적으로 한건 정말 표나서 보기도 싫잖아요
기자들은 아마 척보면 알걸요

paviana 2012-03-19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도 여산통신으로 보내시나요? ㅋㅋ
오늘은 맘 편히 점심 드셨겠네요.

전 일요일에 집앞 수퍼에서 하겐다스 초코 9,700원짜리를 8,200원으로 세일해서 사러 나갔는데 글쎄 세일이 끝났더라구요. 슬퍼서 돌아 오기 아쉬워서 맥주 코너를 갔더니 3,950원 하는 내사랑 Bernini가 5명 10,0000원 두둥...한꺼번에 5병 사려니 무거웠지만 기쁜 맘으로 데려와서 바로 한병 마셨어요.ㅎㅎ 전 잘 지내고 있어요.네꼬님이 와 주셔서 넘 좋네요.^^

네꼬 2012-03-19 16:30   좋아요 0 | URL
어머어어악! 파비님! 저야말로 넘 좋아요. 악악. (어떻게 아셨어요? @_@ ㅎㅎ)

저 지금 이 댓글 읽는데 입 안에 버니니가 돌아다니는 것 같아요. 퇴근하자마자 술 마셔야겠어요. (으왕 반가워요 파비님, 넘 좋아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