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도 교육이 필요하다면
최소희.이승화 지음 / 인품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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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도 교육이 필요할까?

미디어가 지배하고 있는 시대에도 독서가 필요할까?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독서의 방향은?

 

독서교육과 교육공학을 전공한 저자 최소희님과 독서교육과 문화콘텐츠학을 전공한 저자 이승화님께서 공동으로 독서와 교육, 독서교육, 미디어 리터러시(문해력)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다양한 문헌을 고찰하여 정리한 책이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책 읽는 내 자녀의 모습이 가장 흐뭇하게 보일게다. 더구나 읽고 싶은 책이 있다고 하면 당장이라도 구해 주거나 주문해 줄 것이다. 그만큼 대한민국 부모에게 독서는 최고의 교육 방법 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독서도 절차가 있다는 사실 아는가? 무작정 책을 읽는다고 책이 읽혀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알듯이 성장기에 있는 자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독서에 교육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자(최소희)는 책 서두에서 독서에 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독서와 독서교육을 비교하며 독자들에게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독서가 중요하듯 독서교육이 선행되어야 하는 이유말이다. 가정에서든 학교에서든 독서는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최근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독서의 중요성을 국정교과서인 국어책만 보더라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기존에는 학교에서 독서를 하기 위해서는 수업 외의 시간을 별도로 확보해야 했다. 하지만 개정된 교육과정에서는 떳떳하게 독서를 수업 시간 안으로 가져왔다. 학생들은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이나 학급에서 공통적으로 선정된 책을 수업 시간에 편한하게 읽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완비되었다.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주는 한 사례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더더욱 신경써야 할 것이 '독서교육' 이 아닐까 싶다. 원활한 독서를 위해 독서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저자(최소희)는 독서전략을 소개하면서 피력하고 있다. 교사 또는 독서지도사의 입장에서 독서 수업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독서 전략을 세우는 것은 필수적인 과정이다. 독서는 흐름에 따라 보통 세 단계로 구분된다. 독서 전, 독서 중, 독서 후 단계별로 어떤 전략을 세우느냐에 따라 참여한 학생들을 독서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느냐 여부가 결정된다고 본다.

 

저자(최소희)가 소개하는 다양한 독서 전략의 활용법을 만나보시라. 브레인스토밍(오스본 Osborn), 책 표지 탐색, KWL(올제 Olge) 전략, 마인드맵(토니 부잔 Tony Buzan), 만다라트(mandala+art), 한글 초성 퀴즈, 어휘 빙고게임, 가로세로 낱말퀴즈를 통해 수준별 독서 교육에 접근할 수 있으리라 본다. 적극적인 독서 교육법으로 독서토론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구성원들로 자발적으로 구성된 독서모임들이 들풀처럼 일어나고 있다고 하니 듣던 중에 반가운 소식이다. 

 

뿐만 아니라, 독서교육의 끝판왕은 독자들의 글쓰기다. 읽은 것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독자들의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줄 글쓰기부터 시작하여 감상이 담긴 독서감상문 쓰기, 책을 소개하고 알리는 서평 쓰기, 익명의 독자들을 향해 설득하는 글쓰기인 독서논술까지 독서를 통해 글쓰기로 확장되어야 진정한 독서교육이라고 저자들(최소희, 이승화)은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끝으로, 문화콘텐츠학을 전공한 저자 이승화님은 미디어 시대를 맞이하여 각종 미디어들이 독서의 적이 아니라 독서를 증진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역설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교육의 중요한 이유도 범람하는 미디어의 홍수 속에 분석하고 해석하며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독서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에게도 미디어라는 미끼를 통해 독서로 유입할 수 있음을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결국은 미디어를 통해 독서지도가 가능하다고 결론짓는다. 영화, 뉴스, 웹툰, 게임, 소셜, 개인방송까지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매체들이 독서를 위협하기는 하지만, 마냥 거부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독서의 동지요 친구로 끌어들이는 편이 효율적일 것이다. 요즘 태어난 아이들은 포노사피엔스라고 하지 않나! 미디어 세상 속에서 독서가 살아남기 위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다. <독서에도 교육이 필요하다면> 찬찬히 이 책을 일독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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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결정하는 유·초등 교육 - 세계 최고의 교육에서 배우는 맞춤형 지혜
최창욱.유민종.이승화 지음 / 러닝앤코(LEARNING&CO)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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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유수의 기업들은 자국의 유초등 교육에 거대한 자본금을 투자할까?

유초등교육의 질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키가 될 수 있을까?

다변화되고 있는 시대에 각 국가들의 유초등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교육전문가 세 분이 모여 위의 세 가지 질문에 조사 자료를 근거로 답변하고 있다. 각 국가별로 역사적 배경과 사회 문화적 맥락에 근거하여 국민성에 가장 잘 어울리는 교육정책들을 유초등 교육에 투입하고 있다. 세계 교육 강국들의 교육정책들을 분석하되 단순히 모양만 좋아보이는 정책들을 주먹구구식으로 갖다 붙이는 정책이 아니라 우리에게 가장 잘맞는 것들을 취사선택하여 적용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의해야 할 점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우리에게 적용했을 때 그다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을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우리의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동산 정책처럼 여론에 따라 순식간에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교육 정책만큼은 오랜 시간을 두고 숙고하며 꼼꼼히 수립해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교사의 수업 자율권이 세계 최고라고 하는 핀란드 교육 조차도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자살순위가 세계 1위였고 지금도 청소년의 자살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는 점을 고려해보건대 좋은 점만 생각하고 우리에게 적용했다간 반대급부에 직면할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학생의 행복을 최고의 화두로 꼽는 스웨덴도 학업성취도 하락으로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자유와 평등의 이념이 교육 속에 녹아져 있는 프랑스에서도 '평등 속의 불평등'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이유는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엘리트 교육이 강화되면서 교육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특정 사립대학교는 최근 대통령만 네 분을, 총리만 일곱 분을 배출해 냈다고 한다. SKY라고 불리우는 대한민국 명문대만 욕할 게 아닌 것 같다. 

 

흔히들 가정교육과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기반의 융합교육)의 모범사례로 이스라엘 교육과, 인문학교육과 다중언어교육의 모범사례로 미국 교육을, '착한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실천해 가는 일본식 교육 사례를 여러 채널을 통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체계적인 영국의 미디어교육과 소프트웨어교육, 마이스터 과정과 진로교육을 강조하는 독일 교육 등 세계 각국은 저마다 미래 사회를 주도하기 위해 유초등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토론교육, 독서교육, SW교육 등 다양하게 접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유행처럼 따라하기식 교육을 하고 있지 않나 싶다. 자고로 교육은 우리만의 철학과 신념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세계 최고의 기업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가 유치원 교육을 위해 약 1조가 넘는 재산을 기부한 사례나 이스라엘 글로벌 우주방산기업 록히드마틴이 과학유치원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유초등 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반증이라고 본다. 따라서, 우리의 교육도 유행따라 그냥 스쳐가는 교육이 아닌 국가와 기업 등이 전폭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교육이 되길 소망해 본다. 유치원 교육이 무상 교육이 안 되는 이유가 예산 때문이라고 한다. 예산보다 중요한 것이 국가의 미래인 '아이들'이 아닐까 싶다.

 

<인생을 결정하는 유초등교육>에서는 교육의 가장 기본이 되는 단계인 유초등 교육에 집중하는 일이 곧 국가경쟁력의 근원임을 강조하며 시대에 변화에 발맞춘 새로운 안목을 갖출 것을 요구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지 않았나. 기초기본교육인 유초등교육에 좀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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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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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돕기 위해 채산이 맞지 않는 인공심장판막을 만드는 <가우디 프로젝트>에 변두리 로켓 제작소 <쓰쿠다 제작소>가 도전한다. 이전에도 대형 로켓 발사 사업에 필수적인 부품을 납품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쓰쿠다 제작소>는 이번에도 라이벌 회사인 <사야마 제작소>의 비열한 술수와 공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신념하나로 손해를 감수하며 인공심장판막 제작에 성공한다. 인공심장판막 기술은 기계로 제작하기 보다 섬세한 수제작이 필요한 작업이다. 중소기업인 <쓰쿠다 제작소>의 피나는 노력을 <변두리 로켓 가우디 프로젝트>에서 만나보시라.

 

이 책에서 보이지 않는 경쟁이 펼쳐지는 의학계의 숨은 비밀과 강소 기업인 <쓰쿠다 제작소>를 이끄는 오너 쓰쿠다의 리더십을 꼼꼼히 살펴 볼 것을 권유한다.

 

첫째, 의학계에서 펼쳐지는 보이지 않는 경쟁 심리를 보자. 어느 조직이든 경쟁이 없는 곳은 없다고 하지만,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학계 집단에서도 권모술수가 펼쳐지고 있음을 저자는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의학계의 숨은 권력자 기후네 교수는 병원장을 노리며 돈이 되는 사업이면 눈독을 들이며 끌어오는데 명수다. 심지어 제자의 기술로 이뤄낸 성과도 자신의 이름으로 둔갑하여 세상밖으로 홍보하는데 도가 튼 사람으로 나온다. 시골 이름도 없는 무명의 대학으로 옮긴 젊은 의사 '이치무라'가 지닌 심장 수술 노하우도 어떻게든 자신의 수하로 만들어 볼까 호시탐탐 노리는 인물이 바로 '기후네' 교수다. 어찌됐든 이야기의 초반부는 '악'이 '선'을 이기는 듯한 모습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악'의 본성인 '탐욕' 이 드러나고 신문에 보도되면서 '기후네' 교수의 악한 전략이 온천하에 드러나게 되면서 '선' 이 '악'을 이긴다는 내용으로 결말이 난다.

 

"출세를 결과가 아닌 목적으로 삼는 인간은 정말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잊어 버리죠. 사람 목숨보다 눈앞의 성공을 우선하게 됩니다"

 

의학계에만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몸담고 있는 교육계도 그러지 말아야 할 일지만 보이지 않게 학생보다 출세에 눈이 멀어 학생을 자신의 성공의 도구로 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특히 교육감을 주민들에 의해 직접선거로 뽑게 되면서 교육감 당선에 기여한 이들이 대거 여러가지 명분으로 한 자리씩 차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교육자는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양심과 가르침에 대한 소명이다. 정직하지 않고 온갖 거짓과 변명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출세를 결과가 아닌 목적으로 삼는 인간이라고 저자는 주인공을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다.

 

둘째, <쓰쿠다 제작소>를 이끄는 오너 '쓰쿠다'의 리더십을 살펴보자. 권위적인 모습을 버리고 '권위'를 가지고 중소기업을 이끈다. 창업 신념을 돈으로 바꾸지 않는다. 인재를 알아보며, 떠나보내더라도 기꺼이 잘 되라고 응원한다. "지위란 시야이며 시점의 높이다" 지위와 입장에 따라 시각도 사고방식도 달라진다. 그게 조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등이라는 이유만으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 구성을 위해 지위를 깡그리 무시하고 모든 입장을 n분의 1로 취급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이 책의 한 글귀에 불과하지만 "지위란 시야이며 실점의 높이" 라는 날이 가슴에 와 닿는다.

 

끝으로,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기준점이 되는 질문을 꼽으라고 한다면 "왜 이 일을 하는가?"이다. 과정이 길고 힘들더라도 그 물의 답만 알고 있으면 해매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답은 단순명쾌해야 한다. 왜 교사는 가르침에 솔선수범해야 하는가? 그 답은 '학생성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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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도시 SG컬렉션 1
정명섭 지음 / Storehouse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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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작가의 신작이다. 이전에 정명섭 작가는  <남산골 두기자>, <미스 손탁>에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추리형식의 이야기를 전개한 바가 있다. <남산골 두기자>는 저작거리에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를 모아 사건의 진위를 밝혀내는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고, <미스 손탁>에서는 고종 황제의 헤이그 밀서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스토리 자체는 매우 탄탄하다. 최근 주남 마을 양민 학살사건과 광목간 양민 학살 사건을 다룬 <저수지의 아이들>을 통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과정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가 다가기 전에 또 다른 추리 소설인 <제3도시>를 출간했다. '제3도시' 란, 개성공단을 말한다. 개성공단을 배경으로 남측과 북측 공작원들이 벌이는 진실게임을 읽어보시는 재미를 누려보시길.

 

북측 노동자들은 개성 공단에서 일하는 것만으로 중상류층에 속한다고 한다. 특히 개성 신도시에서는 왠만한 특권을 북한의 북측 사람들이 독차지 하고 있어 개성 신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기회는 가족 중에 한 사람을 개성 공단에 취업 시키는 일이라고 한다. 물론 공짜가 없는 법. 개성 공단에 취업 시키는 조건으로 뇌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생필품이 귀한 곳인 북측에서는 개성 공단에서 몰래 빼내 오는 물건들이 날개 솟는 귀한 값으로 팔린다고 한다. 그렇다보니 개성 공단에 입주한 남측 기업에서 생산해 낸 각종 물건들이 재고량과 생산량이 잘 맞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단지 눈감아 주는 격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제3도시>의 모티브가 개성 공단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일련의 과정에 북측과 남측의 공작원들이 개입되고 있으며 서로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서로의 정보를 주고 받는 창구로 개성 공단을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정명섭 작가는 놓치지 않고 드라마틱하게 서술하고 있다. 

 

남측 기업의 법인장을 맡고 있는 유인태라는 주인공이 의문의 살해를 당한다.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본격적인 주인공들의 쫓고 쫓기는 탐정 활동들이 박진감 넘치게 전개된다. 누가 범인인지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함정을 여러 군데 설치해 놓은 작가의 기술이 돋보인다. 범인은 늘 마지막에 밝혀지는 법. 독자들도 아마 혀를 내두를 정도로 의외의 인물이 범인으로 밝혀지며 밝혀지는 과정이 논리적으로 아주 자세하게 주인공들의 대화를 통해 알려진다. 독자들이 탐정 소설을 즐겨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남과 북이 분단되어 보이지 않는 정보전이 전개되고 있음도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위장으로 탈북하여 비밀리 남측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측 공작원의 이야기, 개성 공단에 기업인으로 들어가 감쪽같이 북측과 남측의 정보를 이어주는 역할을 맡고 있는 남측 국가정보원의 이야기 등 실제와 같을 정도로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정명섭 작가의 신작 탐정 소설 <제3도시>를 강력히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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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 - 시민 혁명, 아테네 민주주의는 어떻게 제국주의의 길을 갔는가 : 민주 역사의 두 얼굴 민주주의 역사 시리즈 1
김대갑 지음 / 노느매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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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왔던 민주주의 상식을 뒤덮는 저자의 치밀한 민주주의 역사 기록 조사물이다. 우리가 늘 익숙하게 들어왔던 민주주의 상식이란 무엇인가?

 

1. 민주주의 역사는 서구-남성-백인을 중심으로 한 국가에서 시작되었다.

2. 링컨 미국 대통령은 노예를 해방 시킨 위대한 사람이었다.

3. 영국의 시민혁명, 미국의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은 민주주의 단초를 마련했다.

4. 민주주의는 부르주아가 만들었다. 

 

위 네 가지는 기존에 알고 왔던 민주주의 역사 상식이었다. 그런데 저자는 하나하나 진실과 거짓을 밝혀내고 있다. 

 

1. 민주주의 역사는 서구-남성-백인이 주를 이룬 유럽과 미국에서 시작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만이 민주주의를 위해 애쓴 것이 아니다. 비서구 지역인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이슬람 지역인 메소포타미아에서도, 북아메리카의 원래 주인인 인디언 지역에서 민주주의 역사가 비교적 빨리 시작되었으며 남성이 아닌 여성들의 적극적 저항으로 민주주의를 앞당겼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특히 여성들이 참정권을 쟁취하기까지 기나긴 세월이 소요되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대한민국은 1948년 국회의원총선거에서 여성들도 선거권을 가질 수 있었지만 스위스는 1970년대에 비로소 여성들이 참정권을 가질 수 있었다. 1918년에 참정권을 얻은 영국 여성들은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심지어 목숨을 내놓는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서프러제트 운동이 바로 영국의 여성 참정권 운동이다. 여성운동은 일제강점기 시절 우리 땅에서도 줄기차게 이어졌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역사 교과서에 소개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화림(조선의용대 대원, 백범의 비서), 박차정(조선의용대 대원), 남자현(여자 안중근, 조선 총독 암살 가담), 안경신(평안남도 도청 폭탄 투척), 김마리아(대한민국애국부인회 비밀결사) 등독립운동을 위해 애쓴 수 많은 여성들이 있었기에 해방 후 여성들도 참정권을 얻게 될 수 있었다. 

 

민주주의는 서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더욱 활성화 되었음을 역사에서 고찰할 수 있다. 성경에서도 등장하는 그발(비블로스)은 페니키아인들이 세운 도시 국가 중 하나였다. 그곳에서는 장로들과 지혜 있는 사람들의 회의체가 발달되어 있었고 아테네보다도 500년이나 앞섰다고 전해온다. 그리스인들에게 회의체 민주주의 문화를 소개한 것은 페니키아인들이었음을 알 수 있다. 페르시아의 키루스 왕(성경에세는 고레스 왕으로 잘 알려져 있다)은 '키루스 원통 비문'으로 유명하다. 키루스 원통 비문에는 인종 차별 금지부터 평등주의, 피정복민의 전통과 종교에 대한 존중, 노동권 보호 등 광범위한 민주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성경에서 키루스(고레스)왕은 노예 생활을 하고 있던 유대인들을 해방시켜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고 성전 건축을 허락하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과격한 단체로 인해 잘못 알려지고 있는 이슬람도 사실 민주주의 원칙이 철저히 지키기로 유명한 종교로 알려져 있다. 1970년대 아프카니스탄에서도 여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입을 정도였지만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뒤에는 온몸을 감싸는 부르카를 입어야만 했다.

 

2. 링컨 미국 대통령은 노예를 해방 시키기 위해 남북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연방 국가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위대한 미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부 지역이 독립해 나가는 것을 막아야 했다. 유명한 게티즈버그 연설의 '국민'에는 아쉽게도 '흑인'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결과는 노예 해방을 반대한 남부가 패배했기에 링컨에게는 위대한 찬사가 뒤덮혀 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잘 알듯이 미국은 원주민인 인디언들을 무차별 학살하고 그들의 땅을 빼앗아 만든 국가다. 민주주의 국가의 화신으로 미국을 말하지만 사실 인디언 사회로부터 배운 것이라는 점을 책에서 밝혀낸다. 인디언 사회는 사회 경제적으로 평등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평등도 실천하고 있었다고 한다. 재산 소유가 아니라 평판에 의해 권력이 인정되는 사회가 인디언 사회였다고 한다. 대표적인 인디언 민주주의 사례 중 하나가 '이로쿼이 연방' 이다. 다섯 개 부족이 연합을 이뤄 평화를 유지한 사례다. 지금도 미국에는 인디언 사회에서 유래된 말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시애틀(추장), 체로키(자동차), 다코타(자동차), 폰티악(자동차), 메타세쿼이아(체로키족 사람), 모하비(자동차), 치누크, 아파치, 코만치(헬리콥터), 푸에블로호(선박), 레드 클라우드(미 육군 2사단, 추장 이름), 클리블랜드(야구팀), OK(촉토족이 동의할 때 사용한 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디어의 향취가 남아 있다. 

 

3. 영국의 시민혁명, 미국의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은 반쪽짜리 혁명에 불과했다. 영국의 시민혁명 당시 시민군 크롬웰은 아일랜드로의 파병을 거부했던 수평파의 집회를 반란이라 규정하고 무력 진압을 감행했을 뿐만 아니라 수 많은 아일랜드 사람들을 무차별 학살하기도 했다.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민주주의를 학살한 경우다. 미국의 독립 혁명은 미국의 백인들이 인디언족을 몰살시키고 흑인 노예들에게 아무런 권리를 주지 않은 자신들의 성취에 도취되어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한 침략 행위임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민주주의는 힘을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힘없는 이들에게 자유와 평등을 주고 그들과 연대하여 제 몫을 찾아주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프랑스 혁명은 자유, 평등, 박애를 기치로 전제 군주정을 무너뜨렸지만 진정한 박애는 없었음을 단두대에 끌려간 올랭프 드 구즈의 죽음과 마리안느에서 대표적으로 볼 수 있다. 

 

4. 민주주의는 부르주아 뿐만 아니라 시민, 민중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3.1운동만 보더라도 확연하게 드러낸다. 민족대표 33인의 독립 선언서 낭독이 있었지만 그 뒤에 불길같이 타올랐던 노동자들과 농민, 여성, 학생들에 의해 전국 곳곳에서 민족 독립 운동의 도화선을 끌어냈다. 3.1운동의 영향으로 결국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세워진 것으로 보아도 민주주의의 시작은 양반이나 지식인층에서 주도한 것이 아님을 확연히 볼 수 있다. 

 

참고로 소말리아 해적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왜 그들이 해적질을 할 수 밖에 없는지 구조를 살펴보면 단순한 국제 범죄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오랜 내전으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소말리아는 주인 없는 땅처럼 취급되어 주변 국가들이 불법으로 폐기물을 소말리아 해역에 쏟아 붓고 있다. 심지어 핵폐기물까지 투기했다는 유엔 보고서도 있을 정도다. 그뿐인가. 전 세계의 어선들이 몰려들어 물고기를 남획까지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어선들도 예외일 수 없다. 2014년에는 유럽연합이 한국을 예비 불법 어획국으로 지정했다. 소말리아 해적이 목숨을 걸고 해적질을 하는 이유도 서구 여러 나라의 이기적인 행위들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에서는 민주주의 탄생 과정이 결코 민주적이지 않았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강조한다. 슬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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