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의 철학 여행 - 소설로 읽는 철학
잭 보언 지음, 하정임 옮김, 박이문 감수 / 다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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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빈곤한 시대를 살아간다. 그나마 인문학 열풍으로 철학을 향한 관심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어렵다', '이해하기 쉽지 않다', '고리타분하다', '형이상학적이다' 등과 같이 평범한 사람이 접근하기에는 난해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바쁘다', '생각할 여유가 없다', '고전 중의 고전이다' 등과 같이 꽤 공부한 사람들이나 뒤적거릴 책으로 생각한다.

 

철학을 왜 어렵게 생각할까? 수 많은 철학 사상가들의 이름도 생소할 뿐더러 그들이 말한 사상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언의 철학 여행>은 중고등학생들도 수업 시간에 함께 읽고 토론할 정도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고, 우리 생활과 밀접한 소재들을 다루고 있기에 누구나 소설처럼 읽을 수 있다. 어른으로 성장하는 시기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 볼 수 있는 철학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생소하게 여겨지는 동서양의 철학자들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사전식 설명이 친절하게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 청소년들이 다양한 철학자들을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그들의 주요한 철학 논리를 알아가는 기쁨도 맛볼 수 있다.

 

절대 성역처럼 여겨지던 과학과 종교의 영역도 스스로 사고하고 의문점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야기 속 주인공인 '이언'과 '노인', '아빠'와 '엄마'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사고의 깊이 뿐만 아니라 논리력, 토론의 기술도 자신도 모르게 습득할 수 있을 것이다. 철학은 '인간의 본질'을 알아가는 학문이다. 고전부터 현대에 이르까지 '인간의 본질'을 향한 질문은 끊임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청소년들도 스스로 자신이 어디로부터 왔는지? 나의 존재는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진학과 시험에 매몰되어 인간의 원초적인 질문을 회피하는 일들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시대 속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일임을 강조하고 있다.

 

철학을 실천하는 세 가지 방법(트리비움)으로 이지성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째, 철학서를 읽고 내용을 이해한다. 둘째, 철학자의 사고법을 도구 삼아 나의 논리를 만든다. 셋째, 내 생각을 글로 써 본다. 미국 싱귤래리티대학교는 철학을 교육의 핵심으로 삼고 실천한다고 한다. 철학 책을 읽고, 토론하고, 글을 쓰는 것을 핵심 교육과정으로 삼는다고 한다. <이언의 철학 여행>은 학교 수업 시간에 충분히 교재로 활용할 가치가 높다고 본다. 13가지의 주제는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충분히 읽고,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에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지게 해 준다. 더구나 부록편에는 독자들에게 더 깊은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질문거리들을 친절하게 담아 놓았다. 한 가지 주제씩 읽고 자녀들과도 나눠봄직 할 것 같다. 이제 주입식 교육으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갈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철학을 통해 사고력의 칼날을 갈아야 할 때다! 인공지능마저도 따라올 수 없는 비판적 사고력은 어렸을 때부터 철학을 통해 다져질 때 가능한 일이다!

 

학교 현장에 있는 교사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전통적인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존재였고 학생들은 훈련 받아야 할 존재였다. 반면 철학에 바탕을 둔 문제 제기식 교육은 교사와 학생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더불어' 존재하는 주체다. 앞으로 우리의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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