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그릇 -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이즈미 마사토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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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저자가 실제 경험한 사례를 가상의 현자(노인)와의 대담으로 독자들을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이다. 단순히 돈의 쓰임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조언을 늘어놓는 방식을 지양하고 이야기 속에 독자들이 돈의 본질과 돈을 다루는 능력을 깨달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메세지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 

 

"부자의 그릇, 돈의 가치를 보는 시선이다! " 

 

돈에 지배를 당하는 사람과 돈을 지배하는 사람의 차이는 돈을 바라보는 시선에 달려 있다. 저자의 경험에 의하면 돈에 지배 당하는 사람의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시야가 닫혀 있다. 돈에 쪼들리다보니 주변을 크게 볼 수 없는 것이다. 돈에 지배 당하는 사람은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돈을 두려워한다. 돈은 인생을 결정하는 한 가지 요소에 불과한데 마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한다는 점이다. 빚은 결코 나쁜 게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부채와 금리를 잘만 다루면 오히려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고 한다. 부자는 돈을 소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치감치 알고 있다. 돈은 순환한다. 돈에는 흐름이 있다. 은행이 자본금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돈을 빌려 더 높은 금리로 붙여 대출하는 방식으로 순이익을 얻듯이 돈은 쓰는 방법에 따라 사용 가치가 달라진다. 

 

돈을 지배하는 사람은 돈을 쓸 줄 안다. 나름 규칙에 따라 사용한다. 부자와 빈자를 나누는 능력은 가치를 분별하는 시선에 달려 있다. 이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다면 빚을 내어 쓸 만한 곳에 쓰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 부자의 돈 쓰는 법이다. 단, 대출받은 빚을 그릇된 방향으로 잘못 쓰거나 자기 자신을 과신한 체 과욕을 부리는 것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돈은 주의해서 다루지 않으면 인생을 엉망으로 만든다. 인간이 돈 때문에 다루는 실수 중 대부분은 잘못된 타이밍과 선택에서 비롯된다. 저자의 경험이기도 하지만 문어발식 가게 확장과 같은 일을 크게 벌이는 행위, 실수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 모습, 순간적인 기분에 휩쓸려 타인의 조언을 듣지 않으려는 속성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다. 돈은 신용이자 그 사람의 인격이다. 돈 보다 신용이 우선이고, 돈 보다 인격이 앞선다는 얘기다. 그 사람의 신용을 보고 은행에서 대출을 해 주는 것처럼. 그 사람의 인격을 보고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처럼 말이다. 

 

책의 제목인 <부자의 그릇>처럼 인간은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돈을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1억 밖에 사용한 경험이 없는 사람이 10억을 잘 다룬다는 보장은 없다. 사람에게는 각자 자신이 다룰 수 있는 돈의 크기가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릇을 넓히는 것은 하루 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돈을 다뤘던 경험이 축적되어야 하고, 돈의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 시선이 필요하며, 돈을 교양있게 쓸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독자들 모두 2021년은 돈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 돈을 지배하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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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별, 우주를 말하다 - 불가해한 우주의 실체, 인류의 열망에 대하여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지음, 유영미 옮김, 이희원 감수 / 갈매나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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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의 기초 상식부터 심화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해 내기에 충분한 책이다. 천문학의 여러 분야를 다뤘을 뿐만 아니라 책을 대하는 독자들이 자신만의 시선으로 별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별과 우주를 사색해야 하는 이유는 인간이란, 나란, 우주 속에서 얼마나 보잘것없는 작은 존재인가를 깊이 자각할 수 있으며 장구한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확대 속에서 내 자신 즉 자아의 위치를 찾아내는 분별력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십대, 별과 우주를 사색해야 하는 이유, 83쪽 인용)

 

우주의 이야기는 곧 인간의 이야기다!

 

별들마다 고유의 자신의 이야기가 있다. 인류는 수 천년 동안 하늘을 올려다 보며 살았다. 별 빛은 인류가 이야기를 지어낼 수 있도록, 기술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학적 사고의 기폭제이자 자극제가 되어 왔다. 특히 성경 <마태복음>에 등장하는 '베들레헴의 별'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 담겨 있다. 동방박사들은 별의 인도로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장소를 찾아간다. 14세기 화가 조토디 본도네는 베들레헴의 별을 혜성으로 그리기도 했다. 76년 주기로 지구에 접근하는 핼리 혜성은 육안으로도 관찰되었기에 혹자는 핼리 혜성이 아니었나 생각하지만 천문학자에 의해 밝혀진 사실은 예수 그리스도 탄생 전후에는 핼리 혜성이 지구 근처에 있지 않았다. 과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는 '베플레헴의 별'을 초신성 즉 핵 융합을 할 수 있는 내부의 연료가 다 바닥난 뒤 커다란 폭발을 하여 생애를 마치는 별로 추측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목성과 토성의 합으로 보는 이론도 있다. 두 천체가 일직선 상에 놓여 겹쳐 보일 때 보였던 현상을 말한다. 이렇게 당시의 사실을 밝혀내기에는 천문학적인 정보는 아직 빈약한 정도다.

 

하지만, 신학이 한계에 부딪히는 곳에 천문학이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단지 하늘의 별을 세는 데 그치지 않고 별들을 속속히 이해하고자 했다. 질량, 나이, 위치, 밝기, 속도 등 별의 성질을 카탈로그화했다. 현재 우리는 하늘에서 수천 억개의 별을 발견한다. 물론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별은 9059개 정도다. 예일대 호틀리트 교수가 센 갯수다.

 

천문학과 점성학의 구분점

 

점성학에서는 목성과 토성은 유대민족으로, 물고기 자리는 팔레스타인으로 상징된다. 그러나 점성학과 천문학은 엄연히 다르다. 점성술은 별과 행성을 통해 특별한 사건의 전도로 여기거나 미래의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보는 별점은 여기에 속한다. 점성술은 학문이 아니며, 점성술의 별자리는 천문학에서 인정한 공식 별자리나 실제 태양의 위치와 아무 관계가 없다단지 인간의 욕구가 투사된 이야기의 일부일 뿐이다.

 

다양한 별들의 이야기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은 무엇일까? 별이라고 하면 해가 진 다음에 컴컴해져서야 보이는 밤하늘의 별을 생각한다. 그러나 태양도 별이다. 천문단위인 AU는 지구와 태양까지의 거리를 나타낸다. 2012년 국제천문연맹(IAU)는 1AU를 1억 4960만 킬로미터로 규정했다. 태양도 수명이 있다. 태양의 중심부는 핵으로 구성되어 있고 수소가 헬륨이 되는 핵융합이 일어나고 태양 에너지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별을 온도에 따라 등급을 나누면 수소가 많은 별부터 A~N까지 붙이며, 밝기로 등급을 나누면 1등급~6등급으로 분류한다. 태양의 밝기는 -26.73으로 가장 밝다. 참고로 음수로 갈수록 가장 밝은 정도다. 천문학자은 스스로 별의 이름을 짓기도 했다. 갈릴레이는 한 때 자신의 제자였던 토스카나의 코시모 2세를 위해 '코시모의 별'로 별의 이름을 명명했지만 코시모 2세는 메디치 가문을 위해 다시 '메디치의 별'로 수정했다. 훗날 이 별은 목성의 위성으로 판명되었다.

 

혜성은 태양계에서 행성들이 쓰고 남은 건축자재다! 구체적으로 암석과 얼음이 합쳐진 덩어리로 태양 가까이 오면 얼음이 녹으면서 가스 형태로 방출되기에 육안으로 긴 꼬리로 관찰된다. 혜성은 우주 쓰레기를 만들어내는 주범이라는 오명을 간직하고 있다. 유성은 별똥별로 불리우는데 이름에 별이 들어가지만, 실제 별과는 상관이 없다. 크기가 몇 밀리미터에 불과한 돌들로, 태양계 행성들 사이에 있는 우주먼지다! 천문학자들은 먼지를 좋아한다. 우주 먼지에서 별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먼지가 있다는 것은 곧 그 주변에 천체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남성 위주의 천문학계에서도 독보적인 여성 천문학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캐롤라인 허셜이라는 천문학자인데 그녀는 대기만성형 학자다. 78세에 영국 왕립 천문학회가 수여하는 금메달의 영광을 얻게 되었으며 85세에 여성 최초로 명예회원이 되었다. 88세에는 아일랜드 왕립 천문학회 회원이 되었으며 96세에는 자신의 고향인 프로이센 과학 아카데미에서 메달을 수여 받기도 했다. 100세에 가깝도록 왕성한 학구열을 보였던 그녀 앞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라틴어로 '고양이'를 뜻하는 펠리스는 별자리의 하나로 불리웠던 '고양이 자리'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었다. 1928년 국제천문연맹(IAU)에서 공식적으로 '고양이 자리'를 삭제하긴 했지만 많은 작가들이 '고양이 자리'를 자신의 작품 속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최근 나온 그림책 <우주로 간 최초의 고양이, 펠리세트>도 고양이 자리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시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우주를 이루고 있고, 우주 속에 존재하는 수 많은 별들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인류와 함께 할 것이고 다양한 이야기를 탄생시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으로 남아 있어 사랑을 독차지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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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웨이즈 데이 원 - 2030년을 제패할 기업의 승자 코드, 언제나 첫날
알렉스 칸트로위츠 지음, 박세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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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연 매출액이 국가와 맞먹는 기업이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 알만한 이들은 모두 알고 있는 기업이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애플, 마이크로스프트사.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라기보다 세계를 대표하는 덩치 큰 기업이다. 이 기업의 공통점은 온라인 기반 즉 웹고 앱을 기반으로 무서울 정도로 치고 올라가고 있다. 앞으로 미래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가진 기업들이다. 과거에는 기업의 흥망성쇄 주기가 50여년이었다면 이제는 10여년 주기로 흥하던 기업도 쇠하고, 보잘 것 없던 스타트업 기업이 매머드급 기업으로 성장한다. 현재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기업들도 현실에 안주할 수 없는 이유다. 아마존의 모토이자 세계 선두를 놓치지 않는 기업의 모토라 할 수 있는 Always Day One! 첫날은 승리다! 둘째 날은 죽음이다! 그들이 정상을 지켜가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아마존의 베조스 리더십의 원칙은 '발명'이다. 프리젠테이션 대신 여섯쪽 짜리 친필 메모를 고집하는 이유도 '발명' 을 우선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현란한 화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끄적거리는 메모에서 구현된다는 착상을 통해 아마존의 리더들은 새로운 발명을 위해 지금도 최고 회의에서는 메모지를 들고 발표를 한다고 한다. 2만가지 이상의 물품을 취급하기 위해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확대하는 이유도 남는 시간을 오직 '발명' 에 몰두하라는 메세지다발명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인 셈이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페이스북의 저커버그 리더십의 원칙은 '피드백' 이다. 모든 사람의 아이디어에 귀 기울이기 위해서 내부의 피드백을 최우선으로 한다. 묻고, 듣고, 배워라! 직원들의 어설픈 아이디어에도 마음을 열어 놓고 있다. 자발적으로 토론을 제안하고, 토론에 참여케 한다. 불편한 진실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판을 하라고 종용한다. 페이스북을 재앙으로부터 구해낸 것도 '피드백' 문화가 살아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구상 가장 협력적인 조직인 구글 모든 업무를 구글 드라이브 안에서 처리한다. 브라우저 크롬, 음성 지원 서비스, 모바일 운영 안드로이드 검색 등은 조직 내 모두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문화였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최고 리더조차도 한 발 물러서서 집단지성을 발휘하도록 하였으며, 지시를 내리기보다 상향식 혁신을 추구한다. 구글이 앞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것도 협력적인 문화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과 달리 애플과 마이크로스프트는 약간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으로 급성장한 기업이다. 고 스티븐 잡스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을 정도로 디자인을 최고의 우선순위로 여긴다. 장점이 단점이 될 수 있는 것은, 애플의 자율주행전기차 사업이 속도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술보다는 디자인을 우선으로 여기는 기업 문화 때문에. 과거 애플을 성장하게 했던 보안과 하향식 계획 수립이 장애가 될 수 있음을 충고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프트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CEO가 교체 되었지만 과거 CEO는 관료주의에 빠져 있었다고 한다. 윈도우에 집착하며 자유로운 아이디어가 방해 받았다. 창조성을 죽이는 위계질서가 팽배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바뀐 지금은 옛 영화를 다시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위에서 5개의 기업의 장단점을 살펴 보았다. 모바일 기반의 새로운 분위기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기업의 문화를 바꾸고 있다. 위계 질서를 타파하고 상향식 혁신과 자유로운 의시결정 구조로 자체적인 필요에 의해서 변화되고 있다. 변화를 거부하다보면 강력한 저항에 부딪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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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
아만다 리틀 지음, 고호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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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팬데믹과 기후변화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2050년이면 지금보다도 식량 가격이 두 배 가량 뛸 것이며 10년마다 농작물 수확량의 감소는 불가피하며 수확할 농지 면적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항간에는 식량 공급 위기에 대비하여 생존식품을 구비해 놓거나 자연재해와 같은 환경 변동성을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여기에 발 맞추어 2025년 쯤되면 3D 프린터로 찍어낸 군 전투식량이 상용화가 될 것이며 동결 건조 기술(2차 세계대전 부상병 치료를 위한 혈청 보존을 하려다 발견)은 장기간 식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는 희망적인 이야기도 쏟아내고 있다. 현재 와이즈 컴퍼니의 식품은 보관기간이 무려 25년을 보장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책 제목처럼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건져낼 모험가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에서 시도하고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저자의 보고서 형식의 글을 통해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미래 농업에 관심이 있는 분들, 미래 농업의 장단점을 분석하기를 원하는 분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한다. 미래 농업을 실험하고 있거나 정상 궤도에 다다른 세계 곳곳의 음식 실험가들을 만나 기록한 저자의 수고로운 기록들을 아주 손쉽게 책 한 권으로 만나볼 수 있으리라.

 

"식량 공급 문제를 가장 창의적으로 다루는 국가나 공동체가 성공에 가장 적합한 곳이 될 것이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식품의 3분의 1은 운송 과정에서 부패하거나 사라지고 있다. 전 세계 농장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기계화된 대형 농장에서 생긴다. 놀라운 사실은 자동차나 비행기를 탈 때보다 식사를 할 때 더 많은 온실가스를 만든다. 식량을 생산하면서 전체 온실가스의 5분의 1을 배출한다. 과거에 비해 생산량은 높아지되 식물이 함유하고 있는 영양은 더 줄어 들고 있다. 최근 미국 워스콘신의 사과 농장은 때늦은 한파로 사과 수확 대부분을 잃어버렸다. 대자연에 맞서 한파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으로 개화 시기를 늦추는 방법을 개발 중에 있다고 한다.

 

GMO(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찬반 논쟁이 격렬하다. 찬성 입장에서는 식량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라고 주장하지만 반대 입장에서는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기술이라고 맞서고 있다. 팽팽한 논쟁 뒤에 현실적인 대안으로 GMO를 생각하는 국가들이 있다는 점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케냐의 옥수수 농장의 사례다. 챕터 제목은 이렇다. "왜 그들은 GMO 씨앗을 예찬하는가"

 

케냐에서는 옥수수는 사람들이 섭취하는 칼로리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주 중요한 주식 작물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느닥없이 밤나무유충의 공격으로 케냐의 옥수수가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2017년이 바로 그 해다. 화학약품으로도 손 쓸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칼로리 폭판으로 비유되는 옥수수의 생존 여부는 케냐 국민들의 생존권과 연결된다. GMO와 전통적인 육종 농업방식의 큰 차이점은 같은 종 안에서 형질을 획득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다. GMO를 위해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다른 생물에서 새로운 형질을 가지고 오기 때문이다. 과자, 쿠키, 아이스크림, 샐러드 드레싱, 콘시럽, 베이킹 파우더 등 GMO가 아닌 것이 없을 정도다.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대륙 국가들은 GMO의 사용 위해를 선과 악의 개념으로, 단순히 위해할 것으로 짐작해서 두려움만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 한다. 당장 아프리카인 수백만 명의 고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이유로,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과 GMO로 얻는 이익이 위험을 능가한다는 점, 구걸하는 상황에서 식량을 수출하는 상황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점, 농업 생태와 기업으로 운영되는 농업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자급자족할 수 없는 사람에게 진보란 없다"

 

케냐에서 재배중인 GMO 옥수수는 열대거세미나방과 같은 해충에 강하며 해충을 없애기 위해 그동안 뿌려왔던 살충제(펜타온)와 BT 농약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살충제와 농약을 사기 위해 소농들의 돈과 시간을 절약해 주며 독성 화학물질도 감소시키고 반대로 생산량과 식량 안전성이 극대화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농약을 더 적게 쓰면서 수십억 명을 먹여 살릴 식량을 생산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GMO 말고도 다른 방법으로 획기적 노력을 기울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로봇 제초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로봇 제초기는 몬산토와 같은 거대 농업 기업이 지배하는 제초제 산업을 흔들 적수로 평가되고 있다. 제초제 살포 없이도 소량으로 타격하듯 잡초를 제거해 주는 로봇이 상용화 된다면 말그대로 스마트한 농법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다만, 일자리 파괴, 로봇 제초기의 프로그램 해킹, 전통 육종 방식의 소멸 등 반대급부도 만만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농약의 과다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농약 산업을 뒤엎기 위해서는 좋은 아이디어인 것은 분명하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뿌리를 허공에 늘어뜨린 식물에 영향분이 풍부한 안개로 영양을 공급하면서 재배하는 공중재배법 즉 수직 농장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오염된 흙과 물을 쓰지 않기에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기존 농법과 비교해 물을 95% 적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실, 유기농 식물은 토양을 정화시키는데 오랜 시간과 돈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수직농장은 경장 가능한 땅이 감소를 대비한 미래 농업으로 자연광 없이도 LED 조명만으로 식물을 키울 수 있다. 온실 농업은 로마 티베리우스 황제 시절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수직 농장은 '완벽히 통제된 농업', '포스트 유기농' 이라 부른다. 무농약에 물과 비료도 적게 쓰고 기후 변동성과도 무관하기 때문이다. 풍부한 고압 안개만 식물의 성장 상태에 따라 뿌려 주기만 하면 된다. 식물 컴퓨터와 그것을 조작할 수 있는 소프트프로그램 작동자, 카메라와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수직농장으로 키울 수 있는 적합한 작물로는 양상추와 같은 잎채소다. 일광성 있는 알고리즘으로 키우는 잎채소 또는 과일 등에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것도 사실이다. 작물과 땅, 사람 사이의 밀접한 관계가 필요 없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이처럼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에서는 위의 사례 외에도 노르웨이의 지속가능한 연어 양식장, 미국 실리콘밸리의 배양육, 미국 인디애나의 음식물을 줄이기 위한 퇴비화 프로그램, 이스라엘의 담수화 기술, 비가 오지 않는 경우를 대비한 인공강우, 멕시코의 고대 작물 복원, 미래의 음식 3D 프린터 음식을 취재하고 독자들에게 환기시킨다. 생각한대로 이루어진다. 우리 인류가 걸어온 흔적들이다. 미래 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모험가들을 직접 만나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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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9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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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고등학생이라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꾸준히 소설을 내 놓는다고 한다. 일본 문학계에서는 신동, 천재라는 이름으로 한껏 들떠 있다고 한다. 책 마지막에 작가의 말에서 저자는 본인이 소설을 쓰는 일을 자기 깃털을 뽑아 옷감을 짜는 일로 비유하고 있다. 그만큼 글 쓰는 일에 에너지를 많이 쏟는다는 얘기일게다. 매년 자신의 생일에 한 권씩 출간 목표로 삼는 저자는 <엄마의 엄마>를 발표해 냈다.(2019년) 

 

<엄마의 엄마>는 언뜻 보면 세 개의 단편 소설로 구분된 듯 보이나 사실 세 개가 하나로 묶여 있는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 중학생 다나카 하나미를 중심으로 등장 인물들이 마치 자신의 삶을 살아가듯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다나카의 할머니. 자신의 엄마의 엄마를 할머니로 부르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실타래 처럼 얽혀 있던 슬픈 가정사가 할머니가 나타나면서 슬슬 풀리기 시작한다. 왜 엄마가 그토록 할머니를 증오하는지, 왜 엄마가 자신을 그토록 애지중지하면서 키워가는지 엄마와 할머니의 가정사를 통해 깨닫게 된다. 가난이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미스터리한 가정사가 엄마를 힘들게 했으며 엄마의 엄마를 할머니로 받아들일 수 없게 만든 것임을 알게 된다. 

 

이와 비슷한 등장 인물로 부유한 집안에 살고 있는 다나카의 학교 친구 사치코. 엄마의 재혼으로 새아빠 집으로 오게 되었지만 동생이 태어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잃어가는 친구다. 하루 속히 집을 탈출하기를 고대하며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 무척 안간힘을 쓰는 친구다. 엄마의 엄마를 할머니로 쉽게 부르지 못하는 다나카와 새 아빠의 할아버지, 할머니를 친근감있게 부르지 못하는 사치코의 처지는 동일하다. 부함 속에 빈곤이라고 할까. 사치코나 다나카가 느끼는 결핍은 사실 돈에 대한 것보다 따뜻한 가족애에 대한 결핍으로 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또 한 부류의 중요한 등장인물이 있다. 다나카 옆집에 살고 있는 겐토, 다나카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의 형 후미오. 겐토와 후미오는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 동성애자와 트렌스 젠더. 그들을 둘러싼 사회의 주변 인물들이 모두 혐오로 그들을 바라보지만, 유일하게 그들을 있는 모습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있다. 자신을 비난하는 분위기 속에서 그들은 자신들만의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미션 스쿨로 입학 후로부터 신의 소명대로 살고 싶다고 선언하는 사춘기 소년의 결정에 당황해하는 부모, 휴가 차 집에 온 사춘기 소년이 또래 여학생 다나카를 만나면서 풋풋한 사랑에 갈등하는 모습을 보며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엿볼 수 있게 된다.

 

저자인 스즈키 루리카는 자신의 또래들이 고민하는 주제들을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을 통해 말하고 있다. 대표적인 등장 인물 대부분이 청소년들이다. 가족 안에서 자신의 역할, 사춘기 소년의 성적 관심, 다양한 가족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다. 청소년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도움이 될만한 책인 것 같다. 자녀가 청소년 시기에 있거나 맞이할 부모라면 한 번 쯤 읽어 봄직한 책인 것 같다. 이웃 나라 일본의 이야기지만 같은 문화권에 있다보니 유사한 점도 꽤 많이 발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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