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치 시대의 인사제도 혁신
김성천.신범철.홍섭근 지음 / 테크빌교육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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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정책을 세우는 일은 전문 영역이다. 아무나 세워서도 안되고 아무나 세울 수도 없는 고도의 학습이 필요한 영역이다. 공동저자(김성천, 신범철, 홍섭근)들은 교육자치 시대에 인사제도를 혁신하기 위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철학을 가지고 제도부터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교원은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계속 시대의 흐름에 뒤처져 개혁을 미루고 거부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스스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교원 정책은 제도의 변화다. 어떤 철학과 가치를 선택할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교원 정책을 다루는 전문가들은 역사가의 인식과 혁신가의 정신, 행정가의 자세가 복합적으로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인사제도라는 것 자체가 구성원을 움직이는 강력한 동인이다. 어느 조직을 막론하고 인사 제도의 핵심은 승진에 있다. 

 

"교원 승진제도는 1953년 교육공부원법이 새로 제정되면서부터 명문화되었고, 1964년 교육공무원승진규정 제정으로 구체화된 이래로, 현재의 교장 자격기준과 상당한 유사성을 갖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중략) 나름 정책적 필요에 의해 개정되었지만 기능적 개선 차원에 머물렀을 뿐, 시대의 요구와 변화를 반영한 제도의 변화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저자는 미래 사회에 교사가 존중받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경력 중심의 교원 승진 제도에서 능력 중심의 제도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교원 승진 제도로는 교장, 교감으로서 직무 역량을 제대로 확인하고 검증할 수 없으며 권위적이거나 비민주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해외 사례로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과 비교하며 대부분의 국가에서 학교장은 기능과 역할의 자리로 보일 뿐 승진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독일과 미국의 경우에는 선뜻 학교장을 하려 하지 않는 이유가 너무나 힘든 것을 알기에 그렇다고 한다. 역할에 맞는 직무와 책임이 강조되는 것은 당연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승진에 방점을 두고 있기에 거기에 따르는 여러 부작용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원 승진 뿐만 아니라 신규 임용 제도의 개선, 교육전문직원의 역할 개선, 교육행정직의 제도 개선도 두루두루 언급하고 있다. 그만큼 시대의 변화에 교육 제도가 거부하면 안 된다는 시급성이 내포되어 있고 특히 미래 사회에는 학교라는 개념도 확장되어 지금의 학교 공간을 넘어 또 다른 대안의 공간이 학교의 기능을 할 수 있음을 예측하고 있다. 이제 교사도 가르치는 일 뿐만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에게 교육에 관한 협조자이자 카운슬러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가 도래했음이 명확하다.

 

소환된 미래라고 불리우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기존의 제도와 상식들이 순식간에 바뀌어지고 있다. 누가 재택근무가 상시화되리라고 생각했으며 비대면 원격 수업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보았겠는가.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제도 안에서 젊은 교사들이 자리매김을 할 수 없었다면 이제 코로나19 이후의 펼쳐질 교육 시대에는 오히려 그들이 주인공이 되어 학교를 변화시켜 나갈 것이며 거기에 따른 보상이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년부터 초등1정 자격연수의 평가 방법이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평가 제도가 바뀌는데 7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승진, 전보, 평가, 임용 등 교원 정책도 언젠가는 바뀔 것이다. 다만 시간이 소요될 뿐이다. 변화의 기로 앞에 선택 여부는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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