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은 아름다워
루시아 자몰로 지음, 김경연 옮김 / 사계절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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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차별은 왜 생겨날까?

사회문화적 현상으로 성 정체성을 정형화시킨 결과다. 어렸을 때부터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성 고정관념에 의해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남녀에 대한 차이를 차별로 여기게 되었다. 남자와 여자는 신체적 특성이 다르다. 열등한 존재로 보아왔던 시기에는 의학이 아직 발달하기 전의 시대였다. 과학문명의 발달로 남여 신체적 특성이 밝혀진 오늘날에도 열등한 시각으로 여자를 바라보는 현상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청소년 시기에 올바른 가치관을 갖는 것이 성인이 되었을 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여성의 생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여자의 피는 어딘가로 내보내야 하기 대문에 피를 흘리는 거다. 다시말하면 여자는 일종의 그릇처럼 오로지 씨를 받기 위해 존재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파라켈수스라는 15세기 의사는 생리보다 더 해로운 독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중세 시대에는 생리하는 여자 눈빛을 보기만 해도 병이 난다라는 해괴망칙한 말들이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었다. 공통점은 생리는 독이며 화를 불러오며 부정한 것이라는 관점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미신 때문에 아주 작은 생리 오두막에 소녀를 하루 종일 가둬 놓았고, 남자는 한 번도 경험해 본적이 없기에 사실 모른다라고 말하는게 사실이다. <빨강은 아름다워>에는 생리에 관한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사실적으로 표현해 놓았으며 부정적인 편견을 올바르게 바로잡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3일에서 5일 동안 흘리는 피는 에스프레소 한 잔도 채우지 못하는 적은 양이라고 하니 느낌 상으로 확대 해석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배를 따뜻하게 하는 방법, 몸 속을 따뜻하게 해 주는 차도 팁으로 알려준다. 카모마일, 페퍼민트, 당귀, 냉이, 쑥은 혈액 순환 뿐만 아니라 몸을 따뜻하게 해 주면서 자궁을 튼튼하게 해 준다고 한다.

 

인도어로 '평화'를 뜻하는 샨티는 생리 시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자세다. 나비, 고양이, 아기, 활 자세는 최대한 기분을 좋게 하며 마그네슘이 듬뿍 담겨진 바나나는 특히 권장할 만한 과일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은 1953년부터 유급 생리휴가가 있었고, 2003년부터는 무급 생리휴가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러나 생리 휴가가 없는 나라가 아직도 많이 있다고 하니 인식 개선이 필요할 듯 싶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남과 여의 신체적 차이를 차별적 시각이 아닌 다름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도움을 주는 그림책이다. 성평등 교육 자료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아주 특별한 생물학 수업>의 공동 저자인 장수철, 이재성 박사는 현대 여성이 옛날 여성보다 두세 배 긴 기간 동안 생리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세포가 분열하는 횟수가 늘어난 결과이며 DNA 복제 시 오류가 많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암세포가 생겨 자궁암이 생길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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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사춘기 사계절 동시집 19
박혜선 지음, 백두리 그림 / 사계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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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이 교사다 보니 학교 얘기가 나오면 귀가 쏠깃해진다. <바람의 사춘기>에도 학교 얘기가 나온다. 분교 얘기. 1998년 9월 군 제대 후 첫 발령을 받은 곳이 있다. 강원도 홍천군 내면 운두령 산자락에 위치한 '운두초등학교' 다. 이듬해 9월에 분교로 격하되었다. 본교일때나 분교일때나 달라진 것은 교장, 교감 선생님 두 분이 떠나신 것 외에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3학급 초등학교에도 교장, 교감 선생님 두 분이 재직하셨었네. 1998년까지는. 근데 1999년 3월 1일부터 교감 선생님이 떠나고 교장 선생님만 계셨던 것 같다. 그리고 운두초등학교는 1999년 9월 1일자로 분교가 됐다. 첫 발령을 받았던 곳은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 그곳에서 만났던 아이들도 한 명 한 명 기억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바람의 사춘기>에는 이런 동시가 담겨 있다.

 

78쪽이다. 

 

분천 분교

 

아이들과 선생님은 떠났지만

학교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기로 했다

책 읽는 소녀가 화단에 남아 여전히

책을 읽고 있었고

이순신 장군이 큰 칼을 차고

소녀를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하 생략)

 

역사가 오래된 시골 학교에 가면 지금도 운동장 한 켠에 우뚝 서 있는 동상을 볼 수 있다. 반공 정신의 상징 '이승복 소년' 동상, 애국 정신의 상징 ' 이순신 장군' 동상, 또는 '거북선 동상', 한글 사랑의 정신이 깃든 '세종대왕 동상' 등 계기 교육의 일환으로 큼직막하게 세워진 동상들을 보게 된다. 그 뿐인가. '분천 분교' 동시에도 나와 있듯이 '책 읽는 소녀' 와 같은 다소곳한 동상도 심심치 않게 본다. 시대가 변화되었다고 해서 동상을 함부로 철거할 수 없는 것이 학교 시설의 원칙이다. 학교 재산이기 때문이다. 초임 발령을 받고 내가 맡았던 업무가 '서무' 즉 지금의 행정실 업무였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그런 동상들을 '파고다' 라고 정리했던 것 같다. 언제 설치하였으며 가격은 얼마이며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 장부 '대장'에 기록하여 누가철을 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에 신설되는 학교에는 동상이 없다. 아마도 가치관의 변화도 있었을테고 특정한 '동상'을 세웠다가 여러 무수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 차라리 세우지 않는 게 속편한 일이기에 동상을 세우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 '동상'을 보면 옛 초임 시절 때 교사 생활이 생각이 난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펼쳐지는 수업의 진풍경을 동시에 담아냈다.

 

1교시 수업이 시작된다

 

화면 속에 아이들이 보인다

(중략)

 

엑스트라로 등장한 아준이 엄마까지

줌 수업은 이 재미지

 

네모진 사각형 박스에 학급 아이들 모습이 채워져야 수업이 시작된다. 출석체크다. 화면을 까맣게 끄고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든 불러내야 하는 것이 줌 수업의 첫 단추다. 줌 수업이 되면서 매순간의 수업이 공개수업이다. 화면 밖에 유심히 체크하고 있는 학부모님들이 있기에. 1998년에 교직에 들어온 뒤로 거의 만 20년만에 새로운 수업 도구를 경험하게 되었다. 과학기술 발달의 힘이다. 집에서도 수업이 가능하다니...

 

동시가 내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으니 술술 읽힌다.

아이들만 읽는 시가 동시가 아닌 것 같다.

어른이 나도, 교사인 나도 재미나게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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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강화 섬의 소년들 오늘의 청소년 문학 30
이정호 지음 / 다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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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에서 일어난 병인양요(1866년)를 다뤘다. 강화도로 인질로 잡혀온 조바우, 강화도에서 태어나 자란 강득이. 두 소년은 기구한 운명으로 병인양요로 불리우는 전쟁 한 복판에 미끼가 되어 버린다. 천주교 박해가 한창일 때 여전히 조선은 쇄국정책을 통해 문닥속을 강화했고, 유교의 근간을 흔든다는 이유로 천주교 신자들을 색출하여 참형으로 다스렸다. 조선으로 잠입한 프랑스 선교사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자국의 선교사들의 죽음을 알게 된 프랑스는 위협적으로 강화도를 점령해 왔고 조선은 양헌수 장군을 위시로 한 특별부대를 급조하여 대응을 했다.

 

임금이 아닌 사람이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어 임금이 지낼 궁궐을 지어 왕권을 강화하려는 나라에서 백성들에게 작은 등불이 된 것이 있으니 바로 '서학' 즉 천주교 신앙이었다. 타고날 때부터 신분이 정해져 있고, 인간 대접 받지 못하는 자신들에게 천주교의 교리는 모두가 평등하다고 가르쳤으며 지금의 고난도 천주께서 아시고 견뎌낼 힘을 주실 것이며 그 무엇보다도 죽음 이후에 또 다른 세상이 있음을 전파했기에 그야말로 붙잡아야 할 새 희망이 되었다. 등장인물인 열두살 소년 조바우의 부모님은 모두 천주교 신자였고 순교를 당했다. 고문을 당하고 참혹하게 죽음을 당하는 모습을 본 조바우는 부모님이 물려준 신앙대로 나무로 만든 십자가를 손에 쥐고 전쟁터 한 복판에서 강득이를 대신하여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다. 경복궁 재건 공사에 투입되어 온 몸이 망신창이가 되어 돌아온 아버지를 대신하여 동생을 키우지만 그 동생(강명이)마저 선교사에게 끌려가고(?) 동생을 되찾아오기 위한 무모한 행동으로 결국 병인양요의 한 복판에 서게 된다.

 

<그해, 강화 섬의 소년들>은 병인양요 당시 강화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병인박해로 빌미를 제공한 조선의 당시 쇄국정책과 실정을 읽어낼 수 있다. 충남 당진과 예산을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간 천주교 신자들의 삶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두 소년의 목숨을 나눈 우정을 통해 열두 살 조바우가 지닌 '신앙'의 힘을 보게 된다. 두 소년을 미끼로 출세하고 싶어하는 장나졸이라는 어른의 부끄러운 민낯도 여과없이 볼 수 있다. 욕망은 생명을 경시하고 오직 자기 자신만 보게 만든다.

 

"우리를 흉악에서 구하소서, 아멘"

 

소년 '조바우'가 프랑스와 조선 군이 쏜 총알을 맞으면서 마지막으로 내뱉었던 말이다. 부모가 서학쟁이라는 이유만으로 열두 살 소년 '조바우'도 감옥에 갇히고, 산 채로 생매장을 당해야 했으며 천주교 신자를 잡아내기 위한 미끼로 끌려다녀야 했다. 그 와중에 부모가 늘 눈을 감고 외우던 기도문이 결정적인 순간에 그의 기도문이 되어버렸다.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이 있다. 김정숙 장편동화 <정애와 금옥이>는 강화도 민간인 학살사건을 다룬 동화이지만 강화도에서 일어난 피비린내 나는 사건인 '병인양요'도 다루고 있다. 이경수의 <숙종, 강화를 품다>를 통해 외적의 침입을 막고자 진지를 구축한 강화도의 모습을 알 수 있다. 김영의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어린이의 시각으로 천주교 박해의 과정을 차근차근 읽어낼 수 있는 동화다.  이영서의 <책과 노니는 집>은 워낙 유명해서 모두 잘 앍겠지만 책방에서 심부름 꾼으로 지내는 '장이'라는 아이의 눈으로 정조 시대 이후 서학(천주교)이 급속도록 사람들 사이에 퍼진 사건을 다루고 있다. 책 속 주인공 '장이'의 아버지도 서학을 필사하면서 새로운 학문에 눈을 뜨게 되었고 결국 박해를 받게 된다.

 

19세기는 조선에게 있어서 암흑과도 같았던 시대였다. 여러 중심적인 사건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천주교 박해'였으며 그 배경이 되었던 곳이 강화도였다. 정치적으로는 정약용 형제들이 죽거나 유배를 당해야했고 외교적으로는 강화도에서 일본에게 굴욕적인 조약에 서명을 당해야했다. 강화도에 갈 기회가 있다면 켜켜히 쌓인 역사의 흔적들을 살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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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 - 온라인에도 오프라인에도 번아웃 없는 슬기로운 교사생활을 위한 40주 학급운영법 (블렌디드 학급운영 팁 포함)
이진영 지음, 정원상 그림 / 테크빌교육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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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바라보는 교사에 대한 시선이 그렇게 곱지 않다. 특히 유래없은 팬데믹 상황에서 갑자기 소환된 '온라인 수업'은 작년 한해 교사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온라인 수업의 부실한 점을 마치 교사의 노력없음으로 매도했다. 팬데믹 상황에 이른 것이 국가의 잘못이 아닌 것처럼 갑자기 찾아온 온라인 수업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것이 과연 교사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국민 모두가 감염병 상황 속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교사도 마찬가지다. 온갖 불평을 받아내야 했던 것이 학교 현장의 교사였다. 외부의 시선 뿐만 아니라 학교 내부 안에서도 구성원들 간 서로 다른 입장차로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다. 누구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교사의 삶을 전적으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생각된다. 

 

학교는 예전보다는 개방적인 분위기가 되었지만 아직도 학교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분들은 많지 않다. 특히 교실 속 학급 상황과 수업 과정에 대해 교사들 외에는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지만 말 뿐이다. 성인들이 살아가는 사회는 하루에도 온갖 갈등과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아니 교실은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학생들의 나이가 어린 교실일수록 담임교사의 몫은 셀 수 없이 많다. 가정에서는 자녀 한 둘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들 말한다. 학급에서는 많게는 30명가까이 적게는 10명 내외의 학생들이 아침 9시부터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돌봄교실이 끝나는 오후5시까지 생활하는 교육기관이자 돌봄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수백명의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이 과연 생각한대로 질서정연하게 움직여일까? 천만의 말씀이다. 

 

내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열두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의 책 제목을 보시라. 학급이라는 곳은 1년 열두달 담임교사의 노력없이는 살아낼 수 없는 공동체다.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 2월은 교육과정을 계획하는 시기다. 1년의 교육 설계도를 촘촘하게 그리는 시기다.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다. 교사도 인간인지라 1년 한 해를 살다보면 에너지가 소진되어 쉼이 필요한 때가 있다. 재충전을 해야 학생들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다. 가정에서 육아와 가사를 감당하는 어머니들이 줄구장창 쉬지 않고 일한다고 생각해보라. 가정의 평화는 요원할 것이다. 마찬가지다. 교사들은 기계가 아니기에 하루하루 1년 열두달 학급에서 학생들과 만나 수업과 생활교육에 집중하다보면 퇴근 뒤 자신의 가정조차 돌볼 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사들이 방학 기간에 각종 연수와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고 일반인들은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러나, 교사들이 살아야 학급이 살고, 학급 안에 학생들이 하루하루를 성장하며 살아갈 수 있다. 

 

나는 교감이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교사의 마음을 알기 위함이다. 교감도 직전까지 교사의 삶을 산 경험이 있다. 그런데 교감이 되고나면 순식간에 감을 잃어버린다. 학급을 맡지 않기 때문이고, 수업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학생들을 직접적으로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교사들과의 만남은 교내 연수, 복무 관계, 행정적인 일 관계로 만나는 그야말로 극히 사무적인 관계로만 보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교사의 마음을 공감하기 보다 교감의 시각으로만 판단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가 있다. 교감의 살아있는 현장'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급을 맡거나 수업을 도맡아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다양한 행정적인 일을 지원해야 학교가 움직여 갈 수 있기에 차선책으로 '교사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한 간접적인 일로 '독서'를 권하고 싶다. 학급살이가 담겨 있는 책, 교사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을 주기적으로 읽으면서 교사의 고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될 것 같다. 

 

<열두달 학급경영과 교사의 마음 돌보기>의 저자 이진영 교사는 후배 교사들에게, 동료 교사들에게 자신이 그동안 교직을 살아오면서 아쉬웠던 점들을 회상하며 똑같은 실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도움 자료로 열두달 학급경영에 관한 책, 교사의 힘든 점을 알뜰히 살피는 책을 내 놓았다. 저자의 고백록이기도 하다. 찬찬히 읽어보면서 학급의 1년 농사를 계획해 보는데 참고 자료로 활용하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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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주무세요!
여기 지음 / 월천상회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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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를 키우면서 에피소드가 있다면 아이들의 자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아빠인 나보다 엄마인 아내가 육아에 대한 부담이 더 컸던 것이 사실이다. 오전오후에는 직장맘으로, 저녁에는 가사와 육아로 살았던 아내를 보면 그 힘이 어디에서 나왔을까 싶다. 지친 하루를 마감하며 잠이라도 푹 자야할텐데 콜록코록 기침 하는 아이의 목소리에 제일 먼저 눈을 뜨는 사람은 아내였다. 아이들이 조금만 더 크면 육아가 좀 수월하겠지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던 것 같다. 자녀를 키워 본 분들은 알겠지만 육아에 대한 부담이 자녀의 성장 속도에 비례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다. 자녀에 대한 돌봄과 사랑은 죽을 때까지라는 부모님의 이야기가 지당하게 들려오는 것은 육아에 대한 변수는 생각지도 못하는 곳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뒤돌아보면 그나마 아이들이 가장 귀여웠을때가 잠 때가 아니었던가 싶다.

 

지금도 막내는 초등학교 고학년임에도 불구하고 혼자 자기를 거부한다. 누나방에 들어가 꼽싸리 끼어 자려고 하고, 사춘기를 지내고 있는 누나는 버릇 없이 쳐들어오는 남동생을 구박하며 이제는 방문까지 걸어 잠그는 지경에 빠졌다. 급기야 잘 곳을 잃은 막내는 엄마아빠방에 들어온다. 나도 그렇지만 아내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잘 때 누군가가 걸그적 거리는 것이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수면 방식 때문에 막내가 엄마 옆에 붙어 자는 것을 굉장히 예민해 한다. 그도그럴것이 자다보면 막내의 발이 엄마 배 위에 올라가 있거나 어떤 때에는 자면서 180도 회전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옆으로 엎치락 뒤치락하는 것은 기본이다. 아이의 특성 상 추운 겨울에도 덥다며 이불을 걷어차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다음날 일어나면 십중팔구 머리 아프다고 칭얼댄다. 상비약으로 타이레놀을 구비해 놓는다. 약을 먹인 뒤 30분 뒤면 말끔히 낫는다.

 

<안녕히 주무세요> 그림책 마무리는 두 남매가 엄마아빠방에 들어가 자면서 온통 다리가 엄마아빠 배 위에, 심지어 얼굴 위에 가 있다. 뒷 이야기는 안 봐도 뻔하다. 출근하기 위해 겨우 일어난 엄마아빠는 피곤함이 눈에 가득히 쌓여 다크써클까지 끼며 출근 준비를 하지 않았을까 싶다. 두 남매가 엄마아빠방에 들어가 자고 싶어 나름대로 꾀를 부리고 재롱을 펼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안녕히 주무세요' 라고 엄마아빠에게 정중히 인사한다. 그런데 이것은 전략이다. 엄마아빠의 마음을 떠 보는 것이다. 엄마아빠는 매정하게 너희들 방에 가서 자라고 말한다. 이번에는 손모양으로, 발모양으로, 엉덩이로 '안녕히 주무세요'라고 애교를 부린다. 엄마아빠가 얼른 들어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은 모양이다. 엄마아빠는 시침미를 뚝 뗀다. 결국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이번 한 번만 들어준다는 셈치고 속아 넘어간다. 엄마아빠 곁에 자게 된 남매는 행복한 모습으로 잠자리에 든다. 그후 엎치락 뒤치락 하는 남매의 잠자는 습관은 그림책에 잘 묘사되어 있으니 독자들의 상상에 맡긴다^^

 

아이를 키워보니 그림책의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아이가 어렸을 적 모습이 기억 속에 되살아난다. 당시에는 숙면을 취하지 못해 피곤한 모습으로 출근하는 날이 많았었는데, 하루라도 편히 잘 수 있다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 힘들었던 기억들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이 땅의 엄마들이 그렇다고 하지 않나. 출산할 때의 고통이 계속 남아있다면 자녀를 더 이상 낳지 않았을거라고. 세 아이의 귀여웠던 모습이 얼굴에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많이 컸지만 아직 잠자는 습관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런 모습도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사라지겠지라는 생각으로 어제 밤 막내 이불을 덮어 주느라고 몇 번 깨어났던 불평함이 쏙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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