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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읽고 쓰기 - 건강한 미디어 생활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이승화 지음 / 시간여행 / 2021년 3월
평점 :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 없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의 생활이 비교 되는 것이 있다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2020년 작년 한 해는 사상 초유로 학생 등교가 3월이 아닌 5월 중순에서야 시작되었고, 코로나 대유행의 몇 차례 기간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온라인 개학, 온라인 수업, 블렌디드 수업, 줌 수업, 플랫폼 기반의 활동 등 미디어와 친숙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학생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직장으로 출근하지 말라는 웃픈 현실이 빚어졌다. 재택근무가 일상화되었고, 쇼핑도 온라인이 대세가 되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변화의 중심에 미디어가 자리잡게 되었음을 실감하게 되는 세상이 도래되었다. 사람들끼리 접촉하지 않게 되면서 자연히 물리적으로 미디어를 접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고,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학교 현장에 있으면서 느끼는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격차가 점점 심해 지고 있다는 점이다. 교사는 나름대로 미디어를 활용하여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나 수업의 효과가 등교 수업에 못 미친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역시나 미디어를 활용한 수업에 대해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미디어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 미디어 활용할 수 있는 능력 등에 대한 차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것이 앞으로의 미래사회는 의사소통능력, 협업능력, 비판적 사고능력,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의사소통능력만 하더라도 미디어가 다양화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말, 언어, 문자 등이 주요한 활용 매체였지만 오늘날은 비대면이 일상화 되다보니 미디어를 통해 대화하고, 의사를 소통하는 것이 보편화 된 게 사실이다. 즉 다시 말하자면 미래 시대의 의사소통능력은 미디어를 기반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고, 미디어를 제대로 읽고 쓸 수 없다면 문맹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미디어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 미디어 문해력이 중요한 이유다. <미디어 읽고 쓰기> 28쪽에는 미디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미디어 media 의 어원은 중간을 뜻하는 미디움 medium, 한자로 하면 매체, 중간에서 연결해 주는 것"
책, 잡지, 신문, 라디오, TV, 영화, 유튜브 등 활자, 영상을 포함한 모든 것을 매체라고 볼 수 있다.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도구,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어주는 도구를 미디어로 통칭한다.
저자 이승화는 미디어의 특징을 4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프레이밍, 메시지를 취사 선택하는 게이트 키핑, 주요한 의제를 선점하는 아젠타 세팅, 의제를 계속 유지하는 아젠타 키핑. 미디어는 읽고 쓰는 행위에 따라 달리 활용될 수 있다.
"독서 교육의 권위자 톨로레스 더킨 교수는 읽기를 의미를 구성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읽기는 작가가 쓴 텍스트를 독자가 읽는 행위이자 텍스트를 두고 작가와 독자가 대화를 나누는 행위이다" (43쪽)
미디어를 읽고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부른다. 홍수처럼 쏟아지는 다양한 미디어를 어떻게 읽느냐가 관건이다. 읽기의 단계에 따라 사실적으로 읽을 수 있는지, 추론적, 비판적, 감성적, 창조적으로 읽는 능력을 습득하는 것이 미디어 리터러시이다.
"프란츠 카프가는 책은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90쪽)
좋아하는 책, 나에게 맞는 책만 읽어서는 안 된다는 우회적 비판이다.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내 생각과 조금 달라도 읽으려고 해야 한다. 나를 불편하게 하고, 변화를 일으키는 미디어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가진 생각들이 다 옳을 수 없다. 편협한 사고를 깨뜨리는 도구로 미디어를 활용할 수 있다면 성장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던져주는 미디어가 아니라 개인이 직접 미디어를 생산하는 시대다. 1인 미디어, 1인 출판 등 누구나 마음만 먹는다면 부담없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도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이다. 나는 꾸준히 블로그에 책을 소개하거나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정리한다. 누가 보든 안 보든 상관없이 책을 읽는 행위에 멈추지 않고 글을 쓴다.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다. 물론 요즘은 긴 글은 인기가 없지만.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한 쪽으로 치우치는 나의 태도를 수정하기도 한다. 누군가는 블로그에 올려진 나의 콘텐츠를 보고 쓴 소리를 남기기도 한다. 주로 어떻게 그런 책을 읽을 수 있느냐, 그 책의 저자는 한 쪽으로 치운 친 사람인데 그 사람의 생각에 수긍할 수 있느냐며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글로 표현한다. 댓글도 각광 받는 미디어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도구이니 미디어가 맞다. 내가 만약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았다면 이런 댓글을 받지도 않았을 것이다. SNS를 통해 대화하는 것이 더 편하다고 이야기한다.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논리적으로,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리라.
새로운 매체에 대한 거부감으로 내가 편한 미디어만 쓰겠다고 고집하면 외로운 섬에서 홀로 외롭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세상이다. 다양한 미디어를 읽고 쓰는 일은 남녀노소 누구나 할 것이 해야 하는 필수 사항이 되어 버렸다. <미디어 읽고 쓰기>의 책 부제처럼 건강한 미디어 생활을 위해 미디어 리터러시(문해력)에 좀 더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