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소년 문학이다. 중국 문화대혁명 때 아빠는 숙청 당하고 엄마는 추운 곳 사람이 살지 않는 곳으로 유배보내고 시골에 살고 있는 할머니 집에서 자란 '란란'의 성장 이야기를 담아냈다. 시간이 흘러 유배간 이들은 다시 제자리를 찾아오지만 다시 회복할 수 없는 것이 있었으니 잃어버린 유년기의 부모의 가르침이다. '란란'은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예의 바르게 자랐지만 라란의 친동생 '퉁퉁'은 제멋대로 자랐다. 예의라고는 털끝만큼도 배우지 않아 행동하는 것이 가관이 아니다. 외할머니가 시장님이라는 지위 때문에 더더욱 오만방자하게 행동하며 가족의 근심이 된다. 란란의 엄마도 마찬가지다. 잃어버린 시간들을 보상이라도 받아야 하는 것처럼 사치와 교만한 삶을 살아간다. 그 엄마의 그 아들이라고 '퉁퉁'의 버르장머리 없는 행동을 야단치려고 하지 않는다.
란란은 굶주렸지만 유년기 할머니와 함께 시골에 살았던 때가 가장 행복했다. 사촌 오빠가 잡아다 주는 오리알을 구워 먹고, 종달새가 종알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자연과 함께 마음껏 뛰어놀았던 시절이 가장 행복했다. 책 표지 그림 속 고양이는 란란이의 둘도 없는 친구다. 하얀 털이 있고 부티나는 고양이가 아니라 시골에서 뒹굴며 털은 까무잡잡하지만 심성이 까다롭지 않은 주인을 닮은 온순한 고양이다. 하지만 란란이와 고양이 모두 친엄마가 살고 있는 도시집으로 오면서 불행이 시작된다. 높게 둘러진 담장 속에 감옥처럼 살아야 하는 집이 불편하기 짝이 없다. 교양있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란란이 시골에서 뛰어놀던 들판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조롭다. 란란이의 엄마는 잃어버린 시절을 만회하고자 란란이에게 피아노 교습도 시키고 좋은 옷을 입혀 주며 맛있는 음식을 먹이지만 란란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란란이가 가고 싶은 곳은 환경은 불편하지만 자연이 있고 사람 정이 물씬 풍기는 시골이다.
어렸을 때 교육이 무척 중요하다. '퉁퉁'이 처럼 오냐오냐 하면서 키운 아이들은 자기밖에 모른다. 자기 보다 못 사는 아이들을 만나면 깔본다. 조금이라도 불편한 것이 있으면 금방 화를 낸다. 감사함을 모르는거다. 그러니 위아래도 없다. 할머니에게 일을 시키지 않나 손가락 까딱하지 않고 어른들을 부려 먹으려고 한다. 이런 아이는 더 크기 전에 따끔하게 훈계해야 한다. 귀엽다고, 어렸을 때 아빠를 잃고 가엾다고 그냥 넘어가려고 하면 안 된다. 가엷게 생각될 수록 나중을 위해서라도 호되게 훈계해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나쁜 습관과 버릇은 눈물 찔끔 흘리더라도 매몰차게 고치도록 해야 한다.
급기야 '란란'은 할머니를 따라 시골로 가 버린다. 도시보다 시골이 불편하지만 마음만큼은 훨씬 편하다. '란란'의 외할머니만 정신이 똑바려 박혀 있다. 시장님이라는 지위가 있지만 불쌍한 사람들을 돌볼 줄 알며 손자 손녀들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신경을 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양육자인 '란란'의 엄마는 엄마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물질적으로 사람들이 보기에 좋은 교육을 시키면 엄마 노릇을 다 한 것마냥 생각한다.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물질적으로 풍성히 공급해 주는 것보다 배고픈 것도 가르쳐야 하고 아픈 것도 참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가난이 사람을 만든다는 얘기가 있다. 부유할수록 아이들이 엇나갈 수 있다. 지금 당장 아이들에게 잘 입히지 못하고 잘 먹이지 못하더라도 괜챦다. 어렸을 때부터 고생을 경험한 아이는 스스로 살아갈 힘을 배운다. 교육이 부족해서 아이들이 자라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결핍이 오히려 아이들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 풍요한 시대를 살아가기에 결핍을 가르쳐 줄 필요도 있다고 본다. '란란'이 가장 행복하게 자랄 때가 궁핍했던 그 어린 시절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