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여신상 콧구멍에서 만나! 문학의 즐거움 61
잠자 지음, 박지윤 그림 / 개암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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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초중고 학교에서는 학교폭력 실태를 의무적으로 실시한다. 학생들은 자유롭게 정해진 경로를 따라 인터넷 설문에 응답한다. 자유롭게 일어난 사례들을 적을 수도 있다. 학생들이 피해를 입은 학교폭력 사례 중에 따돌림 당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거나 따돌림을 당한 일들을 자세히 기록해 놓기도 한다. 몇 년 전의 일들도 기억하고 기록해 놓는다. 학교에서는 실태 조사에서 발견된 설문 응답지를 분석한 뒤 조치를 취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나마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발견되면 다행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다시 한 번 학급마다 학생 상담을 하게 된다. 학교폭력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한다. 또래 관계가 왕성하게 일어나는 시기에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할 경우 살아갈 의욕까지 잃어버리게 된다.

 

<자유의 여신상 콧구멍에서 만나!> 유제아 친구도 따돌림을 당한 학생이다. 이유없이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제아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스마트폰으로 게임하기 밖에 없다. 밤새도록 스마트폰을 끼고 지내다보니 잠도 충분히 자지 못한다. 학교에 가도 꾸벅꾸벅 졸 수 밖에 없다. 선생님으로부터 야단 맞는 일이 많아진다. 친구들에게도 신뢰를 잃어버리게 된다. 악순환이 일어난다. 제아 부모님이 얼마나 속이 터졌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던 중 꿈 속에서 '우주 먼지' 라는 닉네임을 가진 미래의 제아를 만나게 된다. 우주 먼지를 통해 상처를 준 다린이로부터 사과를 받게 되었고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동아리도 결성하게 된다.

 

작가가 이 책에서 의도한 바가 무엇일까?  따돌림을 당한 친구들은 스스로 피해의 사슬에서 벗어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스스로 이 문제를 이겨낼 힘을 가져야 한다고 한다. 누군가의 도움은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부모님도 될 수도 있지만 친한 또래가 있다면 더더욱 좋겠다. 제아는 꿈 속의 미래의 자신을 만나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통해 상처를 극복해 간다. 우리 주변에 누군가가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곁에 있어만 주자. 대화의 상대가 되어 주자. 무기력해 지고 교실에서 잠만 자는 학생이 있다면 친구 관계를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포노 사피엔스라고 불리우는 지금의 아이들. 태어나기 전부터 엄마 뱃 속에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아이들이 휴대폰없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법도 교육도 필요하겠지만 가정에서 어른들이 몸소 실천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보고는 게임하지 말라고 하면서 어른들이 손에서 놓지 못하고 게임을 한다면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울리는 꾕과리와 같은 말이 되고 말 것이다. 어른은 아이들의 거울이다. 보고 듣고 배운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자유의 여신상 콧구멍에서 만나!> 를 통해 따돌림을 당하는 아이들의 행동 모습, 따돌림 피해 증후 현상으로 나타는 인터넷 중독, 인터넷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문제 해결 방법 등을 이야기의 흐름을 쫓아가다 보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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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일으키는 글쓰기 - 인생 중반,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
이상원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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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났다.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지만 알람 소리를 듣고 잠과의 싸움을 이기고 일어났다. 기도하기 위해서. 아주 피곤해서 알람 소리를 무의식적으로 끄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새벽에 일어나 교회를 향한다. 아내와 함께. 새벽은 약간 차다. 지하 주차장에 내려가 자동차를 어렵게 빼낸다. 주차 공간이 협소하기 때문이다. 주로 새벽기도회에 참석하시는 분들의 연령대가 60대 이상이다. 젊은 사람들은 새벽잠을 뿌리치기가 싶지 않기 때문일게다. 주로 나는 기도의 시간에 나를 위한 기도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먼저 기도한다. 그리고나서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나중에 나를 위해 기도한다. 기도내용은 거창하지 않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들을 축복한다. 걱정되고 고민되는 부분들을 생각하며 기도한다. 약 한 시간 가량 지나고 교회 밖을 나오면 환하다. 일찍 해가 떠서 잠이 확 달아난다. 아내는 피곤한 모양인지 다시 잠자리에 든다. 나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책 한 권을 든다. <나를 일으키는 글쓰기>

 

이 책은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자신을 돌아보며 책에 다가 글을 써 보도록 구성되어 있다. 나를 위해 글을 쓰는 거다. 내가 가장 행복했을 때가 언제인지, 실패했을 때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일상의 삶을 큰 고민없이 써 내려가도록 안내하고 있다. 글쓰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라 그냥 내 생각과 감정을 쓰는 거라고 이야기한다. 맞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니라면 어떻게 쓰든 뭘 쓰든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자연스럽게 내 삶을 적어 내려가다보면 글쓰는 습관도 생기리라. 나는 올해부터 수첩에다가 하루의 일들을 일기 쓰듯 글을 쓰고 있다. 근무 시간 중에 짬짬히 쓴다. 그때 그때 일어난 일이나 생각들을. 글을 쓰면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불안한 감정도 정리된다. 신기할 정도다. 옆에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수첩에다가 글 쓰는 것이 스스로에게 위로가 된다. 누구에게 보여 주는 글이 아니니 생각나는대로 쓴다. 그렇게 써 내려가다보면 나만의 1년 역사 기록이 되겠다 싶다. 

 

지금도 고요한 아침 시간, <나를 일으키는 글쓰기>를 읽고 난 뒤 생각을 글로 옮기고 있다. 아침 8시면 그렇게 이른 시간이 아닌데도 정말 조용하다. 아파트 단지에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이 시간에 책 한 권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내가 생각해도 참 대견하다. 스마트폰을 멍하니 쳐다볼 수도 있을텐데 그래도 아침의 삶을 글로 써 보았으니 이것만으로도 내게 칭찬해 주고 싶다. 오후에는 막내랑 아내랑 함께 가까운 산책길을 걸어야겠다. 지난 번에 산길을 걷다가 김밥과 컵라면을 먹었던 것이 인상깊었다고 한다. 아주 작은 일에도 감동하는 막내다. 코로나 핑계대고 외출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막내는 친구들과 많은 시간을 가진다. 어렸을 때는 부모와 자주 지냈는데 점점 나이를 먹으니 친구가 더 좋은 모양이다. 더 크기 전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들어야할텐데. 

 

어머니도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 지난 겨울에 다친 발 때문에 아직도 목발을 의지한다. 눈도 침침해 지고 계신다. 틀니를 뺀 모습을 보면 마음이 착 가라앉는다. 연세가 더 들어 보인다. 고생의 흔적이 얼굴에 가득 보인다. 얼마나 오래 사시겠는가. 살아계실 제 더 자주 찾아뵙고 맛난 음식도 사 드려야 하는데. 불효자다. 어머니가 계셨기에 지금이 내가 있는데 말이다. 

 

아내는 최근 들어 움직임이 많아진 나를 보며 뭐가 중요한 지 잘 생각해 보라고 충고한다. 아내의 말 뜻은 이렇다. 일보다 가족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안 쓰러워보인다는 말이다. 쉬엄쉬엄 살아가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일중독인가? 

 

<나를 일으키는 글쓰기>를 읽으며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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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배우는 동학 농민 운동과 차별 없는 세상 한 뼘 더 역사 3
박세영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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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농민 운동을 쉽게 접근할 수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학술 목적으로 연구하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나와 관심사가 먼 역사적 사실들을 알기 위해 두꺼운 책을 읽으려고 모험하는 사람은 아마도 드물 것이다. 반면 역사적으로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라면 접근성을 높여 많은 사람들이 친근감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한다면 이것을 계기로 좀 더 깊이 있는 책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을 포함하여 어른들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책들은 깊이를 떠나 남다른 의미가 있을 수 있겠다 싶다. 

 

<처음 배우는 동학 농민 운동과 차별 없는 세상>은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동양화를 전공한 저자가 역사 입문서로 집필한 책이다. 책 표지를 보면 알다시피 청소년들이 부담없이 책장을 펼 수 있도록 재미난 삽화가 그려져 있는 것이 장점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짚고 있어 독자들도 큰 후회없이 책장을 덮을 수 있을 것이다. 19세기 말의 역사를 이해하기란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갑신정변,동학동민운동, 청일전쟁, 강화도조약으로 이어지는 비운의 역사는 중요한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씁쓸한 역사라서 그런지 사람들 관심도가 그리 높은 것이 아니다. 나와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면 더더욱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그럴 때 좋은 방법이 있다. 쉬운 책을 선택해서 깊이 있는 책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방법이다. 같은 역사적 사건을 다루더라도 작가별로 관점이나 다루는 중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책들을 골고루 있다보면 이전 책에서 다루지 않았던 내용들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처음 배우는 동학 농민 운동과 차별 없는 세상>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동학 농민 운동의 지도자들은 누구나 대충 알고 있다. 전봉준, 김개남 등 대표적인 인물이다. 반면 여성 지도자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인 분들도 많을 것이다. 110쪽~111쪽에 보면 '여성 동학 농민군 이소사' 라는 타이틀로 간략하게 소개해 놓은 부분이 있다. 스물 두 살의 여성 동학 농민군 이소사, 장흥 부사 박헌양의 목을 벤 사람, '소사'는 남편이 없는 여자를 이르는 명칭이라 이소사의 본명은 알지 못하지만 동학 농민 운동사에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인물로 소개하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이었던 김구(본명은 김창수)도 동학 농민 운동 접주였다는 사실을 아는가? 황해도 일대에서 활약했던 대표적인 동학 농민 운동 지도자였다고 한다. 동학 농민 운동이 일어나게 된 배경, 사건 전개 과정, 결과 등의 기술은 다른 책과 거의 대동소이하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한 뼘 더 역사'를 꼼꼼히 볼 수 있도록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과 사건을 기록해 놓은 것이 차이점이다. 

 

초등학생을 넘어 어른에 이르까지 동학 농민 운동을 재미나게 읽어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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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존중 성교육 - 성교육이 불편한 교사를 위한
김혜경 지음 / (주)학교도서관저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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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게 성교육이 불편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제일 큰 이유는 민원과 관련된 일이게다. 성교육에 쓰이는 자료가 사람들마다 받아들이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오해를 사기도 한다. 학생의 수준에 맞게 성교육을 한다고 하더라도 받아들이는 학부모들은 위험하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에 관해 가르치는 교사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다른 것도 불편한 이유 중의 하나다. 불편하다고 해서 건너 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점점 성교육의 필요성이 절박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교육을 시작할 나이는 어릴수록 좋다고 한다. 이미 중고등학생 쯤되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잘못된 성 지식을 받아들인 상태라 권위가 있고 전문적인 자료로 반박하지 않으면 큰 효과가 없다고 한다. 초두 효과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중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교사 또는 부모를 통해 거부감 없이 솔직하게 아이들의 수준에 맞는 용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몸을 아끼고 보호하는 방법,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보호해 주는 법을 깨닫도록 해 주어야 한다. 

 

"성교육은 과학적이고 윤리적이며 사회적으로 합의된 내용으로 가르치는 교육입니다. 교사가 자신의 가치관을 펼치는 시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교사는 수업이라는 안전한 공간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생각을 나누고 교사-학생, 학생-학생 간 같음과 다름을 확인하며, 배움이 확장되도록 돕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123쪽)

 

교사의 역할이 분명하다. 아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잘못된 정보를 바르게 알려 주기 위해 교사는 과학적이고 권위 있는 정보를 알려주어야 한다. 여성과 남성을 동등한 인격적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존중과 배려이 시선으로 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성교육에서 최고의 수업 자료는 최신 정보가 아니라 성을 품위있게 대하는 교사의 태도라고 한다. 사회에서 거론되고 있는 첨예한 이슈도 교실로 가지고 올 필요도 있겠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이슈를 바라보게 하는 이유는 이미 우리 사회가 다양화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교사가 하지 말라고 해서 하지 않는 세대가 아니다는 얘기다. 토론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실에서 가장 기쁜 순간은 모든 학생이 반짝반짝 빛날 때일 것입니다. 몇몇이 아니라 대다수 학생에게 배움이 일어나면서 자신의 성장을 스스로 발견하며 반짝일 때 더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낍니다. 그렇게 모두를 반짝이게 하는 것이 교사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216~217쪽)

 

모든 교사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성교육을 위해 주제 중심으로 교과를 통합하고 재구성한 저자만의 고백일까? 아니다. 가르치는 교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학생들의눈이 반짝반짝 빛나게 하기 위함이다. 교과서 내용만 단순히 전달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성교육도 마찬가지다. 보건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만 안전하게 전한다고 했을 때 아이들이 선생님을 신뢰할 수 있을까? 자신의 고민을 용기있게 털어 놓을 수 있을까? 궁금한 것을 질문할 수 있을까? 다음 보건 시간을 기다리며 언제 수업하냐고 보건실로 쫓아 달려 올 수 있을까? 학부모들이 자발적으로 학부모 모임 때 이야기를 나눌 수 없겠냐며 요청할 수 있을까? 학생들의 성에 관한 호기심을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눈높이에서 자료를 뽑고 심지어는 그림책을 활용하여 묵직한 울림이 있는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눈이 반짝반짝거리지 않을까 싶다. 

 

성교육은 누구에게 책임을 강요하는 교육도 아니고 피임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교육의 일차적 목적이 아니다. 성교육은 자신을 아끼는 것 뿐만 아니라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교육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아가거나 여성을 단순히 피해자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 <성교육을 불편한 교사를 위한 서로 존중 성교육은>은 학생들로부터 난처한 질문을 받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부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할 지 구체적인 사례도 담아냈다. 성교육을 위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사례를 보여주며 살아있는 보건 수업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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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너마이트 사계절 아동문고 101
김민령 외 지음, 이윤희 그림 / 사계절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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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예전보다 물질적인 혜택은 많아졌을지 모르지만 정서적으로 궁핍해졌고 무엇보다 그들이 받아야 사랑과 관심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질적인 혜택이 많아졌다는 관점도 곰곰히 따져보면 그리 양질의 것들이 아니다. 오히려 꼭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하루 종일 밤늦도록 스마트폰 게임에만 몰두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 

출근하면 컴퓨터를 켜고 업무용 메신저를 열어 둔다. 한 선생님께서 파일과 함께 간단한 메세지를 남긴 것이 있었다.

'교감선생님, 상의 드릴 것이 있습니다. 저희 학급 ooo 학생 일입니다......' 

무슨 일일까? 학교 측 도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 게임에만 몰두하는 아이가 물건을 파손하고 제지하는 분의 손목을 깨무는 일이 생겼다. 어른으로부터 받아야 할 사랑과 보호를 받지 못하는 환경에 놓인 아이다. 보호자도 큰 관심이 없다. 가까운 친척 중 한 분이 보호자 역할을 하신다. 죄송하다고 하지만 그 아이를 도와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주말마다 농사 짓는 할머니집에 갔다가 온다고 하지만 그곳에서도 온종일 게임만 한다고 한다. 게임을 누가 제지하면 폭력성 행동을 한다. 밥을 챙겨 주는 어른도 없는 모양이다. 안 되겠다. 지역 아동센터를 연계해 줄 방법밖에 없다. 정원이 찼더라도 꼭 필요한 아이라고 얘기하면 받아주지 않을까 싶다. 보호자를 설득해야 한다. 아동센터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부정적인 생각을 바꿀 역할은 그 아이의 친척밖에 없다. 아이가 그렇게까지 되도록 한 책임은 어른들 책임이 크다. 담임선생님들과 이야기하다보면 대부분 어른들이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했기에 아이들에게 이러한 행동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다음날에도 담임선생님 한 분이 교무실에 있는 나를 또 불러낸다. 중요한 얘긴가 보다 싶었다. 아니나다를까. 시청 복지과 직원 한 분들이 자신을 만나러 오겠다는 한다. 신고가 들어온게 있는데 아동학대가 의심스럽다고 한다. 아동학대? 아동학대는 학교폭력과 함께 학교가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할 항목 중에 우선순위에 있는 것이다. 정확한 것은 모른다. 담당 공무원과 이야기를 해 봐야 안다고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밤 중에 왜 집에 있지 않고 거리에 나와 있었을까? 이웃 주민이 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관이 복지를 담당하고 있는 부서에 인계했고 아이의 생활을 잘 알고 있는 담임선생님을 면담하러 왔다.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다. 부모는 있으나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교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한다. 아이가 불쌍하다. 

 

<다이너마이트>에도 다양한 형편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엄마에게 툭 하면 학대받는 아이, 외국인 부모를 둔 아이, 성 정체성이 남다른 아이. 특히 등장인물 중에 김도훈이라는 아이가 기억에 남는다. 도훈이는 아버지가 장애인이다. 엄마는 외국에서 온 분이다. 그러나 이혼한 상태다. 도훈이는 춤에 관심이 많다. 성향도 여성스럽다. 화장하고 귀걸이도 하며 여자 아이들도 즐겨 논다. 코로나 상황에서 등교 수업도 많지 않다보니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외톨이다. 친구도 없다. 돌봐줄 사람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도훈에게 손을 내미는 인물로 담임선생님이 등장한다. 도훈이가 화장을 하든 여성스럽든 상관하지 않는다. 도훈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발견하여 온라인 춤 페스티벌을 제안한다. 자신을 알아주는 담임선생님 한 분 때문에 도훈이는 살아갈 맛이 생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과의 만남이 제한되고 심지어 이웃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세상이다. 학교에 출석하는 아이들의 삶도 보여지는 일부분 밖에 모른다. 예전처럼 가정 방문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서류상으로는 부모가 있다고 하지만 떨어져 지내는 아이도 많다. 실질적으로 기대만한 어른이 가정에 없는 경우가 많다. 과학이 발달하고 세상이 살기 좋아진다고 하지만 그건 어른들의 얘기다. 마음껏 뛰어 다니고 자기만의 상상력을 펼치며 호기심을 발휘할 아이들 세상은 아직 멀었다. 완벽한 세상은 만들 수 없겠지만 최소한 아이들이 안전하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다이너마이트>는 단지 꾸며낸 얘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고통을 겪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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