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깨우는 수학 - 수학을 잘하고 싶다면 먼저 생각을 움직여라
장허 지음, 김지혜 옮김, 신재호 감수 / 미디어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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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김민형은 자신의 저서 <수학이 필요한 순간>에서 수학은 수로 계산하는 학문이 아니라, 수 없이도 생각으로 충분히 세상의 문제들을 파헤칠 수 있는 학문이라고 말했다. 일상의 문제에서 정답부터 찾기보다 '먼저 좋은 질문'을 던져보라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수학적 사고'라고.

 

<생각을 깨우는 수학>의 저자 장허도 책 전체를 통해 독자들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도 '수학적 사고'에 방점이 찍혀 있다. 좀 더 나아가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명확한 생각을 가지고 판단하는 삶이 중요한데 그것을 뒷받침하게 해 주는 것이 '수학적 사고' 라고 강조한다.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가 '수학적 사고'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수학적 사고는 수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게만 필요할까? 수학적 사고 중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논리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 논리는 사고의 전체의 과정을 말한다. 논리를 밟지 않는 사고는 누군가를 설득하기 쉽지 않다. 논리적 사고가 빠진 말은 빈약한 논리로 인해 말한 사람 당사자의 신뢰를 추락하게 만든다. 수학을 통해 수학적 사고를 기르게 되면 좋은 점이 바로 어떤 문제에서든 논리적으로 접근하게 되고 여러 각도에서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게 된다.  따라서 수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게만 수학 공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을 하든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있는 직종에서는 수학 공부가 반드시 필요함을 깨닫게 된다. 

 

수학은 객관적이고, 명확하고, 단순하면서도 규칙적이기에 자연스럽게 논리적 배열과 규칙을 배우게 된다. 나라를 운영할 사람은 통계학을 배워야 한다고 나이팅 게일은 몸소 낙후된 병원 시설에서 환자를 치료하면서 수학의 중요성을 말한 바가 있다. 역대 중국의 지도자들은 대부분 이공계 출신이라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최무영 교수는 자신의 저서 <최무영의 물리학 이야기>에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은 지도자층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가? 자연현상을 과학적으로 다룬 학문이 물리학이며 물리학을 통해 논리적 사고와 합리적 사고를 기를 수 있다면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이들이 반드시 공부해야 할 영역이 물리학이 아닌가 싶다."

 

"현대사회가 얼마나 과학에 의존하고 있는지 알 수 있지요. 그런데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이 과학에 대해 전혀 모른다면 사회의 유지와 발전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있어서 얼마나 치명적일까요?"(최무영의 물리학 이야기, 35쪽)

 

2022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통령 후보들이 여러 가지 국가 정책 운영 비전들을 발표하고 TV토론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있다. 제한된 시간 내에 토론이 진행되기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긴 하겠지만 토론을 지켜보는 국민들이 아쉬워하는 점은 후보들이 가지고 있는 자신의 비전을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네거티브로 상대방의 약점을 흠집 잡는데 시간을 모두 할애하거나 자신의 주장에 대해 객관적 근거로 답변하기 보다는 감정으로 대하는 모습을 볼 때 국가 지도자가 될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수학적 사고를 위한 공부가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깨우는 수학>은 보기 보다 쉽지 않은 책이다. 함수와 기하를 다루며 나처럼 수학을 극히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머리가 쥐가 날 정도로 읽어내기가 여간 어려운 책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장 하나 하나를 그림책 보듯 넘겨보더라도 읽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수학적 사고가 부족한 조금이라도 충격을 주기 위해, 이 책이 나에게 도끼로 작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독자들도 학창 시절을 기억하며 '머리' 좀 한 번 써 보시죠^^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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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풀 이재명
엄광용 지음 / 파람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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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미국의 지리학과 교수, 총균쇠의 저자)는 최근 한겨레신문과의 대담에서 2050년까지의 30년이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불평등, 핵무기, 기후변화의 문제가 지구의 생존을 좌지우지 할 것이며 이것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을 경우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단, 앞으로 30년을 미리 준비할 각국의 현명한 지도자가 선출된다면 희망의 불씨를 계속 살려 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가지도자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 대목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장 우리나라도 내년에 앞으로 5년을 이끌어갈 리더를 선출하기 때문이다. 재임 기간이 5년이라고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국제적인 상황이 바뀌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결코 5년이라는 시간이 짧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국가의 미래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미칠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내년에 가장 현명한 대통령이 선출되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어떤 대통령을 선출해야 할까?

 

민주주의 꽃은 선거라고 하지만, 지금껏 선거를 통해 최상의 대통령이 선출되었다고만 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인정한다. 2021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통령 후보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당에서는 일치감치 예비경선을 통해 6명의 대통령 예비 후보를 선출해 놓고 있다. 본선 진출을 위해 서로 간의 정책 대결 뿐만 아니라 네거티브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야당에서는 독주하는 범야권 후보와 지지율 열세로 아직 두각을 보이지 않고 있는 다수의 후보들이 얼굴 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TV토론, 라디오 방송 출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왜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야하는지 소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심각단계에서는 예전처럼 대면 행사로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비대면으로 정책과 철학들을 알려야 할 텐데 그 중에 하나가 <책> 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대통령 임기를 마친 전임 대통령들이 자신의 재임 기간을 회고하여 책을 출간하거나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통령을 회상하며 여러 책들을 출간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선거를 앞두고 자신을 알리기 위해 출판 기념회 형식을 가지면서 책을 출간해 오고 있다. 최근에 김동연 대통령 후보가 <대한민국 금기깨기>라는 책을 출판 한 것으로 기억한다. 대통령 후보로 나오시는 분들이 <책>을 통해 자신을 많이 알리는 문화가 자리잡았으면 한다. 대통령 후보를 대신하여 누군가가 글을 대필하는 형식의 책보다는 후보 스스로가 직접 글을 써서 책으로 독자들을 만나면 어떨까 싶다.

 

<파워풀 이재명>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십여차례 인터뷰를 했던 저자가 쓴 책이다.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며 했던 여러 정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저자는 일국의 대통령이라면 기초자치단체장부터 시작해서 광역자치 단체장까지 직접 실무를 해 본 사람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어느 날 갑자기 유명해져서 대통령의 역할을 뚝딱 해 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라고 말한다. 이재명 후보를 우리나라 최초의 노동자 대통령이라고 말한다.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 공단에서 노동자로 살아야 했던 후보의 옛 이야기를 들려주며 가난과 고통을 겪어본 사람이야 국민들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신문에서, 방송에서 토막 토막식으로 듣기 했지만, 글로 책으로 풀스토리를 읽으니 느낌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대중들에게 오해 시비가 있었던 내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해명하고 있다. 진실여부는 독자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 기회가 된다면 여야 대통령 후보들의 책들을 읽어보고 판단해 보면 비롯 한 표밖에 되지 않지만 소중하게 투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 책을 즐겨 읽고 깊이 있는 사고력을 지닌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한다. 물론 대통령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없다. 좋은 참모들을 기용해야 하며 여러 가지 일들을 분담시켜야 한다. 다만, 정확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책을 읽어 왔고,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야 리더의 자격이 있다고 본다. 개인의 사리사욕, 불분명한 판단력, 한 치 앞도 바라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능력으로는 결코 리더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 하루 아침에 대통령이 만들어질 수는 없다. 과거에 어떤 삶을 살아왔으며, 현재 어떤 삶을 살고 있고, 미래에는 어떤 생각으로 살아갈 것인지 분명한 철학을 가진 사람이어야 대통령감이라고 본다. 좁게는 과거에 어떤 책들을 읽어왔으며, 현재 어떤 책들을 읽었는지, 미래에는 무슨 책을 읽을 것인지 소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대통령감이라고 본다. 책 읽지 않았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책 많이 읽었던 흉내는 낼 수 없는 법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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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된 나를 위한 심리학
배재현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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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감 발령 받은 뒤 한 학기를 보냈다. 주위의 걱정과 염려와는 반대로 신나게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다. 삼척이라는 지역적 특성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교직원분들의 사랑과 배려, 관심과 지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나 또한 베풀며 섬겨야겠다. 교감의 역할이 바로 이게 아닌가 싶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를 읽으며 내 어렸을 적 아픈 기억들이 떠올랐다.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이다. 상처가 되었고 수치심과 열등감이 한 동안 나를 지배했다. 어린 시절 일관되고 따뜻하게 반응해 주는 안정감 있는 어른의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했지만 내 주변에는 전무했다. 반사적으로 나를 도와줄 이가 없으니 살기 위해서는 내 스스로 노력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남들보다 일찍 가졌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는 가난한 가정 환경이 들통날까봐 친구들 앞에서 거짓말을 밥 먹듯이 했다. 중고등학교 때도 마찬가지였다.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한 적이 없다. 월세(삭월세)로 살았기에 친구들에게 보여주기가 싫었다. 집에 있는 가전 도구라 해봤자 곤로(취사도구) 하나, 이불 보따리 옷 보따리 짐 몇 개, 밥숟가락 젓가락을 비롯한 부엌 도구들이 전부였다. 부엌이 없고 방 한 칸만 있는 집에도 살아봤다. 거주지가 자주 바뀌니 친구들에게 알려줄 집 주소도 없었다. 나를 둘러싼 열등감을 들키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했다. 대학교에 들어가니 나를 아는 사람들이 없으니 참 좋았다(?) 내 얘기를 내 스스로 하지 않는 이상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으니 참 편했다. 그러던 중 인생의 어른을 만났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무조건 이해해 주고, 받아주는 어른을 만났다. 대학 4년 동안 참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내 안에 있는 분노를 눈물로 씻어냈던 것 같다. 내가 겪었던 고통과 아픔들을 눈물로 감쌌던 것 같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는 기억하고 싶지 않는 기억들을 소환했지만 기억을 통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어른들을 생각나게 했다. 감사한 분들이고 평생 은혜를 갚아도 갚지 못할 분들이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충격을 받아 휘청할 때 다시 나를 일으켜 세우고 어려움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게 중요하다. 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들, 교직원분들이 생각난다. 한 학기를 보내며 말 못할 아픔과 상처로 맘 고생했던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학생과의 관계로 힘들어하며 몇 날 며칠을 맘 고생했었을 선생님들이 있었을 것이고 학부모와의 관계로 오랫동안 목 안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불편하게 생활했던 선생님들도 계셨을 것이다. 선생님 뿐이겠는가. 행정실 분들, 교육공무직 분들, 교직원분들 모두 속상했던 일들이 왜 없었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 맡겨진 역할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 내 얘기를 들어주고, 무조건 이해해 주고, 받아주는 동료와 지인, 어른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교감으로 내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를 읽으며 도움을 얻는다. 교직원분들이 나를 찾아왔을 때 안전하고 보호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판단하기 보다 이해하고, 무조건 들어주는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쉬울 것 같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실천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은 다르다.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좀 더 나은 교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부정적인 삶의 경험은 고스란히 뇌에 저장된다고 한다. 무섭다. 잊혀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부정적인 사건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사건 당시 상대가 보인 냉소적인 반응이 더 아프게 하고 상처가 되게 한다고 한다. 헉! 한 학기 돌아보면 상처를 준 이가 없는지 스스로 반성해 본다. 나를 두려워한 나머지 과도하게 눈치를 보던 교직원은 없었을까? 설마? 아니다. 설마가 사람 잡을 수 있겠다.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서로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자신의 감정을 우선순위에 두고 섬세하게 살펴보라고 권한다. 맞다. 내 앞가름도 못하면서 어떻게 주위를 돌아볼 수 있을까. 감정은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가정에서 아내에게 야단(?) 맞는 것 중에 하나가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공감해 달라는 거다. 무슨 사건이 있으면 나는 무조건 단시간 안에 해결하려는 습관이 있다. 아내는 들어달라고 한 건데, 함께 공감해 달라고 이야기한 건데. 교직원분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물론 책임감을 가지고 해결할 일은 해결 해야겠지만, 속상한 마음을 토로하고 싶을 때 들어주고, 무조건 이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훈련해야겠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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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착한 손잡이가 뭐예요? - 세상을 바꾸는 생활 속 디자인 여행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17
배성호 지음, 김규정 그림 / 철수와영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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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교문 앞은 4차선 도로가 있다. 톨게이트가 있어 학생 등교 시간대에는 차량 이동량이 무척 많다. 승용차 뿐만 아니라 트럭도 빈번하게 다닌다. 학생 안전을 위해 교장선생님은 늘 등교 시간대에 교문 앞에 나가 계신다. 자율방법대장이신 학교운영위원장님도 오랫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자원하여 차량을 통제하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건널목을 건널 수 있도록 봉사하고 있다. 녹색어머니회, 졸업생 학부모님을 중심으로 조직된 봉사팀도 역할을 분담하여 안전한 통학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많은 분들의 도움도 필요하지만 원천적으로 교통 안전을 위한 도구들이 '사람' 중심으로 설계되거나 디자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과는 달리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는 교통 시설들이 눈에 잘 띄는 노란색으로 디자인되고 있다. 학생들이 건너는 횡단보도 근처에는 '노란 카펫'이 삼각형 모양으로 벽에 부착되어 있다. '노란 카펫' 은 운전자 눈에 잘 보이라고 설치해 놓은 것이다. '노란 카펫' 을 배경으로 학생들이 서 있으면 멀리서도 학생들이 눈에 띄기 때문에 미연에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우리 학교 교문 앞에도 '노란 카펫'이 벽에 설치되어 있다. 삼각형 모양의 '노란 카펫'의 정체를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되었다. 

 

<선생님, 착한 손잡이가 뭐예요?>를 읽다가 학교 교실 문 손잡이가 생각났다. 보통 학교마다 교실 문 손잡이를 보면 대체로 잡고 돌리는 방식이다. 교무실도 행정실도 그렇다. 아파트 문 손잡이도 잡고 돌리는 방식이 많았다. 문 열고 들어가는데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들어가기 위해 손잡이를 잡아 돌리면 되니까. 그런데 문제는 저학년 학생일수록 또는 손에 물기가 있으면 잡아 돌리는 일이 그리 가볍지 않다. 손에 물건이라도 들고 있으면 물건을 땅에 내려 놓고 손잡이를 돌려야 한다. 코로나19 감염병 시기에는 더더욱 손잡이를 잡고 돌리는 일이 민감할 수 있다. 학교마다 방역을 도우시는 분들이 계셔서 시간마다 소독을 해 주시지만 역시나 여러 사람이 만지는 손잡이를 잡아 돌리는 일은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을 듯 싶다. 어떻게? 손잡이를 바꾸는 것이다. '잡아서 내리는 방식'의 손잡이를 교체하는 일이다. 팔등으로 내려도 되고 손등으로 내려도 되는 손잡이 말이다. 양손에 물건을 들고 있어도 팔꿈치로 내리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된다. 잡고 돌리지 않아도 되니 코로나 시대에는 조금 더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생활 속에서 '사람' 중심으로 제품을 디자인하고 '사람'의 인체를 살펴 제품을 설계하는 '인간 공학' 중심의 디자인이 각광받고 있다. 

 

<선생님, 착한 손잡이가 뭐예요?>에 보면 강릉 연곡초등학교 학생들이 음료회사에 환경을 생각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한 기사가 나와 있다. 제안 내용은 이렇다. 우리가 마시는 페트병 음료에는 죄다 비닐 라벨이 붙어 있다. 분리 수거를 할 때 라벨을 제거할 것을 권고하나 견고하게 접착되어 있어 제거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재활용을 손쉽게 하기 위해 라벨을 떼고 싶어도 싶지 않게 되어 있다. 그래서 학생들이 라벨이 붙어 있지 않는 음료를 만들어달라고 음료 회사에 제안을 한 모양이다. 결국 음료 회사가 학생들의 제안을 수용했다. 학생들이 음료회사를 움직인 것이다. 이처럼 생활 속에서 불편한 점, 환경을 위한 작은 아이디어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꾸준히 제기한다면 결국 환경 오염을 줄일 수 있다. 진화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는 현재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반응이 나타나는 이유는 결국 환경 오염 때문이고 생물 다양성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후재앙은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 살아가는 현재의 이야기다. 연일 열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0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과연 100년 주기로 찾아오는 기후 이상 현상인지 매년마다 찾아올지 두고 볼 일이다. 

 

<선생님, 착한 손잡이가 뭐예요?>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 누리는 시설들이 누군가가 꾸준히 불편함을 제기했기에 현재 편하게 안전하게 누리게 되었다는 점을 사례를 들어 제시하고 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사람을 위해 도구가 존재하는 것이지 도구를 위해 사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학생들이 모여 생활하고 있는 학교는 더더욱 학생 중심의 디자인을 생각해야 하는 곳이다. 물건 하나 들여놓더라도 학생의 관점에서 꼼꼼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디자인은 곧 안전이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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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마법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 지식 세대를 위한 좋은 독서, 탁월한 독서, 위대한 독서법
김승.김미란.이정원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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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첫째날이다.

 

방학이라고 해서 교감의 일상이 달라지는 것은 크게 없다. 물론 학기 중과 다른 점은 있다.

 

교무실이 조용해졌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은 잘 인정하지 않겠지만 나는 조용한 것을 좋아한다. 말수도 적다. 정말이냐고 물어보는데 정말 사실이다. 단, 직장 안에서 관계 형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말을 잘 내뱉는다. 직업상의 내 모습과 개인적인 나의 모습은 정말 반대다. 학기 중과 다르게 교무실이 조용해지면 참 좋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얻는다. 집중할 수 있는 점도 있다. 교무실에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교무행정사님, 가끔 출근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그래도 혼자서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이서 좋다. 그리고 내 책상은 <나만의 서재>가 된다. 학기 중에 읽고 싶었지만 읽지 못했던 책들을 잔뜩 쌓아놓고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듀얼 모니터라 한 쪽 컴퓨터 모니터에는 업무관리시스템 화면을 띄워 놓고, 다른 쪽 모니터 화면에는 필수적으로 연수를 받아야 할 원격연수 화면을 띄워 놓고 나름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곁에 책을 펴고 읽어내려 간다. 이런 형태의 독서를 오랫동안 해 왔기에 나름 익숙해져 있다. 교사 시절에는 독립된 나만의 교실에서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짬 나는 시간에 책을 읽을 수 있었지만 교감이 된 이상 물리적으로 이전의 분위기를 누릴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나만의 서재>를 꾸릴 수 있다.

 

10년 전부터 <나만의 서재>를 인터넷 공간에 꾸려 운영 중에 있다. 이름하여 <이창수의 서재>다. 촌스럽게 내 이름을 만천하에 공개하듯 서재의 이름을 실명으로 지은 이유는 아마 그때 당시 유명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무슨무슨 서재라는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자주 연 것으로 기억된다. 그 바람에 서재의 이름을 <이창수의 서재>를 짓고 한 편 한 편 누가 찾든 말든 읽은 책들을 기록해서 올렸다. 10년이 지나니 인터넷 가상의 서재이지만 <이창수의 서재>가 베이스캠프가 되었다. 저자처럼 독립된 공간의 물리적 서재는 아니지만 나름 유용하게 사용하는 서재가 되었다. 블로그 안에 검색 기능이 되어 있어서 찾고자 하는 키워드만 넣어도 관련된 용어들이 발췌된다. 강의를 준비할 때에 큰 도움을 얻는다. 책 쓸 때도 도움을 얻었다.

 

베이스 캠프 얘기를 해 보자. 베이스캠프는 <서재의 마법>에서 저자 김승(P)님이 자신의 독서 여정 속에 기초를 마련한 곳이다. 보통 높은 산을 오르는 등산 원정대 같은 경우에는 식량이나 필수 보급품을 보충받기 위해 반드시 설치하는 곳이 베이스캠프라고 한다. 베이스 캠프는 등산 원정대원들에게 영양소를 공급하는 기지요 생명의 젖줄이다. 독서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언가 막히고 힘들고 전환점이 필요할 때 순간 순간 베이스 캠프를 찾는다고 한다. 그에게 베이스 캠프란 서재를 말한다. 그는 오늘도 베이스 캠프에 차곡 차곡 지식을 모으고 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다양한 신문을 읽고, 신간 서적을 읽고, 영화와 영상을 보는 곳이 서재다. 참고로 저자 김승(P)님은 20세부터 20년 넘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그 지식들을 자신만의 분류법으로 정리정돈하며 지식을 체계적으로 분리하고 있다. 독서는 곧 사람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는 목적 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독서 경험과 지식들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공유하고 있다. 김승(P) 만의 독서법을 소개한 책이 바로 <서재의 마법>이다. 20년 넘게 꾸려온 김승의 베이스 캠프를 취재한 책이 <서재의 마법>이다.

 

지식을 취급하고 지식을 전달하며 지식을 재생산하여 미래 인재를 키워나가야 할 교사들이 귀 기울여할 대목이다. 교사들에게도 베이스 캠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학생과의 만남이 지속되다보면 고갈되는 느낌이 들고 자원이 바닥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때가 바로 재충전을 해야 할 시기다. 재충전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양할 것이다. 지식을 다루고 지식과 함께 살아가야 할 교사들에게 재충전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자신만의 베이스 캠프>를 꾸리는 일이다. 처음부터 정돈하여 꾸릴 수는 없다. 시행착오를 겪다보면 자신만의 지식 베이스를 저장할 캠프를 완성해 갈 수 있을 것이다. 베이스 캠프가 있느냐 없느냐가 교사의 실력을 좌우할 것임이 분명하다. 지식의 변화 속도가 예전과 다르게 속도가 빠르다고 한다. 과거의 지식으로 현재를 살아갈 수 없을 정도다. 방학 기간 동안 재충전하면서 자신만의 베이스 캠프를 꾸려볼 것을 권해 본다. 나도 나만의 베이스 캠프인 <이창수의 서재>에 영양분을 차곡 차곡 비축해 가는 기쁨으로 무더운 더위와 코로나19를 극복해 가고자 한다.

 

 

 

<이창수의 독서 향기> https://www.youtube.com/watch?v=MlxeVb-MYtk&t=44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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